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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필자는 군대 시절에 행정병으로 업무를 보게 되었다. 필자가 행정병으로 있던 보병 8사단은 아무리 주특기를 받고 왔다고 해도 태권도 단증과 사격이 1등사수 이하면 바로 보직 변경이 되었고, 단증이 있고, 1등 사수 이상인 보병에서 차출을 해서 행정병으로 업무를 봤던 부대 였다. 필자는 100(보병)으로 6개월을 근무하다가 타자와 PC를 다룰 수 있고, 단증과 사격을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320(통신)을 보직 변경하여 인사서기병으로 근무를 했다.(8사단 대대급에는 인사서기병 인가가 없어서 통신병으로 인가를 낸 뒤에 인사서기병으로 업무를 시킴.) 


타자기라는 것은 키보드와는 달리 손가락를 직각에서 마치 바닥을 찍듯이 탕 탕...타건을 해야만 정확한 타이핑이 되었고, 최대 C타(먹지를 계속 덧대어서 3장까지 한번에 타이핑)까지는 타이핑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손가락에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했었다.  말년에 들어온 전자 타자기(당시 워드프로세서)를 타건한 필자의 느낌은 감동 그 자체였다. 우선 타격이 아닌 타건이 가능했고, 저장이 가능했던 전자 타자기는 똑같은 문서를 원하는 만큼 출력이 가능했다.(하지만 하드에 저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원이 꺼지기 전까지 가능함.)


그러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느낌은 부드러운 타건의 느낌이였다.(부드럽다고 해도 키압은 흑축 이상으로 무거웠다. 기존의 타자기에 비해서 부드럽게 느껴진 것이다.) 그러면서도 또각 또각 거리는 타건음은 타자기의 타격음(?)에 방음장치를 달면 날 듯한 소리였다.

필자가 NMB를 타건할 때 제일 먼저 생각 난 것이 말년에 업무를 위해서 했던 전자 타자기의 타건음과 느낌... 바로 그 것과 유사했다.

정확한 타건이 필요했고, 그 때마다 정확한 타건음으로 응수 했던 그...키보드...


외형

NMB의 외형은 "전혁적"인 빈티지 키보드의 모습이고, 아무런 치장을 하지 않은 느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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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스텝스컬쳐와 옆라인을 보기 위한 사진인데 체리 스탠다드 키보드의 하우징이 전체적으로 두툼한 기울기를 가지는 것에 비해서 이 키보드는 시각적으로 얇고 슬림한 느낌이 강하다. 마치 이 느낌은 학기초에 빼빼 마른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체육복을 갈아 입을 때 선명한 복근을 가진 친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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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의 창 부분은 GREEN 모니터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불이 들어오지 않았을 때의 느낌이 훨씬 빈티지 스럽고 멋스럽게 보인다. 이 것은 이 키보드가 빈티지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 이 키보드가 많았던 시절에는 "구형" 또는 "한물간..."  디자인이였겠지만 지금의 모습은 멋스럽게 보였다.(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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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들은 높낮이 다리와 밀리는 것을 방지하는 고무의 모습이다. 원낙에 무거운 키보드라서 작은 마찰에서 쉽게 움직이지 않으며 사진에서 보듯 튼튼한 다리 또한 이 키보드가 어떤 짜임새를 가졌을지 가늠할 수 있는 모습이다.



타자기를 닮은 타건

이 키보드는 흑축 클릭이다. 클릭하면 대부분 키압이 낮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 키보드는 키압이 무척이나 높은 편이다. 그런데 키압이라는 것이 스프링의 힘만을 가지고 이야기하긴 힘든 것이다. 체리 스위치 같은 경우는 스프링의 조합만으로도 참 재밌는 느낌을 많이 만들 수 있지만 이 키보드는 스프링 뿐만 아니라 스위치의 모습에서도 다양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실제 슬라이드에서 클릭음을 발생하는 체리 스위치와는 달리 스위치 외부에서 하얀바가 스위치 바깥의 특정한 홈을 타고 들어가면서 딱딱한 부분을 부드러운 플라스틱이 스치면서 틱...탁 거리는 클릭음을 발생한다.그 소리는 타건하면서 그리고 키캡이 올라오면서 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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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스테빌라이져와 스프링 그리고 클릭음을 발생하는 플라스틱 바(하얀색)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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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스위치에서 슬라이드 역활과 키캡을 잡아주는 역활을 하는 부분인데 상부에 파인 홈으로 플라스틱 바가 흐르듯 지나가면서 클릭음을 잘생한다. 또한 특이한 스테빌라이져의 모습으로 인해서 정확한 부위에 타건이 이뤄질 때 비롯소 키가 눌린다. 이런 점에서 보면 전자 타자기와 유사한 느낌이다. 


지금의 키보드는 잘 만들어진 스테빌라이져로 인해서 길이의 어느 부위를 클릭하던지 잘 눌리지만 이 키보드는 양끝 부분과 상하 끝부분 클릭시에는 사각거리는 느낌과 함께 키보드가 잘 눌리지 않는다.


여기서 유추 할 수 있는 것은 이 키보드는 고속 타이핑을 하는 유저를 위한 키보드는 아닌 것 같다. 그 것은 정확한 타건에만 반응하는 키들과 높은 키압으로 인해서 리드미컬한 타이핑을 하는 유저에게 알맞는 키보드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실제로 필자는 NMB의 다른 축은 사용해 보지 못했으므로 이 키보드에 한정지어서 유추한다.) 정확한 타건의 자세를 배웠던(예전에는 컴퓨터 학원이라는 것이 있어서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자세이다. 이 것은 타자기를 배울 때도 만찮가지고 정확하나 타건 자세를 배워야만 오타를 최소로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일정한 속도와 일정한 타건을 하는 유저라면 무리가 없겠지만 가볍게 콕콕 타건 하는 유저에게는 어렵고 힘든 키보드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이 키보드의 타건감이 "나쁘다", "안좋다"의 개념은 아니다. 너무나도 매력적인 키감이다. 우리가 리얼포스와 흑축의 참맛을 알기 위해서 구름타법 연습을 하듯이 이 키보드의 매력을 100%느끼기 위해서는 타자기를 타건하는 듯한 일정한 힘과 속도 그리고 정확한 타건 방법을 익히는 것이 필요할 뿐인 것이다.


키캡

필자가 이 키보드를 보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모두 체리 키캡으로 개조를 할까?"... 그 이유는 너무나도 우수한 키캡으로 인해서 필자의 마음이 너무나도 흔들렸기 때문이다. 승화 인쇄에 두꺼운 PBT와 얇은 PBT 키캡의 중간의 두께를 가진 이 녀석의 두께와 그리고 와이저의 한단열과 같은 기울기, 마지막으로 그 뽀송하면서 까끌한 촉감은 너무나도 매력적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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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고딕의 타이포 또한 위에서 언급한 빼빼 마른 줄 알었던 친구의 식스펙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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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키캡의 재질을 보기 위해서 어둡게 촬영했으며 N,M자를 자세히 보면 복근의 표피로 튀어나는 힘줄과 같이 까끌한 느낌의 표면 재질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키탑은 체리 키캡보다 좁으며 이는 아마다 정확한 타건을 유도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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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키의 디자인도 낙타혹 방식을 정확히 따르고 있다. 저 까실한 느낌 그리고 탄탄한 감촉과 타건음으로 인해서 필자가 이 키보드를 타건하는 동안 만큼은 마치 타가지를 타건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었다.



마치며...

타자기와 유사한 느낌의 키보드... 이 것이 "좋다"의 개념은 아닐 것이다. 키보드 주제에 키보드처럼 타건하면 옹팡지게 버티는 것이 실제로 모든 유저에게 허락하지 않았겠다는 고집을 가지고 있으며 특이한 스테빌라이져와 높은 키압과 짧은 키스트록으로 인해서 고속 타이핑시 오타율도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참맛을 알기 위해서 조금만 노력한다면 "아무나"가 아닌 "나"만 사용할 수 있는 키보드를 가질 수 있게 된다.  그 것을 위해서 무각 키캡을 넣거나 키 배열을 바꾸지 않아도 길들여진 NMB는 나에게만 충성을 다하는 키보드가 될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스위치의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다른 스위치에 비해서 키감도 많이 나뻐질 것으로 예상되고 윤활에도 많은 고충이 필요할 것이다.(실제로 조금 부드럽게 만들려고 몇칠을 윤활을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방법에 문제인지 무식의 한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키보드의 리뷰를 3번째 쓰면서(한번은 등록했느데 날아가고, 한번은 필자가 커피를 마시다가 내려놓으면서 트랙볼의 뒤로가기 버튼이 클릭이 되어서...) 점점 이 키보드에 대한 생각이 깊어져 간다.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지금가진 개성 그대로 많은 사람이 아닌 몇몇 사람이라도 이 키보드를 사랑해 줄 수 있다면 이 키보드도 분명히 만족하면서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 키보드의 타건 영상을 끝으로 수수님의 헌정리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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