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게 약이라는 말 처럼 20년을 멤브레인으로 불만 없이 살아왔었는데, 어느날 우연히 방문한 컴퓨터 매장에서 "키보드가 뭐 이리 비싸노?" 라는 생각으로 2시간 가까이 몇 가지를 만져보고서는 바로 지르게 됐습니다.

일단은 제가 손가락힘이 좋은 관계로 키보드가 부서져라 조지는 스타일이라서 키보드의 반발력이 좋은 놈을 선호하거든요.  특히 컴팩 키보드처럼 노인네 하체같이 흐물흐물한 놈은 질색을 합니다.

우선 제일 비싼 ㅎㅎ를 만져봤는데 이건 뭐 손에 딱 맞는게 뇌에서 신호가 가기도 전에 손이 알아서 춤을 추더군요.  힘빼고 슬슬 두드리면 정말 좋은 키감을 선사하지만, 평소 스타일대로 조져버리면 반발력이 약간은 아쉬웠습니다.  리얼도 뭐, 거의 비슷한 키감이긴 한데 알듯 모를듯 반발력이 미세하게 ㅎㅎ보다 약한것 같더라구요.

리얼과 ㅎㅎ를 만져보면서 든 생각은 여자타이피스트들이 쓰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에 힘 안들이고 오랜시간 타이핑 하기는 젤 좋은거 같습니다.

그 밖에 기계식중에 필코들을 만져보니 제로는 싸구려 장난감 느낌이고, 넌클릭/클릭 역시 덜그럭 거리는 느낌이 별로인데다 결정적으로 제 손가락힘을 받쳐줄만한 반발력 있는 놈이 없더라구요.

그러다가 마제 리니어를 만져보니 처음 누를때 부터 강한 반발력이 있는게 조져도 버텨주더라구요.  그래서 이놈으로 결정했습니다.

리얼/ㅎㅎ는 뭐랄까 누를때는 순순히 들어가다가 누르고 나면 톡 쳐올리는 그런 인공지능이 있는듯 착각을 일으키는 듯한 비선형 반발이라면, 마제 리니어는 그냥 안에 스프링이 있는것 처럼 (진짜로 있는건가요? 기계식이니 그럴지도......)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하게 강한 반발을 해주는 점이 다른거 같습니다.

아무튼, 총평은....   마제 제품군은 생긴것만 비슷하지 특성이 완전히 달라서 각자 취향에 따라 종류를 잘 고르지 않으면 무지 후회할 거 같고, 리얼/ㅎㅎ는 누구나 무난히 만족을 할 것 같은 좋은 키보드라는 생각 이 듭니다.

그리고 저처럼 조지는 스타일인 분들에게는 마제 강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