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는 존대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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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집에서 사용할 기계식 키보드 (아이락스 KR-6251 / 갈축) 을 지르고 말았다.
이미 버린손(...)이라 더 이상 멤브레인 키보드를 만질 수 없게 되었으니까.

나는 기계식 키보드를 선택할 때 상당히 유리한 점이 있다.
회사에 저가형 아이락스부터 최고가인 리얼포스까지 대다수의 키보드 사용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든지 두드려 볼 수 있고, 부탁하면 며칠간 빌려서 써볼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제품이 나한테 맞을까?' 또는 '적축이 좋을까? 갈축이 좋을까? 흑축이 좋을까?' 등을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냥 가서 눌러보면 되니까... 

하지만, 반대로 알면 알수록 유혹을 당하기도 쉬운 상황이기도 하다. -_-;

어쨌든, 많은 비교 끝에 구입한 레오폴드 FC300R (적축)은 아주 만족스럽다. 
생각보다 스페이스바가 좀 텅텅 거리는 부분이 있지만, 사각 사각 거리는 키감과 오랜 시간을 타이핑해도 부담 없는 키압. 그리고 디자인이나 무게감 등 모든 점이 완벽하다.

리얼 포스는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내 취향이 아니고, 필코는 메니아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는 것에 비해 내 둔한 감각에는 레오폴드 보다 별 다른 좋은 점을 잘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실수는 풀 배열을 구입했다는 점이다.

기계식 키보드를 구입할 시점에 나는 숫자 키패드를 NumLock 을 끈 상태로 방향키 + Home, End, PgUp/Dn 조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중간의 화살표나 기능키를 써본적이 없다.

그러다가 키보드 사용 및 마우스 사용할 때의 '동선'에 대한 얘기를 듣자, 상당히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선을 좀 줄이기 위해서 숫자키패드 대신 중간의 방향키와 기능키를 사용해보기 시작했다. 

1주일 사용해보니까 오래된 습관이지만 충분히 바꿀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생겼다. 그런데, 이렇게 사용을 하니까 애초에 숫자 키패드의 숫자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던 나한테 우측 숫자 키패드 부분은 아예 쓸모 없는 부분이 되어버렸다.-_-;

숫자 키패드 없이, 마우스를 그 위치에 놓고 사용하면 동선이 굉장히 짧아질텐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급하게 구입해버린 것이 후회가 됐다. 9일에 구입했으니 며칠만 고민했다가 구입했으면 FC700R 을 구입할 수도 있었을텐데... 이제와서 추가로 구매하기에는 가격대가 부담스럽다.

최고의 시나리오는 FC700R 을 회사에서 사용하고, 아이락스 KR-6251 을 집에서 사용하는 것인데...
아니면, FC200RT 와 아이락스 KR-6251 도 괜찮고... 집에서는 풀배열이 필요해서... 
(이것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는 아이락스에 텐키리스가 더 저렴하게 나오는 것이지만-_-)
이제와서는 후회해도 소용 없는 일. 
회사에 그 많은 셈플(?)이 있었지만 텐키리스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던 것이 실수였다.

어쨌든 풀배열 2개를 사용하게 되었기에, 기계식 키보드의 입문자로 한번 비교를 해보겠다.
(레오폴드는 적축이고 아이락스는 갈축이지만, 회사에서 레오폴드 갈축과 아이락스 적축도 사용을 해보고 누르는 느낌은 같은 축 기준으로 비교)


일단, 디자인은 취향을 타는 부분일 것 같은데...
둘다 검정색이고 비슷하게 생긴 것 같다. -_-;;;
깔끔한 느낌은 FC300R 쪽이 미세하게 나은 것 같지만 뭐 거기서 거기다.
키캡은 확실히 레오폴드가 조금 더 매력적으로 생긴것 같다.


레오폴드 FC300R 의 특징

- '사각 사각' 누르는 느낌이 조금 더 좋고, 키압이 (상대적으로) 낮다. 
오래 눌러도 피곤하지 않다. (FC300R 갈축, 적축 모두 동일)
이 부분이 레오폴드 vs 아이락스에 있어서 레오폴드의 최고 장점.

- 104키라서 한글, 한자가 따로 없고 우측 ALT와 CTRL과 같이 사용하게 된 점은 좋다.
어차피 우측 키들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데, 스페이스바가 긴 것이 더 마음에 듬.

- 백스페이스 키가 크다! (\ 키가 아래로 내려갔으니...)

-  스페이스바와 엔터의 텅텅 거림은 레오폴드 쪽이 크다.
양쪽 모두 물건을 받은 후 며칠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아이락스 쪽은 소음이 '전혀 없다'
아이락스 쪽은 일반 키와 스페이스나 엔터키와의 키감 차이도 크지 않다.
레오폴드의 경우 차이가 좀 느껴지고, 백스페이스 키의 키압도 좀 높은 느낌이다.
뽑기에 따라 다르다고 하기엔, 비교한 레오폴드와 아이락스 (2010년 8월 생산품 제외) 모두 동일.


아이락스 KR-6251 의 특징 

- 엔터가 일자형이 아닌 보통의 멤브레인/펜타그래프에서 사용하는 스타일이다.
이것을 최대 단점으로 뽑으시는 분들도 많지만, 난 이렇게 생긴 것에 익숙해서...
사실, 일자형인 것은 큰 상관이 없지만, \ 키의 위치상 누를 때 너무 자주 실수를 한다.

- LED 는 해당 버튼에 있고 (이런식의 디자인을 개인적으로 선호함. 700R 도 이런식인듯?) 
LED 위치에는 USB 허브가 있다. 무선 마우스 수신기 같은 것을 꽂을 수도 있어서 유용하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종종 노트북에 옮겨서 쓸 때가 있는데, 그럴 때 확실히 편리.

- 키보드의 반발력이 좀 있다. 약간 피곤할 때 타이핑하면 키압이 살짝 부담이 된다.
가볍게 타이핑 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아이락스의 적축도 키압이 비교적 높았다.
레오폴드의 적축과 비교해보면 아예 다른 축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
레오폴드 5개와 아이락스 4개 정도 비교했을 때 전부 아이락스가 키압이 높았다.

- 좌측 CTRL, ALT 키가 너무 작고, 우측 한글 키도 작다. 104키의 FC300R 에 익숙해진 후 아이락스를 사용하니까 한글 키 누를 때 대단히 불편하다. 결국 우측 ALT 를 한글키로 맵핑 시켜서 사용중. (어차피 안쓰는 키라서 둘 중 아무거나 눌러도 되니까 편해졌다.)

- 키보드가 너무 높다. 레오폴드는 팜레스트 없이도 충분히 사용 가능한데 아이락스는 팜레스트 없이 사용하면 자꾸 왼쪽 손으로 윈도우 키가 눌린다. 손이 작은 사람이라면 팜레스트가 거의 필수.

- 가격이 싸다. 지금 할인 기간이라서 6만원대 초반에 팔리고 있기 때문에 가격대비 매력이 있다.
그렇지만, 가격이 원래 공지된 10만원 정도로 올라간다면 레오폴드를 선택하는 쪽이 훨씬 낫다.
그런데, 레오폴드가 가격을 99,000원으로 내린 상황에서 할인 기간이 끝나더라도 10만원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예상된다. 


처음에 빌려서 사용해 본 아이락스 적축의 스페이스바, 엔터가 너무 이질적인 키감과 소음으로 충격을 줘서 두 제품의 격차를 상당히 크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제품이 상당히 좋아져서 (혹은, 기존의 적축이 유난히 불량이었거나) 충분히 만족할만한 퀄러티를 보여주는 것 같다.

문제는 내구성. 레오폴드는 검증된 키보드인데, 아이락스의 기계식 키보드는 아직은 의문.
대략 6개월 정도 더 써보고, 지금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면 다시 비교 글을 써야겠다.

기계식 키보드 입문할 예정이면서, 회사와 집 두곳에서 사용할 것을 염두하고 있다면, 
레오폴드 FC700R + 아이락스 KR-6251 같은 조합은 꽤 좋지 않을까 생각.

레오폴드 FC300R (적축)

아이락스 KR-6251 (갈축)

IDfactory Groove87 (갈축)

레오폴드 FC600R (적축)

한성 GTune CHL5 RGB 55g (무접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