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TION TKB-8000 COMBO
Reviewed by PanicKros


< 이야기.. >


그동안 약 5년간을 잘 써먹은 묻지마 키보드의 상태가
최근 들어서는 거의 상태가 말이 아닌고로..
키보드 교체를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묻지마 키보드를 쓰기 전, 그러니까 5년 전에는..
ALPS 기계식을 쓰고 있었습니다만..
개인적인 이유로 데스크탑을 처분한 이후
Thinkpad 570E 노트북을 구입하여, 주로 사용했습니다.
(매킨토시도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인터넷이든 뭐든 하기에 윈도가 편해서...)

팬타그래프에 익숙해 지다 보니..
원래 거의 키보드가 뽀사지도록(--;) 치던 습관이
많이 바뀌어서 타압(치는 힘)이 많이 줄고..
팬타그래프 사용자의 필살기인 모서리 누르기(--;;;;;)에 익숙해지다 보니.
보통 키보드를 쓰기 힘이 들더군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키스트로크가 좀 얕고 키감이 좀 물컹물컹한 키보드로 관심이 쏠려서..
모사의 묻지마 키보드를 구입하여 그런대로 잘 쓰고 있었습니다만.
(ALPS는 침대밑에 처박혀 있는 상태.. --;;;;)

최근 팬타그래프 작동기 방식이면서 일반 키보드 레이아웃을 가진 키보드가 많이 나오기도 하고
최근 타자 작업량이 급증해서...
고속타자용으로 쫀득한 키보드를 찾던 도중..

드디어 발견한 것이 이것입니다.

box.jpg

처음 용산바닥에서 TRUTION TKB-8000 COMBO (이하 TKB-8000)을 발견했을 때의 느낌은...

"이거다!"

였습니다. (--;;)
팬타그래프 작동기이면서 일반 키보드 레이아웃..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자모양 엔터!

역 L자 모양 엔터를 기피하다 못해 거의 증오하는 저로써는
아이락스의 5% 부족함을 메꿔 줄 수 있는 최고의 키배치였습니다.
최근 맘에 드는 (싸구려 멤브레인)일자엔터 키보드를 보지를 못한 저로써는...
지름신이 강림하시는 것과도 같은 전율이... (--;)

게다가.. 이 뽀대...
(당연히) 무광택에 회색으로 인쇄된 키캡과 광택 재질의 상판의 조화는
아이락스보다 확실히 나은 디자인적인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바로 구입해서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라고는 하지만 용산에서 집까지는 2시간.. 그동안 버스 안에서 계속 꺼내보고 열어보고.. --;;;)

open.jpg

크윽~ 마치 광채가 나는 것 같사옵니다..
무림(?)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내공이 딸려 사진상으로는 좀 파랗게 보입니다만..
실물은 그야말로 눈처럼 새하얗습니다.
상판 색상은 맥컬리 IceKey와 동일한 유광백색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키캡은 같은 색상에 무광이구요


< SOLID YEAR >


tag.jpg

가장 궁금했던 제조사..
TRUTION브랜드는 삼성물산, 곧 제조한 것이 아니라 수입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대체 어디서 생산한거야아~~~~ 라고 하면서 뒤집어 보니..
SOLID YEAR입니다.
홈페이지에는 똑같은 제품은 없고,
아마도 2004년 신제품(--;;)인 ACK-2031CM/ACK-2031UM 모델을
일반 키보드 레이아웃으로 바꾸고
하우징을 바꿔서 내놓은 모델이 아닐까 싶네요

어쨌든. 가장 궁금한 정체는 밝혀졌군요. >.</


< USB 커넥터 >


usbconn.jpg

으음.. 케이블이 흰색인건 참 맘에 드는데..
어째서 플러그는 깜장색인건지...
그래도 일단 USB->P/S2 컨버터를 기본 제공하고 (표준에 맞춰서 보라색...)
특별히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 커넥터입니다.
흰색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T^T
단점까지는 아니라 생각되네요.(어차피 뒤에 꼽을 테니...)


< 93점짜리 레이아웃 >

뭐.. 레이아웃은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입니다만.
저한테 있어서 이 레이아웃은 98점 정도를 주고 싶군요.

layout_lb.jpg

좌측 하단의 레이아웃은 100점을 주고 싶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단축키 때문에 윈도키를 많이 쓰는 편인데.
그래도 사용빈도가 낮은 윈도키와 한자키를 작게 만들고
Ctrl, Alt를 크게 만드는 거의 기본공식에 부합하는 레이아웃입니다.
전 이 레이아웃이 가장 좋더군요.

팬타그래프가 아니었으면 Caps Lock에 단차를 주는 클래식한 키캡을 선호합니다만
팬타그래프니.. 평평한 것이 당연히.. 편합니다.

어쨌든 팬타그래프로서는 100점짜리 레이아웃입니다.

layout_rb.jpg

느으어~ 라고 외쳐버렸습니다..

80점 주겠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context menu 키와 윈도키를 이렇게 무식하게 크게 만든건지...
아마도 바로 위의 "?,/" 키와 세로줄을 맞추기 위해서 이런 디자인을 채택한 거 같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Alt키와 Ctrl키를 늘리고
Context Menu키와 윈도키를 줄이는 레이아웃이 훨씬 효율적이라 생각합니다.

ALT, CTRL이 좌우 크기가 같고
한자, 한영, 윈도키, Context menu키가 모두 동일한 크기로 하고
나머지는 스페이스바인 레이아웃이
alt, ctrl키는 대개 조금 작지만
상대적으로 스페이스바의 길이가 길어서
보기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

이전 묻지마 키보드의 최하단 레이아웃이 바로 위와 같은 배치라서..
적응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듯 합니다.

layout_ret.jpg

만세.. 그레시아스, 땡큐, 아리가또, ㅆㅖㅆㅖ, 그라체.. 또 뭐있죠?
음.. 완벽합니다.
길쭉길쭉한 backspace, 역슬래시, 엔터, 쉬프트..
100점짜리 레이아웃입니다.

솔직히 역L자 레이아웃이 딱히 뭐가 나쁜건 아닌데.
일단 디자인적으로 맘에 안들고...
많이 쓰는 역슬래시와 백스페이스가 너무 키가 작습니다.
사실 엔터키가 가장 많이 쓰긴 하지만, 그렇다고 위아래로 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저같은 경우는 오히려 엔터키가 역L 자 형이면
중심이 줄과 줄 사이로 변해서 누르는 느낌이 영 불편하더군요.
(아무래도 이건 1자 엔터 키보드나 애플쪽 키보드를 많이 쓴 영향이라고 생각됩니다만..)

팬타그래프의 구세주라고까지 생각될 정도입니다. T^T


전체적으로 상당히 맘에 드는 레이아웃입니다.
최하단만 어떻게 좀 했으면 아주 좋았을 테지만..
팬타그래프라는 특징 때문에 스페이스바가 짧아도 유효타 면적이 넓으니..
(측면 타건이 아무래도 잘 들어가죠..)
익숙해 지기만 하면 큰 문제는 없을 듯 합니다.

그래도 적당한 가격대(약 2만원 전후)에 구할 수 있는 팬타그래프 중에서는
가장 맘에 드는 레이아웃입니다.


< 3단 변신! >


flat.jpg
mid.jpg
high.jpg

높이조절 레버가 3단 조절이 됩니다. 최하/중간/최상으로 말이죠.
뭐가 어쨌든 좋은 기능입니다.
개인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범위가 더 많다는 것이 되겠죠.
대개의 키보드가 2단 조절인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확실한 장점입니다.
특히 경쟁제품인 아이락스 제품군이 2단조절만 되는 것에 비하면
확실한 차별화가 되겠군요.

큰 조절 레버는 충분히 튼튼하지만. (덜커덕! 하는 느낌의..)
작은 조절레버는 조금 약해 보이지만, 사용상 문제가 있을 정도로 약하지는 않았습니다.
좀 써봐야 알겠지만, 대체적으로 타압이 그리 강하지 않은 팬타그래프 사용자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을 거 같습니다.
(기계식 치듯이 꽝꽝 쳐대면.... 문제가 있을지도...)

사진은 없지만, 뒷면 아래쪽에는 미끄럼 방지용 고무패드가 붙어 있으며,
충분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내구성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겠지만.
고가 키보드의 완성도에는 좀 떨어지는 그냥~ 고무 패드입니다.


< 얇은 두께와 키감 >

thickness.jpg


아래가 바로 소문의(?) 묻지마 키보드입니다.
옆면만 보고도 무슨 키보드인지 알아맞추실 분도 있을지도.. (설마?)
보시다시피.. 전형적인 팬타그래프 키보드입니다만.
높이조절레버를 최하로 맞춰도 위쪽이 조금 높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사진상에서는 알아보기 힘들지만, 정면에서 볼 경우
하단쪽이 둥글게 떨어지는 느낌을 좀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직선으로 된 사면이지만.. 눈으로 볼때는 약한 곡면이라는 느낌이 드는군요

가장 중요한(?) 키감은..
어차피 개인차가 심하기 때문에 뭐라 설명하기 정말 곤란합니다만..

아이락스가 약간 부드럽다면
TKB-8000은 조금 바삭한 느낌입니다.
노트북 키보드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구요,

개인적으로는 구분감이 아이락스보다 낫다고 생각되네요
소음도(약간 잘각거리는 수준..)는 아이락스보다 조금 있습니다만.. 제가 이걸 선호하는 편이라...
오히려 소음도가 낮은 아이락스보다 이게 맘에 드는군요

전반적인 키감은 IceKey, 아이락스 제품군, TKB-8000 중에서 TKB-8000이 가장 맘에 드는군요
(아이스키도 좋긴 하지만 TKB-8000이 조금 더 바삭하군요)

어차피 직접 만져 보시는 수 밖에 방법이 없겠습니다만.. ^^;;


< 아쉬운 마무리.. >

led.jpg

전반적으로 상당히 맘에 드는 디자인에.
아주 만족스러운 레이아웃과 키감을 가진 맘에 드는 키보드입니다.

특히 요즘 고휘도 LED를 남발하는 저가 키보드계의 풍토에도 불구하고..
고휘도 LED를 한개밖에 안 썼다는 점이 맘에 드네요.

TRUTION 마크의 O 중앙부분에 청색 고휘도 LED가 들어 있습니다,
각도상의 영향인지, 밝기가 좀 약한 녀석인지 눈에 심하게 부담이 되지는 않는군요.
(몇몇 다른 제조사의 고휘도 LED는 정말 눈에 부담이 좀 많이 되더군요)

다만, 잘 디자인한 LED부에 어째서 싸구려스럽게 보이는
녹색(연녹색 표준) LED를 사용했는지 알 수가 없군요.
차라리 TRUTION 마크의 고휘도 LED가 없었으면 그냥 괜찮았을 지도 모르고

아니면 고휘도가 아니더라도 좀 옅은 색의 LED를 사용하거나
청색과 어울리도록 했다면 더 좋을 뻔 했습니다.
이건 기회가 닿으면 튜닝을 해 보든가 해야겠군요.
당장은 귀찮아서. ㅡㅡ;;;

또하나의 문제는..
8개의 핫키가 임의지정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드라이버가 제공되지 않고,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습니다
(WWW. 메일, 음량조절키2개만 제대로 작동합니다)

잠시 뻘짓을 한 결과  동일 제조사의 ACK-2060UM 모델 등에 쓰이는
핫키 지원 프로그램이 위 모델 드라이버 압축파일에 들어있길래
그것을 깔았더니, 8개의 키를 지정하거나 조절할 수 있고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홈페이지에서는 아직 제품정보도 안 올라와있고
드라이버조차 제공하고 있지 않더군요.
마이너스 요인입니다. --;

핫키 지정 프로그램은 MediaKey라는 프로그램으로,
원래 2060모델은 14개의 핫키를 가지고 있으므로, (8개의 버튼 + 4개의 방향키 모양의 핫키)
이 TKB-8000 모델과 중복되는 키들인 아래 키들만 설정해 주면 됩니다.
(나머지 키들은 그냥 무시되는 듯...)

4개의 버튼 : WWW, 메일, 재생/일시정지, 정지
방향키 모양의 핫키 : FF, REW, +. -

아쉬운 점은 재생/일시정지 버튼이 기본 설정에서 조금 사용상 불편하다는 점과
(미디어 플레이어 연동이 되긴 하지만, CD재생을 하는게 주 목적인 듯)
Mediakey의 인터페이스나 화면표시 등이 조금 촌스럽다는 정도겠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미디어 플레이어와의 연동기능을 포기하고, 볼륨을 제외한 것들을
그냥 프로그램 실행키로 지정했습니다.
(전 주로 Foobar2000과 KMPlayer, iTunes만 쓰기 때문에..)

그리고.. 정말 아쉬운 부분은..
키캡의 인쇄 위치가 조금 맘에 안듭니다.
만원도 안하는 묻지마 키보드들도 인쇄 위치가 잘 맞아 있는 것들이 수두룩한데..
가격에 비해서 인쇄 마감은 쪼금 아쉽네요.
아이락스에 비하면 조금 떨어지는 부분입니다.

차라리 가운데에 인쇄를 잘 하든가.. 아니면 한족 모서리로 하든가..
위쪽 펑션키와 esc키는 인쇄가 좀 왼쪽으로 치우친 감이 있습니다. 가운데였으면 더 좋았을것을...
엔터키는 두개 다 글자 위치가 좀 애매합니다. 글자크기도 좀 애매하구요
한영키와 한자키는 가운데에 정렬이 아닌 좌측 정렬이군요.. 이것 역시 살짝 거슬리는 부분입니다

제품편차가 좀 있어서 제것만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 팬타그래프의 새로운 강자 >


2만원을 전후로 형성되어 있는 팬타그래프 시장에
새로운 강자.. 가 나타났다고 생각됩니다.

몇가지 마무리가 부족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전반적인 완성도도 아이락스보다 좋다고 생각되고

무엇보다 디자인.. --;;;
슬로건처럼 禪, 그러니까 zen style의 미려한 디자인의 팬타그래프 키보드를
(icekey에 비하면..)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키보드 패키지 안에는 키보드 닦는 천이랍시고 파란색 천이 하나 들어있습니다만..
뭐.. 없는것보다는 낫겠죠 ^^;;

내공이 부족해 사진이 엉망인 점은 죄송합니다
길고 두서없는 리뷰 읽어보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어디에서도 TKB-8000에 대한 리뷰를 찾아보기 힘들길래..
(P모 사이트에서 거의 '구입기' 수준의 글은 있었습니다만...)
다른분께 도움이 되고자 써 봤습니다.

좋은 하루들 되세요. ^^


PS. 출처 밝히는 조건으로 마구 퍼가셔도 좋습니다.
ps2. 약간 수정했습니다. (8/12 1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