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정말 행복하게 사용중입니다. 으흑~

단,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옆에서 86 화이트를 사용하시는 분께서는 기존의 찰랑찰랑한 느낌을 더 좋아하시네요.
저같은 경우는 제가 젤 맘에 걸려했던 86 블랙의 느낌을 싹 없애줘서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단, 렬86처럼 슬라이더가 올라오는 부분에 적용되는 형식이 아니라면 (즉, 눌려질 때 닿는 부분에 오링이 적용되는 형식이라면) 권장드리지 않고 싶습니다. 리얼이나 HHK에 적용되는 형식은 실제 타격감은 변화가 없이 높이 부분이 감소하여 생기게 되는 느낌상의 변화이지만, 타격감 자체가 변경되는 형식은 다들 싫어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고 보자면 렬86에 적용하고 난 이후에 입력감도 변화가 조금 있습니다. 입력 그래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초반에 부드럽게 눌려지는 부분이 싹 없어지게 된 것이니까 말이지요. 즉, 전체적으로 키압이 조금 높아진 듯 느끼게 됩니다만, 대신에 손가락에 힘을 안주고 키보드 위에 올려뒀을 때 키보드를 움직여 보면 적용했을 때와 적용하지 않았을 때의 움직임 상의 변화도 생깁니다. 이로 인해서 훨씬 더 정갈하게 느끼게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초반 입력하기 전과 입력 후에 올라올 때의 '찰랑찰랑' 한 느낌은 싹 사라지게 되므로 싫어하시는 분도 계시는군요.

일단 적용하게 되면 전체적으로 키보드의 높이가 0.7mm 정도 낮아집니다. 그러니 장점도, 단점도 생기게 되네요.

장점
- 고속 타이핑에 적합
- 렬 시리즈를 바닥까지 눌러 치는 사람에게는 확실한 구분감을 심어줌. (치는 재미가 솔솔~)
- 소리가 조용하고 무척 부드러워짐. (올라와서 소리가 나는 부분이 오링으로 인해 소음 감소)
- 키보드를 분해해야 하므로 청소를 한 번 하게 됨. 아니, 안할수가 없음. OTL

단점
- 소리가 답답하다고 느껴질 수 있음
- 렬시리즈 차등키압의 경우 4번째, 5번째 손가락으로 눌리는 부분이 예전보다 더 자주 눌림 (즉, 힘 안주고 있다고 생각되도 눌림)
- 슬라이더를 분리할 때 정성껏 하기 힘들게 됨으로 걸리는 부분의 플라스틱이 조금씩 깨짐. (전혀 문제는 없지만, 이후 A/S에 조금..)

결론
렬 시리즈를 가지고 계신분께서는 반드시 필히 적용 해 보셨으면 합니다.
아니면 주변에서 적용하신 분의 키보드를 꼭 눌러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느낌이 너무나도 달라지니까요.

단, 키보드 튜닝은 정말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충분히 검토하고 적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게 첫 번째 이유구요. (성질 급한 사람은 열불날 수도 있음) 두 번째로는 튜닝을 위해서 키보드를 여는 순간부터 예전 키보드와는 무언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실제 분해 후 슬라이더와 러버 사이의 미묘한 위치 이동으로 키 하나가 느낌이 달라졌는데, 별로 힘들지도 않는데 분해하고 싶지가 않네요. 하긴 이래서 많은 분들께서 키보드를 열어보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튜닝을 하시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B/R Ho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