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kbdmania.net/board/zboard.php?id=tipntech&page=3&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84small_DSCN1474.JPG
0. 시작하면서.
안녕하세요 서창우입니다. 오늘은 Evolution에 대한 리뷰입니다.
(사진 올리고 보니 참 지저분하네요..;;;)
이 키보드는 신품 가격이 $300 정도부터 시작합니다. 현재 신품으로 나오고 있는 갈색축 중에는 가장 비싼 제품군이 아닐까 생각됩니다만...

글 시작 전에 어렴풋이 이 길로 선택하도록 잘 유도해주신(?) 龍佳利님과 제게 좋은 키보드 양도해주신 다질러님께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龍佳利님의 글이 없었다면 아직도 MS natural keyboard 붙잡고 있었을거 같네요.. ;;;;

간단하게 제원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체리 넌클릭 스위치 사용 (갈색축)
2. 무한 동시 입력 (갈색축 각각에 다이오드 부착)
3. 하드웨어적인 매크로 지원
4. 스위치와 기판 사이 철판 기본 강화
5. 선택 사양으로 좌우측 안쪽에 터치패드 부착 가능
6. (아마도) Kinesis사를 통한 lifetime warranty가능(?) 및 상위 모델(터치패드 추가 및 의자/책상 버전)로 실비 지급만으로 업그레이드 가능
7. ps/2를 이용한 연결. 하나의 터치패드만 사용하면 키보드 끝에서 ps/2 연결선이 키보드/마우스가 나가고, 터치패드가 두개가 되면 나머지 하나의 터치패드를 위한 usb 연결선이 있다고 합니다.

링크 #1은 龍佳利님께서 간단하게 번역해서 팁&테크에 올려주신 Evolution 키보드의 메뉴얼입니다.

그럼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가. 부실한 첫만남
박스를 열면 떨렁 키보드만 들어있습니다. 사용설명서도 하나 없는 키보드 박스는 처음이었습니다. 가격을 생각해보면 더 어이없는 상황이었습니다. -_-a 최초의 만남은 어이없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나. 터치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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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전에 외국 사이트 리뷰에서 언뜻 본 내용으로 터치패드의 감도는 매우 좋지 않다고 했습니다. 터치패드가 있는 제품과 없는 제품의 가격이 $50정도는 나니 그걸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에는 분명 좋은 터치패드라고 생각되진 않습니다만, 11900에 있었던 터치패드와 비교했을 때에 그 상태가 딱히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오른쪽에 기본적으로 스크롤 영역이 존재합니다. 스위치는 크기도 상태도 좋지 않습니다. 클릭감이 매우 좋지 않아 개조를 생각하게 됩니다. 위치도 생각보다 거리가 짧지 않아 제 경우에는 오른쪽에 마우스를 놓고 사용하게 되더군요.

다. 키 스위치 및 키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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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스위치는 주지한데로 갈색축입니다. 색깔은 컴팩1800과 거의 같습니다만, 실 타이핑에서 키감은 MX1800쪽이 더 낫습니다. Evolution에는 기본으로 철판이 대어져 있어서 철판이 있는 1800의 키감을 처음부터 느낄 수 있다는게 장점이랄까요. 각각의 스위치마다 다이오드가 심어져있고, 무한입력이 가능합니다. 하드웨어적으로 키 입력의 반복도 12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조절 방법은 링크의 사용설명서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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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lution은 토글 키(Caps Lock, Num Lock, Scroll Lock 및 Macro)는 LED가 달려있습니다. 어떻게 생겼나 사진을 찍기위해 열어봤더니 LED가 심어져 있는 스위치는 모두 흑색 리니어 스위치였습니다. 혹시나 해서 아래에 있는 텐키쪽도 열어봤는데 다행히도(?) 갈색축이더군요. 아마 마제스터치처럼 스페이스도 흑색 리니어 스위치일 것으로 생각됩니다(키감으로 보면요). 사용에 큰 불편은 없습니다. 전에 11900 쓰면서 단련을 해서 그런지 스페이스 칠 때 힘들다거나 손가락에 무리가 가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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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키캡과 LED 키캡입니다. LED키캡이 더 높네요. 일반 키캡의 모양은 다른 체리 스위치를 사용한 키보드들의 키캡과 특별히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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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1800의 키캡과의 비교입니다. 키캡에 찍혀있는 방식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봐서는 꼭 스티커 붙여놓은 것처럼 되어있죠. 이 부분은 Contoured랑 다르지 않습니다. 뭐랄까... 이부분도 첫만남에서 역시나란 생각을 하면서 실망한 부분중 하나죠. 왠지 허름한듯한 키캡. 실제로 사용할 때야 키캡을 보면서 타이핑하는게 아니라 거의 상관없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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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의 높이 비교입니다. 컴팩 MX1800의 키캡 높이가 원래 낮은편이죠? 보통의 체리 스위치에 사용되는 키캡 높이 정도 될거에요.

라. 납득할 수 있는 키 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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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난감하면서도 납득할 수 있는 키 배열입니다. Contoured에 비해 매우 일반적인 키 배열을 갖으면서 공간 때문에 기능 키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그나마 납득할 수 있는 건 Insert/delete/home/end/pageup/down 키가 한쪽에 원래 배열대로 모여있는 것이랄까요. 제 경우에는 그나마 MX1800처럼 위에 있는 것보다는 사용하기 편하더군요. 사용하다보면 나름대로 익숙해지긴 합니다. 뭐.. 여기서 좀 더 바란다면 텐키가 Adjustable이나 MX5000처럼 나뉘어져 있었으면 어떨까란 생각을 합니다. 아무래도 마우스 사용은 안쪽의 터치패드를 달아서 사용하라고 생각하고 만든듯한데, 터치패드에 영 익숙해지지 않아 오른쪽에 마우스를 두고 사용하면 팔의 동선이 길어집니다. 키보드가 나누어져 있어서 더 멀어진 마우스가 미워질 때죠.. ;;

마. 난감한 밑바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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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lution을 구매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면서 느낀거지만 Evolution Desktop 버전은 디자인 단계에서는 고려되지 않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의자 양쪽에 붙여 사용하거나 트레이에서 뽑아 사용하는 형태가 아닐까라 생각됩니다. 그래서인지 높이 조절 탭이 전혀 없고 어딘가에 붙여서 고정시키기 위한 구조물들만 보이는데다 키보드 자체 높이가 일반 키보드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이거 사용하다 잠깐 울트라나브를 만지면 나브는 책상에 붙어있는 느낌이에요. 팔을 들고 사용하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편히 사용하기 위해서는 팔꿈치를 살짝 들어주는 방법이 좋더군요. 그래서 첫번째 그림에서와 같이 마우스 젤패드를 양쪽 팔꿈치에 두고 사용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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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오른쪽 모듈의 사진)

바. 정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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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는 했는데, 실제 제 느낌이 어떤지는 별 언급이 없었었네요.

사실 단점이 없는 키보드는 아닙니다. 가격을 생각해보면 아쉬움이 남는 키보드지만 나름대로 장점도 꽤나 됩니다. 장점을 하나씩 늘어놔볼까요?
1. "6"키가 양쪽 모듈에 붙어있다.
2. 키감이 평균이상 된다. - mx1800과 마제스터치를 비교했을 때의 기준입니다.. ;;;
3. 지금도 당연하지만 신품을 구매할 수 있다. 철판도 붙어있다.
4. 여러가지 형태로 customizing이 가능하며 이를 제작사에서 지원해준다(하지만 미국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죠.)
5. 하드웨어적인 지원이 빵빵한 편이다 - 무한입력, 매크로, 입력 단계 설정

그럼 이제 제목에서 제시한 문제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과연 Evolution이 MX5000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키감과 공간활용도를 생각했을 때는 MX5000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키감에서 아직 어떤 갈색축도 5000보다 좋다는 판결을 받지 못했고, 이 키보드 또한 1800에 비해서도 키감이 좋지 않다고 생각되는지라 키감에서는 따라갈 수 없습니다. Adjustable 형태의 키보드지만 compact한 형태가 아니라 빅풋형태에 가깝기 때문에 충분한 공간이 없으면 사용하기 적절하지 않더군요. 하지만 최근 MX5000의 가격 및 희소성을 생각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龍佳利님이나 저같이 통증 때문에 키보드를 찾고 계신다면 훌륭한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스티커에 붙어있는 명칭이 오늘따라 재미있게 느껴지네요. "Kinesis Fully Adjustable key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