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kinesis-ergo.com/tech_support/downloads.htmhttp://www.kinesis-ergo.com/tech_support/manuals/adv-mpc_v3-1.pdf생각지 않게 갑작스럽게 (계획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해보고, 너무도 빨리 방출하게 되는 키보드입니다. 이 키보드에 대한 리뷰도 여러번 있었고(Aa님이나 龍佳利님의 리뷰 추천), 다른 분들의 리뷰의 경우에도 자신에게 이 키보드가 맞는지를 결정하는데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왜 저리도 많은 리뷰가 있었는데, 제가 리뷰를 쓰느냐란 문제에 봉착합니다.
단지 일주일 사용해보고 좋았다고 생각하는 정도라면 자유게시판에 간단하게 적으면 될텐데요..

일단 다른 리뷰에서 지적했던 문제점(?) 들을 짚어보기로 하겠습니다.

1. 적응기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 이 문제는 Aa님께서 강하게 지적하셨던 문제점입니다. 약 두주정도의 기간이 소요되셨다고 하는데, 제 경우에는 이틀째정도부터는 일반적인 사용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 후로 약 1주일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데 일본어 자판을 사용하는 키보드를 사용할 때 느꼈던 자판의 불편함 정도를 느끼고 있었달까요. 이 키보드에 적응하는데에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저로서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만.

2. 키 배열이 이상하다.
- 사실 키배열 이상합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개선(?) 된 부분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중 가운데에 바깥쪽에 큰 키로 배열된 백스페이스와 스페이스 키가 사용을 하다보면 정말 편하게 느껴집니다. 가끔씩 스페이스를 나눠서 왼쪽을 백스페이스로 할당한 놈이 보였었는데, 생각해보면 백스페이스를 사용하는 빈도도 꽤 높지만 의외로 멀리 있거나, 키가 작은채로 홀대 받았던건 사실이에요. 그 외 키들의 위치는 서양인 기준이라 그런지 제 손으로 이동하면서 치기에는 첫줄과 제일 아랫줄은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3. 키감이 그리 좋지 않다.
- 이 부분은 다른 의견이 많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제가 잠깐 만져봤었던 갈색축들(11800, Filco Majestouch)에 비해 매우 훌륭했습니다. 단 1800이나 5000은 제가 보지도 못했던 바 비교 불가능이겠습니다. 사실 이 제품을 만져보고 나서야 겨우 체리 갈색축이 왜 좋다는지 알게 되었거든요.
(사실 이것저것 써보긴 했지만 여태까지 최고로 쳤던 키보드는 SGI 대리석 키보드였습니다만.. ^^ 이번에 그 순위가 갈색축으로 바뀌어졌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순위에요.) 단 가운데 모여있는 키를 칠 때에 키보드가 공명하는 소리 때문에 울림이 있는건 구조상 피할 수 없는 문제로 생각됩니다.

일단 이정도가 다른 리뷰에서 다뤄졌던 이야기구요, 제가 봤던 좋은점(?)은
1. 키보드가 잘 밀리지 않습니다.
- 아래에 stopper 역할을 하는 놈이 이쁘게 달렸는데, 이쁜것 만큼 자기 할일을 못할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 회사 책상위에서 사용할 때 밀림은 거의 느끼지 못했어요.

2. 키보드 자세를 처음부터 교정할 수 있습니다.
- 일주일 쓰고 나서 양손을 사용하는 자세가 꽤 많이 교정되었습니다. 하지만, 키보드 구조 때문에 제가 배웠던 것과 좀 다른 위치로 키를 쳐야 하는 부분이 좀 있어서 헤깔리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지금 키보드 위에 올려놓은 손의 위치는 참 모범적이라고 생각되네요.. ;;;

3. 여러가지 기능이 지원된다(?)
- 이거 좀 잡다하게 많은 기능 지원되는 듯합니다. 클릭할 때 소리도 나는데, 끄거나 켜는 게 가능합니다. 처음에 받았을 때 클릭할 때마다 소리가 나서 좀 이상하게 생각했었는데, 메뉴얼 찾아보니 끄는 것도 가능하더라구요. 그 외 키 매핑을 완전히 다시 하는게 가능하고, 매크로 기능이 키보드 자체에 있습니다만 이쪽 기능은 제가 사용해보지는 않았습니다. 맥/PC/101키 모드가 쉽게 전환된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럼 제가 느낀 단점입니다.
1. 키 배치가 완전히 다릅니다만, 이를 위한 교재 지원이 부실합니다.
- 링크#2가 기술지원의 다운로드 링크입니다. 저기서 키 위치 익히는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게 플로피 디스크가 필요합니다. 매우매우 옛날에 만들어놓고 더 이상 손대지 않는 부분인 거 같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라도 빨리 키보드에 적응할 수 있다면 좋을거라 생각됩니다만.

2. 메뉴얼이 없네요.
- 제가 받은 박스가 풀셋이라고 생각되는데, 메뉴얼이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키보드임에도 여러 기능이 있어서 메뉴얼이 필수라고 생각됩니다만 기본으로 프린트된게 들어있지 않다는게 좀 한심했습니다. 가격에 비해 부실하단 느낌일까요. 다행히도 홈페이지의 기술지원 부분에서 PDF를 받을 수 있긴했지만, 그래도 책으로 받는거랑 기분이 다르잖아요.. :(

3. 프린팅이 좀 아쉽습니다.
- 키캡이 일반적인 키캡과 꽤나 다른 느낌인데, 키캡 위에 찍힌 거 보면 스티커 붙인 느낌입니다. 좀 오래 사용해봐야 그 내구성을 알겠지만, 키캡 자체에 음각된 것보다는 프린팅이 오래 가지는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키캡 자체는 단단한 느낌을 줬고, 각 손가락의 기본 위치는 모양과 색깔과 감촉이 다른 키캡이 있어서 손 위치 익히는데에는 많은 도움을 주긴 했습니다. 사진들을 주욱 살펴보면 키네시스의 대부분의 키보드가 비슷한 프린팅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4. 세벌식 사용자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 제가 배운게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반 키보드를 사용할 때와 손가락 위치가 많이 어긋났습니다. 두벌식 사용할 때에는 오히려 별 문제점을 느끼지 못했지만요. (하지만 일주일정도 지나니 평균타 정도는 다시 나오더라구요. ^^)

5. ctrl/alt 키를 많이 사용하는 분들에게도 비추입니다.
- 시스템 엔지니어를 하시거나 emacs/vi등의 에디터를 많이 사용하는 분들은 ctrl/alt를 사용하는 비중이 일반 사용자보다 좀 높을 거에요. 그나마 ctrl만 많이 사용하신다면 caps lock을 ctrl로 변환해서 사용하면 나름대로 문제를 피할 수 있지만, 저처럼 손 작은 사람에게 키보드 가운데에 멀직이 떨어져있는 ctrl/alt를 사용하는건 꽤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다 caps lock을 ctrl로 변환하면 왼쪽 손 위치에서 키를 너무 많이 사용하게 되어 왼손이 오히려 아픈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더라구요. Alt키는 결국 익숙해지는데 실패했습니다. 제 손가락에 마디가 하나 더 있는 손가락 길이를 가진 분들이라면 나름대로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도 가능할거라고 상상해봅니다.

주절주절 글이 길어졌습니다. 다시 이 글을 시작하면서 꺼냈던 "제가 왜 사용기를 쓸까"란 문제를 생각해보면... 아쉬움 때문일까요. 여태까지 다뤄보았던 키보드 중에 가장 신선한 디자인 컨셉을 가지고 만들어진 키보드라 생각되는데(사실 최종병기 그녀가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T.T), 결국 제가 사용할 수 있는 키보드는 아니라는게 판명났기 때문인듯합니다. 그리고 좀 더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의 선택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긴합니다. ^^

긴 글 읽어주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