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이미 많은 700R의 리뷰가 올라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올라올 것으로 예상이 되므로

외관이나 특징 등은 생략하고 주옥션과의 키캡 비교를 중심으로 간략히 작성하겠습니다.

 

올해 초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레오폴드의 700R.

예약판매는 성황리에 종료가 되었지만 게시판을 둘러보니

뒤끝이 깔끔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미 게시판에서 많은 분들이 지적 하셨듯이 순정 키캡을 주 무기로 한 키보드가

키캡에 하자가 있다는 점에서 큰 실망을 안겨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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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쁘게 생겼는데 말이죠...

 

고속타이핑과 즐거움

필자가 키보드를 선택함에 있어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압축하면

'고속타이핑의 적합성, 타이핑의 즐거움' 이 두가지 입니다.

아직까지 두 마리의 토끼를 완벽하게 잡았다고 생각한 키보드는 없었으며

적정선에서 타협을 하곤 했습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는 '청축'이 탑재된 키보드를 칠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보강판이 없는 체리 순정 모델이면 더욱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청축은 고속타이핑에

적합하지 않았으며, 보강판이 없는 모델은 더더욱 고속타이핑에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흑축은 고속타이핑에 매우 적합했지만, 필자의 타이핑 습관으로는 타 축에 비하여

압도적으로 금방 피로가 쌓였으며 무엇보다 취향의 문제로 즐겁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장 무난한 갈축이나 알프스 클릭계열에서 타협점을 찾곤 했습니다만!

"700R+청축이라면 어떨까" 라는 마음으로 아주 오래간만에 청축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키스킨

흐물흐물하고 끈적끈적한 실리콘 키스킨이 번들로 제공됩니다.

먼지 덮게용으로만 사용합니다만 시험삼아 실제로 덮고 쳐봤습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습니다. 본인은 최악이었습니다^^;

다만 소음은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잠깐 덮고 사용하는

용도로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2012.1.25 추가합니다.

번들 키스킨은 너무나도 끈적끈적 하기 때문에 손가락의 이동에 제약이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빠른 타이핑을 하면 할 수록 걸리적 거렸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먼지 덮게용이기 때문에 크게 상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몇일 사용 해 보고 또 한가지 느낀 것이 있습니다.

 

키스킨의 끈적함 때문에 먼지나 머리카락 등이 아주 쉽게 키스킨에 붙었습니다.

먼지를 방지하는 용도의 키스킨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책상의 먼지를 불러오는

듯한 느낌이 들어 불쾌했습니다.

 

필자는 플라스틱 커버보다 키스킨을 선호하는 타입입니다. 그래서 700R의 키스킨도

내심 기대했으나 이런 키스킨이라면 높은 점수를 줄 수 없겠습니다.

10점 만점에 3점. '그래도 없는 것 보단 낫지' 정도의 수준입니다.

이전 멤브레인 국민키보드 중 하나였던 삼성 DT-35의 얇은 키스킨이나

최근의 아이락스 KR-6251 (기계식)의 평범한 번들  키스킨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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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사용한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OTL

억지로 과장하려고 책상을 키스킨으로 닦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제 방이 깨끗한 편은 아니긴 합니다.

실제 보다 사진이 더욱 적나라 합니다.

 

 키캡의 두께 및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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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이 700R 우측이 주옥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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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700R, 아래 주옥션입니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거짓말이 아니군요. 13mm 내외입니다.

그에 반해 주옥션의 키캡은 0.7mm 내외입니다.

사진상으로는 큰 차이로 보이지 않았지만 측정해 보면 꽤 차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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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R의 문자열은 개당 약 1그램입니다. 두꺼운 만큼 무거운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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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주옥션의 키캡은 얇은 만큼 가볍습니다. 개당 약 0.8그램입니다.

하단열의 경우 높이가 약간 높은 편이라 약간 무거울 수는 있겠습니다만

키캡 한개의 무게라면 거의 오차범위 이내라 생각합니다 ^^;

  

 높이

'ㅁ키(A) '와 'ㅋ키(Z)'의 높이를 측정 해 보았습니다.

측정 방법에 따라 오차는 커질수 있습니다.

필자는 캡의 아랫부분의 중앙을 측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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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이 700R 우측이 주옥션 키캡입니다. 아래 사진이 하단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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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R A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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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옥션 A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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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0R Z키 (하단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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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옥션 Z키 (하단열)

 

700R의 키캡도 낮은 편이긴 합니다만 주옥션이 조금 더 낮습니다.

주목할 것은 700R의 경우 주옥션에 비해 하단열의 경사가 크다는 점.

이것은 타이핑시의 편리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 700R의 경사는 딱히 적응이 필요하는 않았고 편하지도, 불편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와이즈처럼 경사가 더욱 심한 키보드의 경우 적응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하단열의 경우 실제 체감이 가능할 정도의 높이 차이로 보입니다만

그 외의 키캡에서는 예민하신 분이 아니라면 딱히 높이에 의한 차이는 느끼 어려워 보입니다.

 

 700R과 주옥션의 키캡 근접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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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700R에 주옥션 K키를 꼽은 모습입니다. 주옥션 키캡의 면적이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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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옥션 K키 근접촬영

*위의 두 사진은 동일한 키캡입니다. 윗 사진의 화이트밸런스가 어긋나 깨끗해 보일 뿐입니다.b (3).jpg b (4).jpg

700R K키 근접촬영

 

키캡의 마감상태

많은 분들이 언급하신 것 처럼 키캡의 마감상태는 말 그대로 개판이었습니다^^;;

마침 집에 배송료를 제외하고 3000~4000원주고 신품으로 구매했던 MASS 키보드가 있어서

비교해 봤습니다만 키캡의 마감은 4000원짜리 키보드의 압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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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외에도 키캡의 삐뚤어짐, 스페이스바의 소음, 백스페이스의 위화감 등이 화젯거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좀 심했죠 ^^; 이중에 한 가지만 잘못 되었더라도

충분히 이야기거리가 될 텐데, 예판 버전은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은 키보드였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 중에서 유일하게 신경쓰이는 것은 '백스페이스의 위화감' 뿐이었습니다.

스테빌라이저의 특성인지 다른 키들 보다 약간 무겁게 느껴집니다. 나머지 문제는 실제 타이핑시

딱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었으며, 백스페이스의 위화감도 이틀만에 거의 적응이 되었습니다.

엔터키에 스위치가 두개 들어가 있는 주옥션은 개조라도 하지 않으면 도무지 적응이 안 되서

'포기' 하고 그냥 쓰는 수준이었는데 700R의 백스페이스는 같은 청축 스위치가 한개였기 

때문에 포기가 아닌 적응이 가능했습니다. 때문에 저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고 해도

예판버전을 구매하여 하루라도 빨리 사용했을 듯 싶습니다.

 

다만 이것은 '비교적 까다롭지 않은' 혹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다른' 필자의 생각일 뿐입니다.

예판 버전에서 거론된 문제점은 레오폴드가 (아마도) 개선할 것으로 보이므로 완성도에도 

신경을 쓰시는 분은 조금 기다리시는 것이 현명해보입니다.

만약 개선이 된다면 기성품 중에서는 상당히 메리트가 있는 키보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타이핑 영상을 첨부하며 마치겠습니다.

한컴타자연습을 이용한 타이핑 영상입니다.

비교적 평이한 수준의 문장으로 보이는 '부자와 당나귀'의 1페이지를 두번 쳤습니다.

처음에는 가능한 한 빠르게 타이핑 했으며, 두번째는 비교적 천천히, 살살 타이핑 했습니다.

물론 마음먹으면 더욱 살살 타이핑도 가능 합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청축은 고속타이핑에 어울리지 않는 축이라고 생각했었으나

700R의 안정적인 보강판과 키캡에는 충분히 타협이 가능했습니다.  

당분간은 700R이 다른 키보드에 주력의 자리를 빼앗기는 일은 없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