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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키보드라는 것은 일종에 "신뢰"를 바탕으로 키감,스트록,배열,디자인 등등의 요소로 자신만의 키보드를 찾게 된다. 이 과정에서 "딱~이네..."라는 말을 혼잣말로 흥얼거릴 때 비롯소 자신만의 키보드를 찾았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매니아들은 커스텀이나 튜닝의 과정을 거치게 되고 자신의 만족도에 따라서 100인 100색의 키보드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기성 제품일지라도 사용자의 사용 시간이나 버릇에 의해서 자연윤활이 되어가고 마치 자동차의 ECU와 같이 그 사람을 위해서 서서히 변해가는 익숙해져 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모든 것은 "신뢰"를 바탕으로 시작된다. 그럼 키보드의 신뢰라는 것은 무엇인까? 필자의 생각에서 키보드의 신뢰는 바로 "어떤 상황에서도 타이핑이 된다."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무리 좋은 키보드라 할지라도 고스트현상이나 딜레이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면 이미 신뢰를 잃어버린 키보드이며 바탕이 없는 키보드가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후지츠의 KFB4700 시리얼의 키보드는 믿음직한 키보드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이제 부터 하는 리뷰는 그 신뢰를 베이스로 두고 나머지를 이야기할 것이다.

 


Peerless 방식의 키보드

EPSON Q203A 키보드에서도 적용된 후지쯔 Peerless(피어리스) 방식의 키보드이다. resizing_IMG_6646.jpg

 

많은 유저들께서는 후지쯔의 피어리스 방식이 익숙한 방식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이 키보드는 MODEL M 키보드와 같이 독자적인 방식을 가지고 있다.  위의 사진에서 키캡을 분리하고 보이는 하얀 판아래는 코일 스프링이 들어있고 그 것이 아래의 리버돔으로 전달이 되어 입력이 되는 멤브레인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멤브레인 방식이라고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많은 매니아층이 형성된 모델엠 또한 엄연한 멤브레인 방식이다. 저가형 멤브레인 키보드가 나오기 시작하고 키보드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기 시작하면서 멤브레인 키보드는 싸구려 또는 고장이 잘나거나 말을 안듣는 키보드로 인식할 지는 모르겠지만 후지쯔의 피어리스 방식의 키보드는 그런 분류의 키보드가 아니다. 우리가 Model M을 멤브레인 키보드라고 우습게 생각하지 않는 것 처럼 말이다.

 

피어리스 방식의 키보드의 특징은 안정된 키감이다. 보통 리버돔을 누르는 키보드에서 축만 존재해서 정확한 타이핑에만 키가 입력되는 것과는 다르게 피어리스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판모양의 축이 클릭이 되는 순간 리버돔의 양 옆을 고정 하듯이 누르고 가운데 코일 스프링과 함께 있는 축이 리버돔을 클릭한다.  거기에 철판 보강으로 시트지를 꽉 물고 있는 구조는 키감의 안정성을 한층 더 강하게 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종이를 칼로 자를 때 스틸 자를 이용해서 확실히 압착을 위해서 온 힘을 자에 싣고  자를 것과 문방구에서 파는 미끄러운 자를 이용해서 대충 눌러서 자르는 것을 비교해보면 쉬울 것이다.

 

키캡과 키감

피어리스의 특이한 구조가 주는 전체적인 키감은 느낌은 NMB 키보드의 판스프링과 유사하다. 하지만 반발력은 갈축과 흑축의 중간 정도의 무게이다. 이는 오랜 타이핑에도 손가락을 통해서 손목에 전달되는 무리가 덜한 느낌으로 오랜 시간 타이핑을 하는 유저가 사용하기에 적합한 키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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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런 키캡 탑의 모양새가 기존의 넓으며 원형 키탐 또한 그 곡선의 기울이가 매우 급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손가락이 타이핑시 벗어나는 것을 막아주고 잘 못 클릭이 되었을 때도 정확한 키가 타이핑이 될 수 있도록 유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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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넒은 키탑의 모습과 원형 키캡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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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화 각인으로 인한 깔끔하면서도 짙은 각인의 모습]

 

키보드를 좋아하는 사람의 로망인 이 키캡의 각인 방식은 승화방식으로 각인이 되어있다. 키보드 전체적으로 보는 느낌은 맹숭한 느낌이 아닌 뚜렷한 인상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고열에 한번 가열된 키캡의 느낌은 단단하면서 깔끌한 승화키캡의 고유의 느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손가락에 느껴지는 맛은 아주 고급 스럽다.

 

 

[키보드 타검음]

 

 

 

 

외형과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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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스텝스컬쳐 1 방식의 키보드의 모습이다. 스템스컬쳐 1의 전형적인 모습의 느낌은 "클래식"이며 클래식하다는 것은 로맨틱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둔탁한 외형과는 달리 전자 타자기를 닮은 타이핑 소리는 로맨틱의 정점을 치고 있다. 하지만 타격감을 원하거나 시끄러운 것을 원하는 유저라면 로맨틱 영화보다는 액션 영화가 재미있 듯이 로맨틱은 하지만 버라이어티 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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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을 보면 LED 자라에 후지쯔의 로고가 삽입이 되어있다. 이 것은 이 시리즈의 특징중에 하나인 LED가 키에 매립되어 있다. 그런데 매립된 느낌이나 초록색 LED의 컬러가 아주 디테일하고 고급스럽다는 것이다. 아쉽다면 평소에 키보드 LED는 99%가 넘버락에만 불이 들어오는 것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LED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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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들은 키보드 다리를 접었을 때와 펼쳤을 때의 모습이다. 옆라인이 꽤나 디테일 한 것이 특징이다. 같은 형제였떤 EPSON 키보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디테일이기는 하지만 그냥 그 것은 모습의 차이일 뿐 타이핑에 크게 영향을 주는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필자가 이 키보드의 봉인을 풀고 유심히 관찰하면서 느꼈던 마음은 참으로 디테일이 좋네... 라는 마음이였고 이 마음이 아쉬움으로 남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바디에서 나온 키보드 줄의 마감이 너무나 아쉬웠기 때문이다. 형제인 EPSON은 키보드 바디의 디테일 보단 실제 이음 부분등에 디테일이 뛰어난 반면이 이 녀석은 바디의 디테일은 좋지만 키보드 다리나 라인이 나오는 부분에 대한 디테일 아쉽게 남는 키보드이다. 아마도 키보드가 고가 시장에서 저가 시장으로 옮겨가는 중간에 태여난 녀석이기 때문에 원가 절감 차원일지는 모르겠지만 키보드를 좋아하는 유저로서는 무척이나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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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다리가 접혔을 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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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다리가 펼쳤을 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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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끝단의 디자인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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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2 라인이 나오는 부분에서의 아쉬운 디테일]

 

이 키보드의 가장 큰 로망은 바로 꼬인 줄인다. 클래식 키보드의 기본 요소가 아니던가? 꼬인줄이란 게다가 늘어지지도 않고 탄탄한 모습과 짙은 회색빛이 감도는 꼬인줄 그리고 넉넉한 길이가 꽤나 마음에 드는 구석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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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필자가 이야기했듯이 이 키보드는 스텝스컬쳐 1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이야기는 키캡의 높이가 모두 또 같으면서 스텝스컬쳐를 기판을 휘어서 만든 키보드란 뜻이기도 하다. 요즘 이런 방식의 키보드가 출시되지 않는 다양한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이렇게 제작하기가 비싸기 때문이다. 멤브레인 시트가 들어가긴 하지만 그 것을 지지하는 보강판은 상판과 하판(철판 보강)으로 나눠져 있다. 그렇게 휘어진 보강판 덕에 같은 사이즈의 키캡이라고 해서 각자의 높이를 가지게 된 것이다.

 

고로 이 키보드는 모델엠과 마찮가지로 호신용 둔기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2키로에 육박하는 키보드의 무게는 둔기 대용으로 쓰기 위함이 아니라  키감의 안정감으로 나오게 된다. 바로 이 것이 이 키보드의 매력인 것이다.

커스텀 키보드를 제작하고 기성 제품을 튜닝하면서 고려하게 되는 것이 보강판에 대한 고민이다. 보강판의 주된 목적은 무게감이 아니라 키들을 안정감 있게 잡아줌으로써 거기서 느껴지는 키음의 균일 그리고 안정감일 것이다.

 

그리고 EPSON Q203A에서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스페이스바의 엄청난 키압이 아주 많이 개선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도 Q230A를 한동안 주력으로 사용하다가 높은 키압의 스페이스 바 때문에 주력에서 서브로 옮겼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 녀석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훨씬 가벼운 키압으로 조정되어 있다.

 

마무리

필자가 오랜만에 다시 리뷰를 쓰는데 이 클래식한 키보드를 택한 이유는 한가지이다. 개인적으로 버클링 방식이나 피어리스 방식의 키보드를 무척이나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키보드라는 것은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계륵이 된다. 체리나 알프스 축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NMB 키보드나 모델엠, EPSON을 주력으로 쓰는 사용자가 있는 것을 보면 키보드는 누구에게 가는가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가에 따라서 유니크하거나 계륵이 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이 키보드는 매력적이다. 그리고 그 것이 오랜 시간 타이핑을 해야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더 매력적으로 다가 설 것으로 생각이 든다. 체리나 알프스 같은 스텝스컬쳐1인 버클링 방식의 모델엠과는 전혀다른 매력을 지닌 후지쯔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필자의 리뷰는 비교의 리뷰이기 보다는 현재 이 키보드가 가지는 개성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좋다. 나쁘다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고 필자 또한 정확한 정보를 줘야하는 리뷰 이벤트가 아닌 이상 개인적인 감성을 물씬 담은 감성 리뷰를 쓰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오랜시간 동안 키보드 리뷰를 떠나있었지만 그렇데가 키보드를 멀리한 적은 없었다. 아직도 사용해보고 싶은 만나고 싶은 키보드가 많은 것을 보면 키보드의 세계란 참으로 깊으면서도 어리석은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여기서 어리석다라도 표현한 이유는 키보드가 취미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과 월컴투헬을 느끼기 전까지는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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