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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써 본 기계식 키보드는 아론 인체공학 키보드가*
전부임을 먼저 밝혀 둡니다. ^^


글을 많이 쓰는 일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실질적인 두드려봄이 없었던지라
정말 어떤 느낌일까가 항상 궁금했었습니다.

아론 기계식 키보드는 이상하게 한 두달 쓰고 나니
키를 누를 때마다 기분이 나빠지더군요.

그래서 기계식 키보드는 그런가 보다라는 생각으로 시간만 자꾸 흘러갔습니다.
...


그러던 중에 덜컥 이번 이벤트에 걸려서
이렇게 FC200R의 리뷰를 쓰게 되었군요.
이벤트를 마련해 주신 키보드 매니아와 레오폴드에 먼저 감사드립니다.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저는 기계식 키보드엔 초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여러 종류의 키보드를 타건해 보지 못해
주관적일 수 있으니 이 점은 양해를 부탁드릴게요. ^^

그나마 다행인 건 멤브레인이나 펜타그라프 같은 종류의
키보드는 정말 많이 보유하고 쳐 봤다는 점에서
기계식 키보드와의 비교는 가능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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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포장과 키캡 사은품이 같이 왔더군요.
RGB
컬러 키캡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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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모습입니다. 많이들 보셨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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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에는 사양 소개와 함께 레오폴드 스티커가 봉인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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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를 열면 바로 키보드 덮개와 간단한 설명서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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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함된 전체 물품입니다. PS2포트 변환 젠더와
전원 연결선이 같이 들어 있습니다.
최근 기계식 키보드들이 연결선을 따로 분리해서 출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휴대하기 좋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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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덮개 확대 사진입니다.
따로 아크릴 덮개 같은 걸 안 해도 되니
정말 좋습니다. 전 이런 방식의 덮개, 너무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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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느낌은 생각보다 만듦새가 좋다입니다.
저는 기계식 키보드라고는 초창기 아론의 인체공학 키보드밖에 만져보질 못해서
기계식은 이렇다!라는 정의가 사실 거의 없는 상태에서 처음 FC200R을 보게 되었죠.


그동안은 일반 멤브레인과 펜타그라프 키보드를 주로 써 왔습니다.

최근에는 해피해킹 라이트2를 주력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에
약간 강한 반발력의 멤브레인 키보드에 손가락이 익숙해져 있었죠.

그런데 처음 FC200R을 보니까 역시 돈값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괜히 일이만 원 주면 살 멤브레인 대신 기계식 키보드를 사는 게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왜 지금 와서야 기계식 키보드를 만났을까라는 후회도 같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건 아론 키보드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되는 게,
처음 샀을 때는 경쾌하면서도 중후한 소리를 내던 아론 키보드도 시간이 흐르니까
키감이 들쑥날쑥 해서 도저히 칠 수 있는 정도가 안 되더군요.
아마도 아론의 기술력이나 만듬새가 예전에는 좀 부족했던가 봅니다.
그래서 기계식 키보드는 보통 이럴 것이다라는 편견이 있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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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의 느낌과 하우징 느낌을 보기 위해서 찍었습니다.
FC200R
에는 ABS 소재의 키캡이 쓰였으며,
한글 버전은 무코팅 레이저 각인입니다.
두드려 보니 보들보들한 느낌보다는
단단한 느낌이 더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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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의 재질은 바로 위 사진이 제일 느낌과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무각 키캡을 보는 듯 약간 흐릿하더군요.
고급스럽고 단단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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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면을 보면 각 키 배열이 모두 경사가 다른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게 스텝스컬처2 방식이라고 하네요.
이것 때문에 정말 손이 편한 것을 느꼈습니다.
전 어지간한 키보드는 다 받침대를 세워서 썼는데 FC200R
받침대가 없어도 상부 키들이 올라와 있어 쓰기가 편합니다.
이건 정말 150점 주고 싶습니다. ^^

대신 단점 아닌 단점은 키캡의 모양이 다르다 보니 다른 열의 키캡을
뽑아다 쓸 수 없다는 점이네요.
전 키맵핑을 해서 바꿔 쓰는 키들이 있는데 그럴 때 좀 불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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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한데요,
모서리 부분도 둥글게 처리되어 있어서 여성적입니다.
생긴 것과 다르게 묵직한 점도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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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에는 단단하게 미끄럼 방지 패드가 있습니다.
패드가 들어가는 부분이 따로 디자인 되어 있어서
오래 써도 잘 떨어질 것 같지 않네요.

받침대는 올리면 높은 편이어서 취향에 따라 사용하면 됩니다
전 안 올려도 쓰기 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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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형 USB 케이블은 뒷면에 이렇게 꼽을 수 있습니다.
똑바로, 혹은 좌우 옆면으로 케이블을 뺄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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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은품으로 왔던 키캡 리무버를 이용해 키캡을 한 번 뽑아봤습니다.
빨간색 적축이 정말 강렬하네요.

Enter
키도 뽑아 봤는데 양 옆에 키를 잡아주는
스태빌라이저 부분이 따로 있습니다.
Shift
BackSpace도 이 스태빌라이저 부분이
키 스위치 아래에 있어서 그냥 살살 뽑으면 분리됩니다.
리무버를 쓸 때는 키가 손상되지 않게 살살 달래듯 뽑는 게 좋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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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의 내구성이 어느 정도 될 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번 뽑고 꼽고 하다 보면 연결점이 마모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FC200R 키캡만은 따로 판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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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쓰고 있던 해피해킹 라이트2와 비교해 봤습니다.
오른쪽 방향키 등이 있는 부분 길이만큼만 더 길더군요.
그리고 두께는 거의 비슷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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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스락 키와 스크롤락 키에는 LED가 들어옵니다.
자주 쓰는 키가 아니어서 켜진 걸 보려면 일부러 눌러야 하네요





FC200R은 간결함과 중후함, 그리고 경쾌함을 모두 주는 키보드입니다.
처음 손가락을 올리자마자 바로 ET와 손가락을 마주치던 엘리엇이 생각나더군요.
그런데 결국 ET가 자기 별로 내뺀 것처럼 이 FC200R과의 첫 만남도 결국엔 다른 방향으로 새더군요.
바로 적축의 키감이 이럴진대 다른 흑축이나 갈축, 백축 등의 키감은 과연 어떨 것인가?라는 포기할 수 없는 갈망이죠.


이게 가장 무섭다고들 하는데 바로 하나의 기계식 키보드를 쳐 보면 저 같은 생각이 들 것은 당연한 이치처럼 보입니다.
그나마 제가 손가락 힘이 그리 강한 편은 아니어서 그런지 갈축이나 청축 정도는
쳐 보고 싶지만, 백축이나 흑축은 사실 엄두가 안 나네요.

아무튼 처음 기계식 키보드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면 이 모든 종류의 기계식을
다 맛봐야 그 여정은 끝날 것 같습니다. (끝나는 게 아니고 갈망이 더 샘솟을 수도 있겠죠. ^^)


키감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경쾌하다는 게 맞습니다.
저도 글로 키감을 배워서 도무지 손가락 끝으로는 어떤 느낌이 전달될지 가늠하기 어려웠지만,
FC200R
을 쳐 보니 그게 무슨 말이었는지 단박에 알겠더군요.
그래서 키감이 궁금하다면 남 얘기를 듣지 말고 꼭 쳐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말로 가르쳐 주고 동영상으로 타건 모습과 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자신이 직접 느껴보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게 바로 키감인 것 같네요.


이 경쾌함은 부들부들하고 쫀득함과는 좀 거리가 있는 듯하고 살살 눌러지고
글이 술술 써지고, 계속 만지고 싶고, 누를 때 부담감이 거의 없는 경쾌함입니다.
어렵죠? 정말 제가 글로 표현하자면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가 없군요.


글 밑에 달아 놓은 타건 동영상마저 저의 이 느낌을 제대로 전달해 주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특이하게도 가볍게 건드리듯이 타법을 구사해도 제대로 입력이 되며, 바닥까지 탁탁 쳐도 입력이 됩니다.
가벼운 키 입력을 주로 하는 분이라면 소리도 적게 나고 부담 없이 입력할 수 있겠죠.


Space
키에서 위쪽으로 갈수록 점점 두껍고 굽이치는 모양으로 되어 있어 다른 키보드와는 달리
받침대를 세우지 않고도 쉽게 타이핑할 수 잇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오목한 접시처럼 숫자 키 부분들이 누르기 편하게 곡선으로 올라와 있어 손목 부담이 적군요.
그냥 흉내만 낸 모양이 아니라 바닥에 놓고 쳐 보면 왜 기울어져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멤브레인이나 펜타그라프 방식의 키보드는 대부분 얇기 때문에 받침대를 올려야
제대로 타이핑 각도가 나오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효율적인 두께라는 생각이 드네요.


키압은 약간의 반발력이 느껴집니다. 원래 적축이 흑축을 기본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갈축보다
더 흐물거린다는 생각은 안 드네요. 다른 사용자의 평을 잠깐 보자면 갈축이 오히려 적축보다
반발력은 덜하다는 표현을 쓰셨던데 그게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가벼워서 키감이 왜 이래? 라고 생각하다가도 조금씩 쳐 보면 오히려 반발력이 느껴져서
장시간 타이핑 할 때도 적당한 키압이 느껴집니다.


소음 부분은 좀 주관적일 듯한데 2주 가량 사용해 보니 그다지 시끄럽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타건하는 습관에 따라 소음이 많이 나기도 하고 작게 나기도 하네요.
저는 밤에 작업을 많이 하는데 옆에서 누가 자고 있다면 조금 찰찰거린다라는 느낌을 받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옛날에 쓰던 아론보다는 훨씬 조용합니다.
그냥 조금 시끄러운 멤브레인 소음 정도라고 해도 되겠네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Backspace키의 앞쪽 부분을 눌렀을 때 새소리처럼 쉭쉭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다시 뽑아서 소리가 나는 반대쪽을 더 눌러서 꼽으니까 소리가 안 나더군요.
다른 분들 사용기에도 이렇게 길이가 긴 키는 소리가 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따로 윤활제를 바르라는 조언도 있었지만 키캡을 안정적으로 다시 꼽으면 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기계식 키보드 초보라 쓰고 싶은 말도 많지만, 표현이 잘 안 되네요.
저처럼 처음 기계식 키보드에 입문하는 분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키보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단점이라면 한 번 쳐 보고 나니 다른 키보드의 느낌이 궁금해지는 것일 텐데요,
이건 FC200R이 지겨워질 때 경험해도 안 늦을 것 같네요.


그리고 책상 위 공간을 넓게 쓰고 싶다거나 마우스와의 거리가 멀어서 어깨가 아픈 분은
FC200R 같은 텐키리스가 답입니다.
저도 어깨 통증이 심해서 마우스도 바꿔보고 했지만, 제일 효과 좋은 건 키보드와 마우스 사이
거리를 줄여주는 것이더군요. 여기에 세로로 세워 쓰는 인체공학 마우스 같은 걸 더하면
제일 쾌적한 작업 환경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끝으로 아래에는 타건 동영상과 컬러 키캡을 꼽은 사진들입니다.
동영상은 약간 어색한 높이로 타건하는 장면을 찍은 것이니
참고만 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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