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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필자가 1987년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단체 영화 관람을 간 적이 있었다. 그때 본 영화 음악 OST를 지금도 즐겨 듣고 있는 스티븐스필버그 감독이 "태양의 제국"이라는 영화였다. 그 당시 영화를 봤던 대부분의 학생들의 머리속에 가장 감명 깊게 자리 잡은 것이 영화의 스토리도, 영화 배우의 연기력도 아닌 메인 타이틀곡이 였던 "Suo Gan"이라는 노래였다. 이 노래가 여운이 강하게 남는 이유는 적절한 음악의 사용보다도 또는 처음고 중간 그리고 마지막에서도 이 노래가 나오면서 카타르시스를 전해줘서도 아니였다.


너무나도 맑은 소년의 노래 소리가 18살 나이의 필자에게  감성에 왠지 모를 감동으로 다가 왔기 때문이였을 것이다. 그리고 같은 공간에서 같이 영화를 봤던 동창들은 이미 이 노래가 입에 붙어서 몇달을 이 노래를 흉내, 또는 흥얼거리곤 했는데 변성기의 목소리가 지난 우리들의 노래는 정말로 짜증나서 못들어주는 소리였지만 그 노래를 흥얼거렸던 녀석들의 머리에는 같이 영화에서 봤을때이 그 목소리로 들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소년의 노래 소리는 어떤 노래보다 청량했고, (혹시 마법의 성이라는 노래를 아시는 분이라면 그 노래이 소년 버젼의 목소리를 생각하면 된다.) 높은 음에서도 전혀 흔들림 없는 안정감이 감동을 더하게된다. ( http://www.dailymotion.com/video/x8sntq_empire-of-the-sun-suo-gan-umi-yukab_shortfilms )


데스코 청축의 느낌이 바로 이렇게 안정적인 청축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보통 청축이라고 하면 키감이 다소 균형적이 않은 경우가 있는데 데스코의 청축은 균일한 갈축을 클릭하는 것과 같이 안정적이면서도 고른 청축의 타건음을 지닌 키보드다.


외형

_resize_img_2422.jpg 나름 풀배열의 키보드이면서 틈새 공간들을 모두 제거함으로서 텐키리스 정도의 폭이다. (비교 샷을 찍었어야 하는데 필자가 텐키리스 키보드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풀배열 비교샷이라도... ) 배열은 체리의 컴팩트 배열과 유사하다. 그 말은 컴팩트 모델 처럼 편집키 부분이 일반 스탠다드의 배열과 조금 다르고 키캡도 DELTEE 라인은 낮은 키캡을 사용하는 스탠다드와는 달리 제일 높은 키캡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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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방향키와 텐키 부분의 사진이다. 아무래도 이 키보드의 태생 자체가 일반 유저를 위한 키보드가 아니다 보니 위에서 보듯이 특수한 기능의 문자들이 각인 되어져있다 .아마도 카드 리더기에서 카드를 읽고 나면 시스템과 연결된어 제어할 수 있는 내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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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코의 또 다른 특징은 트랙볼이 달려있는데, 성능은 그렇게 우수한 편은 아니다. 급할때 대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사실 고해상도의 모니터에서는 문제가 심각할 정도로 반응 속도가 많이 느리다. 아마도 이 키보드다 붙은 시스템은 800*600 정도의 해상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 된다.

그러나 이 키보드를 일반인이 사용할 때의 가장 큰 불편함은 위의 사진 처럼 트랙볼 부분이 유선형으로 튀어 나온 부분이다.

바로 팜레스트가 키보드와 딱 붙지 못하고 1센치 정도의 유격이 생기게 된다. 익숙해지면 문제 될 것은 아니지만 팜레에 손목을 많이 지지하고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손목의 일부가 공중에 떠있게 되고 저 둥근 트랙볼로 인해서 바닥에 마찰력이 약한 팜레라면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후자의 경우라면 범폰이 없거나 마찰력이 낮은 팜레에 해당이 되니 전체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이든다.


_resize_img_2432.jpg데스코의 뒷면의 사진이다. 위에서 보는 것처럼 뒷판은 철재로 마감되어 있고, TG3 처럼 별도의 높낮이 다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하우징 자체가 어느 정도의 높이와 급한 경사를 가지고 있다보니 다리의 부재가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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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보드의 무게감은 크기에 비해서 상당한데 필자는 100%확신을 했던 것이 보강판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였는데 의외로 보강판은 없다. 하지만 뒷판을 뜯어보면 하우징의 완성도도 좋지만 만듬새가 아주 탄탄하다 마치 톱니에 이가 딱딱 맞은 것처럼 유격이나 이격의 공간 없이 짜임새 있게 조립되어 있다. 아마도 이렇게 탄탄하고 짜임새있는 하우징과 기판에서 안정적인 타건음이 베어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지만... 이 것을 디자인 했던 친구가 그 것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냥 그것은 하나의 요소일 뿐이니까...

필자의 상상력이 그랬을 것 같다..라는 것이다. 


키캡과 키감

우선 이 키보드의 재미있는 특징은 키캡이 높이이다. 보통 필코 제품과 체리 제품으로 갈리는 키캡의 높이를 비교한다면 이 보는 필코의 키캡과 비슷한 높이이다.

_resize_img_2434.jpg 위의 사진이 텐키부분의 5번 키캡이 높이 비교이면 왼쪽이 데스코의 키캡 그리고 오른쪽이 체리 키캡이다. 필자의 리뷰를 보다보면 맴브레인의 경우 키캡의 높이가 높을 수록 구분감에 대한 효과가 높아진다는 이야기를 몇몇 한적이 있었는데 이 보드의 경우에는 키캡의 높이로 인한 구분감의 차이는 느끼기 힘들었다. 청축이다보니 클릭음만으로도 구분감이 이미 온 상태라서 그런지 소리의 크기와 음형의 차이는 있어서 구분감이 좋아지거나 또는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은 없었다. 계속해서 체리 키캡과의 비교 사진 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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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키 부분은 FJ키와는 다르게 덤돌디로 되어있고, 각인 상태는 필자의 생각으로는 레이져 각인은 아닌 것 같다. 타이포의 다자인은 체리의 타이포보다 훨씬 둔탁하고 흐린 느낌이 강하다.


_resize_img_2435.jpg [체리와 데스코 키캡의 뒷모습]


_resize_img_2437.jpg [체리 키캡과 데스코 키캡의 장착후의 높이 비교]


_resize_img_2439.jpg[전반적인 높이의 사진]


키캡의 높이가 타건음의 변화는 주지만 실질적으로 이 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처음의 서두에서 말한 것 처럼 안정적인 청량감이다. 이 말은 청축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알 수 있는 모든 키들의 키감이 균일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 보드는 대부분 키압, 타건음이 균일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필자가 리뷰를 위해서 많은 키보드를 만지면서 체감하게 되는 사실 중에 하나는 모든 키보드가 생각외로 키감의 균일함이 균등하지 않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필자의 손의 힘이 달라서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명기라는 보드를 타건해보면 전체 키감의 균일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때가 있다. 청축의 경우는 그런 것을 느껴본 적이 별로 없었는데 이 보드가 필자에게 그런 경험을 해준 것이다.


균등한 키압과 타건음, 그리고 그 안정적인 키감에서 느껴지는 청량함의 균일성(뭐가 말이 이렇게 어려운건지... 그냥 균일, 청량...)은 청축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꼭 한번은 소장해볼만한 가치를 제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치며...

필자는 요즘  와이즈 미니와 제니스 84의 감동 이후 감동적인 키보드를 만나보지 못했다. 그 감동은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져야하는데 워낙에 명기들을 손에 댄 탓인지 그 뒤로 만진 키보드들에 대해서 다소 억지의 감동을 끌어올려야 했던 것도 사실이다. 


리뷰의 일부를 소실하면서도 그렇게 아쉽지 않았던 이유도 올리지 못한 리뷰의 키보드들에서도 사실 감동을 느껴지 못한채... 그렇다고 필자가 매카니즘을 잘 알아서 매카니즘적인 접근도 쉽지 않은 상태에서 글을 그 쪽으로 쓰기란 쉽지 않았다.  리뷰는 그냥 있는 그 모습이 "좋다","나쁘다"로 시작해서 기계식을 접근하는 많은 이유 중에 하나인 키감과 타건음에 개인적인 감성을 넣는다고 생각했었다. 어쩌면 정체기 또는 얆팍한 지식의 한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나마 이런 딜레마에서 한치 만큼 위를 올려보라고 한 보드가 데스코 청축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키캡의 변화에 따른 타건음의 변화]



[타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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