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버님께서 새로 복합기를 사셨다면서 예전에 쓰시던 복합기를 보내주셨죠. 그게 삼성 SCX-3200입니다.


이 복합기 정말 물건이더군요. 나쁜 의미로요.


스펙만 보면 1200dpi급 흑백 레이저 프린터와 1200dpi 스캐너가 결합된 괜찮은 제품입니다. 출력용지 적재함엔 150장의 종이를 쌓아놓을 수 있고, 복사 속도는 분당 16장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ADF는 없지만, 그 대신 크기가 아담한 편이죠.


문제는 이 화려한 하드웨어 스펙에 비해 결과물이 거지 같다는 점이죠.


실제로 출력을 해 보면, 그 결과물은 한심합니다. 이게 1200dpi라고? 모든 세팅을 최고값으로 올려놓고 프린트한 거 맞지? 그런데 왜 20년 전에 쓰던 애플 스타일러스 잉크젯 프린터 결과물이 차라리 더 나아 보이는 건 왜지? 내가 나이를 처먹어서 노안이 와서 그런 건가?


어쨌든 이미지는 정말 기가 막히게 형편없고, 텍스트는 겨우 낙제점을 면할 정도입니다. 프린터의 이미지 처리 엔진이 한심할 정도로 수준 이하란 얘기죠. 


스캐너는 더 짜증납니다. CIS 센서를 탑재했다는 건 별 단점이 안 됩니다. 다른 저가형 복합기도 마찬가지니까요.

하지만 맥용/PC용 공히 최악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드라이버 소프트웨어는 용서가 안 됩니다. 일단 실행을 하면 프리뷰 스캔부터 한 다음 스캔 영역을 자동 판별하는데, 이게 완전히 제멋대로입니다. 종이 한 장을 집어넣으면 스캔 영역을 열댓 군데로 나눠서 설정하고, 각각의 영역마다 스캔 파일을 따로 만듭니다. 미치고 환장해서 폴짝 뛸 지경이죠. 

게다가 스캔 도중에도 심심하면 에러를 내뱉습니다.  복합기 자체의 하드웨어 결함인지 아니면 제가 쓰는 게 고장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짜증납니다.


이 제품을 산업폐기물이라고 부르는 건 산업폐기물에 대한 모욕일 것입니다. 그냥 똥덩어리죠.


아무튼 제가 다음에 복합기를 사게 된다면 절대로 삼성 제품을 사진 않을 겁니다. 하드웨어 스펙보다는 실제 결과물에 충실한,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만드는 회사의 제품을 사겠죠. 혹시 그런 제품을 알고 계시다면 추천 좀 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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