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산 해피해킹인데요. 생각하고 보니 7년 가까이 썼군요. 지금껏 아무 생각 없이 쓰다가 최근에 우연히 체리스위치 기계식을 처음 접하고선, '아 이럴수가!!!' 했습니다. 워낙 오래 써 왔고 다른 키보드에 눈독을 들인 일이 전혀 없었고 이런 쪽에 문외한이기에 그냥 흔히 듣던 대로 해피해킹이 더 '좋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건 어느게 더 좋은 게 아니라 그냥 '다른' 거더군요. 어쨌든 제가 느낀 점은 제 해피해킹의 키압이 너무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눌렀다 생각했는데 안 눌려서 오타도 많이 나고. 아마도 조금씩 그렇게 변해가던 것을 계속 쓰다 보니 못 느끼고 있던 것이겠죠. 그래서 이것저것 막 찾아보고 하다가 결국 윤활을 해 보기로 결심하고 아이오에이드를 구입한 후에 주말에 실행에 옮겼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결과는 대박!입니다. 그냥 다른 키보드예요. ^^ 이제는 제 느낌이 확실해졌습니다. 제 해피해킹이 제 마제2 갈축보다 키감이 좋은 것 같다고. 혹시 윤활을 해 볼까 하시는 분. 그냥 하세요. 최고입니다.


각설하고, 사실은 윤활하면서 사진도 찍고 나름 타건음 동영상 비교도 해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귀차니즘 때문에. 그때만 해도 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확신도 없었고요. 대신에 제가 윤활을 하면서 얻은 몇 가지를 말씀드리면 혹시나 다른 분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초보지만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어차피 인터넷 검색해 보면 분해 사진은 많이 나오니 저는 그냥 말로...


* 제가 참조한 그림은 이겁니다. http://i.imgur.com/EY3NlhZ.jpg 인터넷 검색으로 찾았는데 저도 동일하게 했습니다.


* 완전분해를 했습니다. 분해는 정말 쉽습니다. 그냥 나사 다 풀면 되고요. 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러버돔 하나당 스프링 하나씩 있습니다. 잃어버리지만 않으면 재조립하는 거 아무 문제 없으니 걱정말고 분해 하세요. 어차피 나중에 재조립할 땐 러버돔, 스프링 전부 하나하나 다시 장착한 후에 기판을 닫게 될 겁니다. 대신 러버돔이 어떤 구조로 붙어 있었는지는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큰 조각 두개, 4개짜리 하나, 2개짜라 하나, 나머지는 1개짜리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참고로 스프링 하나 잃어버리면 키 하나 버리는 겁니다. 스프링이 약간의 반발력을 주기도 하지만 정전용량 작동방식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조심하시길. 


* 제가 가장 난감했던 부분은 cylinder를 housing에서 분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림 참조). 이게 어떻게 되어 있냐 하면 cylinder에 작은 돌기가 있어서 이게 housing에 걸리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그냥은 안 빠지죠. 어떤 분께서 손톱 혹은 자(?)로 빼셨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하신건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헐크신가? ^^ 저는 어떻게 했냐 하면, cylinder에 보면 구멍이 있습니다. 그 안으로 키캡이 들어가게 되어 있죠. 거기다가 나무젓가락을 꽂으면 크기가 딱 맞습니다. 그런 다음에 나무젓가락을 사정없이 내리치면 그냥 툭 하고 빠집니다. ^^ 물론 그러는 과정에서 cylinder에 있는 돌기가 일부 손상됩니다! 하지만 어차피 그 돌기가 하는 역할은 키가 조립된 이후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혹시 아니면 누군가 지적해 주시길...


* (키캡 갯수-2)개만큼 cylinder가 있습니다. 아... 뭐였는지 까먹었는데 control이던가 shift던가 하여간 두 개는 그냥 하우징에 다른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것들은 그냥 움직이는 부분에 직접 아이오에이드를 발라줬고요. cylinder들은 샴푸를 푼 물에 슬슬슬 헹궈서 빤 후에 잘 말렸습니다. 이게 잘 하는 짓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더러운 것들을 제거하고 싶어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 다음 그림처럼 아이오에이드를 발라준 후 40분 정도 말렸습니다.


* 분해 후 제 작업순서는... (그림참조) 우선 housing의 foot rail 부분에 아이오에이드를 바르고 뒤집어 놓아 둠 -> cylinder 하나하나마다 아이오에이드를 바르고 뒤집어 놓아 둠. 시간 꽤 걸림. 그러는 동안 housing에 발랐던 아이오에이드는 대충 말라 있음 -> housing을 다시 똑바로 들고 cylinder hole 부분에 하나하나 아이오에이드를 발라줌 -> 40분 기다린 후 재결합


* 재조립할 때는 하우징을 뒤집어서 윤활액이 묻지 않게 손에 들고 cylinder를 하나하나 박아 넣고, 러버돔을 얹고, 스프링을 얹고, 기판을 닫고 나사를 조여줍니다. 


*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작업할 때 환기를 잘 해 주세요. 저는 어디서도 이 얘기를 찾지 못 해서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아이오에이드가 불소계 윤활제라고 들었는데 마르는 과정에서 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눈이 따갑고 뭔가 냄새가 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거든요. 이 부분은 잘 아시는 분이 계시면 확인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하여간 환기 잘 해 주세요.


아... 별 거 아닌 글인데 쓰다 보니 무지 기네요. 급하게 마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