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구 목적

키보드라는 단순한 입력장치의 중독성에 대한 원인을 분석한다.
보통은 컴퓨터를 사면 자연스럽게 껴주는 물건 쯤으로 인식되는 이 입력장치에 대해
집착과 수집, 나아가 개조와 제작을 하는 기이한 집단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원인 불명의
과도한 지름현상에 대한 원인 규명과 그 위험성에대한 이해, 그리고 방지함을 본 연구의
목적으로 한다.

2. 키보드란?

한국 위키 백과에서는 키보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이 하고 있다.

키보드[Keyboard]한국어 위키백과
키보드(영어: keyboard)는 다음을 말한다...건반 악기.전자 키보드..컴퓨터 자판.타자기 자판.

또, IT 용어 사전에서는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15XXX17171'라고
설명하고 있다.

2. 일반적인 키보드의 소비,사용 패턴

키보드는 컴퓨터 주변기기중 필수품으로 꼽히지만, 키보드 자체가 컴퓨터의 성능을
좌우하는 역할을 하지는 않기에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키보드에 대해 최소한의 투자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서 말하는 최소한의 투자란 '무료', 일명 '공짜'를 의미한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 (www.danawa.com)을 보면 키보드 인기순위 12월 15일 기준으로
1위인'i-rocks KR-6220 블랙'은 8000원, 10위권에서 가장 비싼 키보드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사이드와인더x6 으로 70000원이다. 10위권 내의 비율로 따지면 10000원 미만이 4개,
10000원~30000원 사이가 2개, 30000~50000원이 1개, 5만원이 넘는 모델은 3개이며, 10만원
이상의 모델은 없었다.  

10위권에서의 고가 제품을 보면, 07년 이후에 발매된 신모델이며,
무선 등의 비교적 신기술이 적용된 모델들이다. 다나와 기준에서의 키보드 최저가는 4000원
이며, 최고가는 '로지텍 무선 diNovo Edge'로 30만원이다.

정확한 통계는 집계되어 있지 않으나 일반적을 1PC-1키보드, 혹은 고장 등에 대비한 여분을
포함하여 1PC-2~3키보드가 일반적인 키보드 사용 패턴으로 알려져있다.

키보드를 새로 사는 경우는, 이 역시 통계가 나와있지 않으나, 키보드의 고장이나, 본체의
색상과 맞추기 위함 등이 주된 이유로 알려져있다. 키감에 의한 키보드 선택도 한 이유로
들수 있으나, 보통은 멤브레인-펜타그레프의 한정된 범위에서의 구매가 이루어진다.

일부 게임매니아들이 보다 수월한 게임 진행을 위해 고가 입력장치를 구매하는 경우가
있으나키보드보다 마우스의 비율이 크다. 일부는 특정집단과의 정보 공유를 통해 특정집단에서
사용되는 키보드를 사용하거나, 특정집단의 한 구성원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3. 특정 집단의 키보드 소비 패턴

특정집단(이하 키매)에서의 가장 두두러진 소비패턴은 2가지이다.
첫째는, '1PC-2~무한대 키보드'라는 키보드의 수량의 차이,
그리고 두번째는, '키보드 가격은 50000원 이하는 저렴, 10만~15만원은 적당, 15만~25만원은
부담이며, '비싸다'의 경우 30만원 이상'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키매에서 주로 사용되는 키보드는 표준배열을 중심으로 한 일반 키보드들로 유선의 비율이
높으며, 특수 기능보다는 기본의 키보드 기능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강하다.
일부 사용되는 특수기능으로는 메크로키 등으로 알려져있다.  

표면상으로 키보드 구매의 이유는 '키감' 으로 멤브레인, 러버돔, 펜타그레프,기계식, 무접정,
버클링 등으로 일반 소비자에 비해 다양화 되어 있으며, 기계식도 체리와 알프스로, 그리고
각 회사별로 축의 색깔에 따른 차이등도 주요 구매 고려 요소이다.

하지만, 같은 축이라도 생산 년도등에 의해 등급이 나누어지며, 같은 축이라도 개조, 윤활등의
커스터마이즈에 의해 다시 평이 나뉜다.

그 외에도 키캡의 재질, 인쇄의 종류, 키캡의 색(;;) , 제조사, 하우징의 크기, 무게, 보강판
LED의 색(-_-), 다른 회원의 말(ㅠㅠ) 등에 의해 다시 키감에의 원인을 주는 요소들이 세분화
된다.

허나 조금더 깊게 들어가보면 '키감'에 의한 추가 구매는 표면적인 이유로, 실제로는
특별한 이유없이 추가구매를 반복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키매의 장터를 분석해보면 인기 매물의 경우 판매글이 올라간지 1분이내에 [예약합니다]의
댓글이 달리는 경우를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그리고 그뒤에 2차 , 3차 등이 달린다.

4000원짜리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도 1~2분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음을 생각하면
10만~20만원의 키보드의 구매에 있어 1분이내에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부분, 그것도
중고 구매이며, 실물을 본적없는 온라인을 통한 구매 예약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현대
과학, 의학, 심리학적으로 상당히 괴리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4. 특정집단에서의 키보드에 대한 행동 분석

키매에서는 적게는 2~5대에서 100대 이상(추정) 의 키보드를 보유하고 있는 이른바 콜렉터들이
다수 존재한다. 재미있는 부분은 10대이상을 가지고 있어도 10대가 모두 실사용이라는 유저가
상당수 존재한다.

키매에서의 행동분석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1) 키보드 관심단계
새로운 키보드 구매에 대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우연히 키매를 발견 그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되는 단계이다. 일부 유저는 '이런 키덕후들!'하며 윈도우 창을 닫고 나가버리기도 한다.

2) 키보드 정보수집 단계
자신이 모르던 키보드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싹트기 시작한다. 가입결정을 못내리던 사람들은
이 시기에 가입을 결정하기도 한다. 리뷰, 칼럼, 스펙,사용기, 팁 등을 꼼꼼히 읽어보며
자신에 맞는 키보드란 무엇인가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해보기도 한다.

3) 초기 지금 단계
일부 유저들은 1)단계에서 2)를 건너뛰고 바로 3)으로 오기도 한다.
2)에서 아무리 사용기 등을 읽어봐도, 역시 감이 오지 않고, 이것도 좋아보이고 저것도
좋아 보이니 결국 하나를 사보게 된다.

자신의 자금사정으로 가능한 저가 추천 모델, 혹은 아예 초기부터 망설임 없이 고가모델로 가서
조기 졸업을 하려고 하는 시기이다.

미니 배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체리 ML 4100 필코 86E 등의 5만원 이하에서 구매 가능한 제품을,
표준 배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필코 제로, 혹은 마제스터치 등이 주요 대상이 된다.

고가 제품으로는 미니의 경우 해피해킹시리즈, 표준은 리얼포스가 주요 대상이 된다.

역시 이 단계에서 일부 졸업을 하지만, 상당수는 유급을 하고 반복 지름 단계로 넘어간다.

4) 반복 지름 단계

3) 단계에서 만족하지 못한 경우, 혹은 키보드에 맛이 들려서 다른 제품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한 단계 이다.

반복 지름은 크게 3가지 패턴이 존재한다.

1] 합리적 소비형

질렀던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경우 되팔고 다른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이다.

2] 콜렉터형

단종된 제품이나 해외생산품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특정집단의 키보드는 한번 방출할 경우
언제 만날지 모른다는 리스크가 발생한다.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하여 과감하게
경제적인 부담을 끌어안고 다른 제품을 구매하는 구매 형태를 말한다.

3] 복합형

소장용과 방출용이 나누어지며 가장 일반적인 패턴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보유 키보드 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5) 키감에의 여행 단계

소문의 키보드들을 한번씩 만져보기 시작한다. 체리, 알프스를 중심으로 한 빨주노초파남보
각양각색의 키보드들을 만나보고, 변흑 등의 개조된 축을 경험해보기도 한다.

서서히 키보드에 대한 지식이 쌓이며, 주변사람들에게 키보드 중요성에 대한 열변을 토하거나
지름의 길로 이끌기도 한다.

회사용 1,2,3, 가정용 1,2,3, 노트북용 1,2,3은 물론이고, 필요없다고 해도 아버지용, 아내용,
애인용, 아들용, 딸용,형용, 누나용, 남동생용, 여동생용, 할아버지용, 할머니용 등등의 핑계로
추가 구입을 더욱 반복한다.

여자친구, 아내, 부모 등과 관계가 안좋아지기 쉬운 단계 이며, 거짓말의 횟수도 늘어나는 단계
이기도 하다. 통장잔고, 카드 고지서 등을 가족들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일부는 남자친구가 누르면 특이한 느낌이 나는 '3만원짜리' 키보드를 사줬다고 좋아하기도 한다.
비자금 확보를 생활화 하기도 한다.

이 단계를 지나면 6-1)와 6-2)의 2가지 갈림길에 서게 된다.

6-1) 키감에 대한 회의감

점점 부족해지는 잔고와 한계에 도달한 아내(여자친구)에의 거짓말, 신기루처럼 좀처럼
잡히지 않는 키감을 향한 여행에서 오는 피로감이 밀려올 단계이다.

종종 대량 방출을 하거나 키매 사이트를 즐겨찾기에서 삭제하는등 특정집단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한다.

스스로 '최고의 키감은 만원짜리 중국산 멤브'라고 자기 최면을 걸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헐값으로 대량 방출한 키보드들을 다시 더 비싼 값에 재구매하거나,
딸깍, 쫀득, 탁탁(;) 거리는 키보드의 느낌을 잊지못하고 방출의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6-2) 자신만의 키감을 만들기 위한 삽질기

썰기, 키캡교체, 스프링교체, 와이어링, 보강판등의 키감보완계획에 착수한다.
나만의 키감이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음을 인식, 키보드 제작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제작도전, 혹은 의뢰를 하게 된다. 이미 돈이란 키보드와 동급이 된다.
(EX: 1마제 = 10장 , 1리얼 : 24장 등)

6)의 패턴의 경우 6-1)과 6-2)의 패턴을 반복하는 경우도 상당수 발견된다.

7) 무념무상의 단계

이미 가족들은 더이상 눈치를 주지 않는다. 언젠가 저거 다 처분할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와 함께 쓴웃음을 짓는 아내의 모습을 가끔 보게 된다.

여자친구는 사달라는 명품백은 안사주고, 명품 키보드라고 주는 남자친구에 대해
황당한 표정을 짓고는 할말을 잃기도 한다.

인터넷 시작패이지가 키보드 매니아 장터가 되있는 경우도 있다.
특정 프로그램을 통한 모니터링의 생활화도 이미 몸에 익은 상태이다.

키보드를 보관할 공간확보를 위해 넓은집으로 이사를 생각하기도 하며, 키보드를 지르기 위해
더욱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는 모습에 일부 가족들의 오해를 사기도 한다.

5. 키보드에 집착하게 되는 이유

컴퓨터는 이제 일상 생활 가전과 같으며 거의 대부분이 매일같이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그렇기에 키보드는 늘 접하게 되는 물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키감은 대단히 주관적이며, 당일 기분, 몸상태, 컴퓨터의 작업종류 등에 의해
같은 사람이라도 다른 키감을 추구하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혹은 같은 키감을 반복하면 서서히 지루함을 느끼게 되어 다른 키감을 찾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구매는 쉽지만, 방출이 어렵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경우 자연스래 키보드 자체에 애착을 갖게 되는데 이것이 실제적인 이유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즉, '모든 키보드가 다 내꺼고 방출하면 아깝다'라는 사고가 싹트게 된다.

키매, 키보드 매니아 라는 특이한 커뮤니티 역시 원인을 제공하는 요소이다.
[지름은 당연, 키보드 2~5는 상식 10대는 평범, 100대는 선택]이라는 사고방식이 만연하다.

헌데, 왜 이런 비정상적인 사고방식이 일반화 될수 있는가?
키매의 사이트 자체는 기본적으로 인간관계와 신뢰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키매 회원 악@리 씨는 본인의 고백글 [키매냐 장터거래중 사건들....]라는 글을 통해
(관련링크- http://www.kbdmania.net/board/zboard.php?id=freeboard&page=1&sn1=on&divpage=5&sn=on&ss=off&sc=off&keyword=%BE%C7%B9%D9%B8%AE&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4600 )

키보드 매니아 장터 시스템의 문제를 극단적으로 비판한 적이 있다.

즉, 초기에는 키보드가 사람을 끌어당기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람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독특한 분위기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키보드 대수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불안함보다는 다른 회원보다 키보드 대수가 적은
부끄러움, 혹은 키보드 경험이 부족한 자신에 대한 질책이 오히려 앞서게 된다.

이러한 이유들로 키보드는 지름의 반복이 이루어지며 덤으로 만년필,마우스,게임, 당구,
은꼴 짤방 그외에 다양한 취미의 회원들로 키보드에 대해 지루해질만 하면 다른 곳에 눈을
돌리게 하며, 그 분야에 대해 추가적 지름을 유도한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취미에 지루함을 느낄 무렵 다시 키매의 장터를 찾아보는 자신을 발견한다.

6. 해결 방안

이와 같은 기현상에 대한 해결방법으로는 통장, 카드, 용돈 관리를 전적으로 아내나 가족,
여친에게 키보드 매니아의 회원탈퇴는 물론 인터넷의 해약이 필요하다.

5000원짜리 메이드인 차이나 키보드를 가지고 1년이상 꾸준한 재활훈련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허나, 성공 확률에 대해서는 지극히 회의적인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해결방안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