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스라한입니다.


이번에 아버지 선물용으로 무접점 키보드를 커스터마이징해서 드렸습니다.


맨날 제 것만 만들고 정작 가족들은 싸구려 키보드 쓰는게 마음에 걸려서


전에 리얼포스 레인보우를 가족용 컴퓨터용으로 만들었었고 이번엔 아버지가 쓰실 수 있도록 따로 하나 더 만들어봤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무접점 커스텀으로 키보드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동안 나름 많이 다뤄본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660배열의 무접점 FC660C를 커스텀하기 위해 지금까지 토프레 키보드를 총 13대 들였습니다.


리얼포스 세 대, FC660C 여섯 대, 노바터치 네 대인데 각종 이식 작업 및 커스텀을 하다 보면 하우징, 기보강을 비롯해


여러가지 부속들이 많이 남게 되어 이것들을 짜맞추다 보면 제가 쓰지 못하는 87배열이라던지 풀배열의 커스텀 토프레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리즈를 누더기 시리즈라고 하는데 


제가 만들어 판매한 첫 87배열 커스텀 토프레의 주인이신 폐인교주님께서 애칭으로 지어준 이름입니다.


제가 만들어 폐인교주님에게 분양된 누더기 1호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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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만 해도 FC660C 두벌, 리얼포스 10주년, 레승 블루/그레이, 엔조이 스페이스바 이런식으로 들어가게 되고


내부 또한 여러 토프레의 조합으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런 물건들은 만들어 낼려고 의도한게 아니라 남는 물건들로 이리저리 조합하다 나오는 물건이나 보니


약간 우연적으로 만들어지는 편입니다. 키캡과 내부 부품들의 구성 또한 미리 계산해서 만들기 어렵구요.


그래도 작업을 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키캡들의 전체적인 조화라던지 내부 셋팅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노력을 합니다.


이번에 아버지께 선물하려고 만든 토프레 커스텀도 이 누더기 시리즈입니다. 누더기 2호로 부르면 되겠네요.




일단은 누더기 2호를 사용하게 될 아버지에게 어떻게 만들면 될지 먼저 여쭤 봤습니다.


일단 사무용이기에 단정하고 화려하지 않을 것, 키패드를 포함한 풀배열일 것 그리고 이왕이면 한글 키캡이면 좋겠다는


아버지 의견을 고려해서 제가 영원히 쓰지 않을 리얼포스 104 하우징과 기보강을 기반으로 제작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제가 보유하고 있는 부품들로 작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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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매스드랍에서 구매한 리얼포스 저소음 차등 104의 하우징과 기보강을 베이스로 제작을 하게 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보강판 방청이 완벽한 상태로 되어있는 리얼포스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토프레 중에서 보강판 방청이 제대로 되어 있는 물건은 노바터치 밖에 없었는데 이 15년 10월 생산된


리얼포스의 경우 보강판 측면 방청까지 완벽히 되어 있어 좀 놀랐습니다.


따라서 귀찮은 방청작업을 건너 뛰고 바로 실린더들을 이식했습니다.


우선 문자열들은 660C의 실린더들로, 홈키쪽 6개 키는 키캡 조화를 위해 노바터치 실린더로 펑션열과 키패드 쪽은


독특한 키감을 살리기 위해 하이프로 실린더로 채웠습니다.


저는 보통 키보드를 만들 때 우선적으로 외관을 결정하고 그 이후 제작을 시작하게 됩니다.


제가 보유하고 있는 키캡들의 조화로운 구성을 위해 머리을 굴리고 나서 키캡들을 어떤 것으로 채울지 결정이 되면


그 이후 그에 맞는 실린더들을 채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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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활은 모디열에 있는 스태빌키와 스페이스바 스태빌만 해줬고 일반키 및 키패드쪽 스태빌에는 


가볍고 경쾌한 토프레 특유의 키감을 살리기 위해 따로 윤활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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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강판에 실린더를 전부 창작하고 기본적인 스태빌 윤활을 한 이후 러버돔을 배열하게 됩니다.


문자열은 리얼포스 하이프로 45g 균등 러버돔으로, 펑션열부터 하단 방향키쪽까지 이어지는 긴 러버돔들은 전에 재단하고


남은 노바터치 45g 균등 러버돔으로, 텐키패드는 쓸 데 없이 많이 굴러다니는 1x1짜리 짜투리 러버돔들로 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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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션부터 홈키쪽 6개 그리고 텐키패드에 들어가는 금색 스프링은 하이프로 순정 스프링들입니다


나머지는 제가 그동안 토프레들을 다루면서 모양, 압력, 색상, 광택등의 기준으로 총 8종 이상으로 분류한 스프링들 중


남는 키의 숫자에 맞는 어떠한 한 종류의 스프링을 쓰게 되었습니다.


기계식의 복잡함과 달리 무접점의 경우 토프레끼리는 전부 호환되는 모듈식이라 보면 되고


납땜도 따로 없기 때문에 이제 바로 기판을 체결하게 됩니다.


기판을 덮기 이전에 스프링들의 평형들을 최대한 잡아줘 스프링 찌걱임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해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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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판이 완전 체결된 모습입니다.


제 경험상 무접점에서 최종적으로 나오는 키감의 균일함은 바로 이 기판 체결에 달려있다고 생각하기에


모든 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기판 체결시에 나사들을 문자열 중심부터 주변으로 퍼져나가듯이 체결해 나가되 한번에 최대한 돌리는 것이 아니라


드라이버에 힘을 주지않고 돌아가는 데 까지만 체결을 하는 식으로 전체 나사를 총 3~4회에 걸쳐 체결합니다.


마지막 회차의 나사 체결시에는 힘을 줘서 더 이상 돌아가지 않는 지점까지 나사를 돌립니다.


이런식으로 보강판-실린더-러버돔-기판을 균일하게 빈틈없이 체결하면 중단 분열러버돔같이 태생적으로


균일하지 않은 러버돔들의 키감들도 균일하게 잡아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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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음 시공용 흡음재로 흡음작업을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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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포스의 경우 하부하우징 최상단의 공간이 꽤 있기 때문에 그 곳에


무점점만의 특성인 러버돔 경화를 최소화 하기 위해 방습제를 양면테이프로 부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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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깔끔하게 부직포를 재단하여 다시 한번 덮어줬습니다.


이제 완전히 체결된 입력접점부를 흡음+방습 작업이 완료된 하우징 하판에 올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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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자세히 확대해서 보면 토프레사의 여러 스타일의 실린더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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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열은 토프레 기본스타일 실린더들, 보라색은 체리키캡 호환이 가능한 노바터치 실린더, 그리고 최상단 펑션열은


리얼포스 하이프로 전용 실린더들입니다.


모든 작업이 끝났습니다. 이제 상부 하우징을 체결하고 키캡들을 끼워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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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요구사항대로 쓰리톤의 단정한 사무용 키보드가 나왔습니다.


키캡 구성은 이렇습니다.


하단 모디 : 리얼포스 블랙

문자열 및 나머지 모디 : FC660C 화이트 한글 

펑션열과 텐키패드 : 리얼포스 하이프로

홈키 6개 : 대승 먹각

+레드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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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오목한 하이프로의 키캡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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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전에 가족사용 용도로 제작했던 노바터치 실린더 104개를 이식한 리얼포스 레인보우와 함께 찍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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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는 절대 쓰지 않는 풀배열의 리얼포스 하우징과 기보강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다른 토프레들의 키캡들과 부속들을


이용해 만든 누더기 2호의 작업이 끝났습니다. 저도 다시는 못만드는 구성이기 때문에 소중하게 다룰 분들에게


선물하거나 분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전 다시 660으로 슝~

FC660C/M Custo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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