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kbdmania.net/board/zboard.php?id=freeboard&page=3&sn1=&divpage=2&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9648얼마 전, 대윤님의 갈색 축에 대한 글의 댓글 과정에서 테스트하여 실증한 몇 가지 사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먼저, 오랜 시기 다양한 키보드에 사용된 갈색 축을 신형, 구형으로 구별하는 것 자체가 정확한 명명은 되지 못하겠지만, 스위치의 구성물이 대체적으로 일치하는 체리 5000, 컴팩 1800을 구형으로, 컴팩 11800 일자돌기, 1862에 사용된 스위치를 신형으로 구분해 보았습니다.  

컴팩 11800의 경우, 시기에 따라 다양한 차이를 보이는 스위치가 발견된다는 여러 회원님들의 견해가 있고, 실제로 11800 일자돌기에 사용된 구성물도 육안으로 충분히 구별할 수 있는 차이점(red brown 슬라이더, 1862보다 진한 골드 스프링)을 보여주지만, 일자돌기 키캡을 사용한 11800의 스위치가 동일한 구조물을 사용한 것으로 추측되는 5000과 컴팩 1800보다는 1862에 가까운 슬라이딩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신형으로 구분해 보았고, 이러한 분류에 대한 이견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구형과 신형 스위치의 구성물 차이에 따른 키감의 변화는 각각의 스위치가 적용된 키보드의 상하부 하우징, 보강 유무, 키캡의 재질과 높이에서 오는 차이보다 적을 수 있으며, 일반적인 연타 타이핑을 할 때 보다는 키캡을 열고 슬라이더를 살며시 눌러보았을 때, 확인할 수 있는 미세한 정도의 차이입니다.   그렇지만, 스위치가 키감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근원적인 지점이고, 분리된 스위치뿐만 아니라 구성물의 교체작업을 통한 다양한 개조 작업에 활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히 존재하는 차이의 원인에 근접하려는 시도는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흔히, 5000이나 컴팩 1800의 스위치를 경험한 분들의 키감에 대한 표현을 보면, 신형에 비해 ‘부드럽다’, ‘촉촉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습니다.  두 키보드 모두 상당히 레어한 편이긴 하지만, 소장하거나 경험한 많은 매니아 회원님들은 이러한 표현에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키감에 대한 경험은 스프링이나 다른 구성물에 의한 키압의 차이에서 기인할 수도 있지만, 그 보단 슬라이더를 누를 때 슬라이더의 밑 부분과 판스프링 접촉부의 마찰을 통해 구분감을 느끼는 지점(넌클릭)에서 보다 확실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형 스위치의 경우 구형에 비해 이 지점에서 걸리는 느낌이 강하고 유연하지 못한 특성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특성은 ‘건조하다’, ‘드라이하다’, ‘껄끄럽다’등으로 구형과 상대 비교하여 표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회원님들의 갈색 축에 대한 느낌을 나타낸 글 중에서 ‘촉촉하다’, ‘건조하다’는 말은 종종 오래 사용된 중고 키보드나 윤활이 부족한 상태의 슬라이더로 인해 서걱거리는 현상을 표현할 때 사용되었으며, 제가 구형 갈축과 신형 갈축의 상대 비교에 표현한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구형, 신형 갈축 스위치의 슬라이딩 시 느껴지는 차이는 스위치의 각각의 구성물의 재질, 강도, 모양새(판스프링의 마찰 부분의 정렬각도), 윤활유무, 윤활 정도와 종류 등에 따른 복합적인 결과로 추측해 볼 수 있었습니다.

체리 스위치는 상하부 하우징, 슬라이더, 코일스프링, 접점부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접점부와 판스프링이 분리된 알프스 스위치와는 달리 체리 스위치의 접점부는 판스프링과 한 몸체를 이루고 있으며, 복잡하고 섬세한 구조물입니다.  


사진 531.jpg

체리 백색 스위치 분해사진(위는 갈축, 아래 좌로부터 하부하우징+접점부-판스프링, 코일스프링, 상부하우징, 슬라이더, 조립된 스위치)



구형과 신형 갈축 스위치 구조물의 외형적 차이를 보면,

1. 슬라이더

구형(5000, 1800)-갈색
11800 일자돌기-적색이 포함된 갈색
신형(1862)-초콜릿색에 가까운 진한 갈색

대략적으로 위의 색상으로 구별 가능하지만, 정확한 구별 기준이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슬라이더의 색상 이외에 무게, 재질의 차이는 확인 할 수 없었습니다.

2. 코일 스프링

구형(5000, 1800)-진한 금색
11800 일자돌기- 금색
신형 (1862)- 옅은 금색

코일 스프링의 경우에도 색상 이외에는 재질의 차이에 의한 탄성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3. 상하부 하우징

모양의 차이는 발견할 수 없지만, 키캡이나 스위치의 분리 시에 신형(1862)의 상부 하우징이 쉽게 열리는 것으로 짐작컨대, 재질의 차이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4. 슬라이더 및 접점부 윤활 상태

신구형 모두 슬라이더에 윤활제가 코팅된 듯 매끄럽게 빛나지만, 윤활제의 종류나 차이는 육안으로 확인 할 수 없었습니다.  

5. 접점부-판스프링

육안으로는 구형과 신형의 모양과 재질 차이를 확인할 수 없지만, 슬라이더 이동시의 판스프링의 접촉부의 움직임을 측면에서 주의 깊게 관찰하고, 스위치를 버릴 각오를 하고 손끝의 촉감으로 확인해보면, 재질의 강도와 두께, 유연성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고, 슬라이더와 만나는 판스프링 접촉부의 정렬 각도의 차이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사진 535.jpg

(좌로부터, 1862, 11800일자돌기, 1800, 5000의 상부하우징, 슬라이더, 코일스프링)
(코일 스프링의 경우, 라이트 문제로 정확한 색상의 차이를 담지 못했습니다.  5000과 1800의 경우에도 슬라이더에서 색상의 차이가 확인되며, 상부하우징의 경우 5000의 것이 두드러지게 단단해 보이고 표면도 거칠게 처리 되어있습니다.)


이처럼 구성물 대부분의 가장 중요한 재질 차이를 확인 할 수는 없지만, 각각의 신품 스위치의 구성물을 교체 테스트하면서, 검증할 수 있었던 사실 중의 하나는 ‘부드러운’ 슬라이딩감을 주는 구형 갈축 스위치의 주원인은 ‘접점부-판스프링’의 차이에서 기인한다는 점입니다.  

구형(5000, 컴팩1800) 스위치의 판스프링의 축은 신형에 비해 두껍고 안정적이며, 슬라이더와 맞닿는 접촉부의 각도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슬라이더의 상하 이동시에 상당히 유연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반면에 신형 판스프링의 경우, 촉감으로 확인 가능할 정도로 판스프링의 축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며, 슬라이더의 이동시에 껄끄럽게 반응합니다.

이러한 판스프링(두께, 접촉부의 유연성, 각도)차이는 구형과 신형의 슬라이더와 스프링을 교체한 경우에도 거의 같은 결과를 보여줍니다.

1. 슬라이더만 교체했을때.
2. 스프링만 교체했을때.
3. 슬라이더와 스프링을 교체했을때.
4. 슬라이더와 스프링과 상부하우징을 교체했을 때.

하부하우징과 판스프링을 제외한 모든 구성물을 교체했을 때에도 슬라이딩 시의 각각의 판스프링에서 오는 느낌의 차이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판스프링의 차이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는 슬라이더의 밑부분 모양이 달라 구분감을 가장 잘 느끼게 해주는 백축 슬라이더를 적용했을 때 보다 확실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형 판스프링의 경우, 여전히 유연하게 반응하지만, 신형은 심한 흔들림을 보이며 껄끄럽게 반응하고 심지어는 눌린 상태를 유지하기도 합니다.  

위의 테스트는 신품 4대(5000, 1800, 11800 일자돌기, 1862)의 키보드에서 각각 3개의 스위치를 대상으로 실행했으며, 예상대로 5000, 1800이 구형 스위치의 비슷한 특성을 보여주었고, 11800과 1862는 신형 판스프링의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테스트의 목적이 구형, 신형의 슬라이딩 감의 차이의 주원인을 파악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스프링의 재질과 탄성의 차이, 슬라이더의 재질과 무게의 차이에서 오는 키압 차이는 감각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사진 559.jpg

(접점부-판스프링의 모양, 양팔을 벌리고 서있는 사람과 같은 특이한 형상, 분리된 스위치가 백축밖에 없어서 백축의 판스프링의 사진을 올립니다.  모양과 접점 방식은 갈축 판스프링과 동일하지만, 재질이 더 강하고 두꺼운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테스트를 통해 확인한 사실은, 신형에 비해 부드러운 슬라이딩 감을 주는 구형 갈색축 스위치의 주원인은 판스프링(두께, 접촉부의 유연성, 각도)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접촉부와 슬라이더의 윤활상태, 스프링, 상하부 하우징 등의 구성물의 차이는 보조적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공정을 거쳐 출시된 키보드의 경우에도, 섬세한 구조의 판스프링의 모양이나, 윤활 정도의 차이, 그 외에 여러 변수에 의하여 키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가 테스트한 부분도 주로 저의 감각기관에 의존한 명확한 한계 아래서 얻어낸 결과입니다.

그리고 신, 구형 스위치의 차이를 통해서 단순히 구형 스위치의 완성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테스트를 했던 것도 아닙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부드러운 슬라이딩을 보여주는 구형 갈축도 좋아하지만, 신형 스위치의 가벼움과 터프한 슬라이딩감도 상당히 선호합니다.  기회 있을 때마다 1862의 장점을 드러내려고 글을 남긴 것도 키보드, 스위치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좋은 느낌을 주는 신형 스위치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습니다.  

위의 테스트는 대윤님의 글에 대한 댓글 토론 과정에서 진행하였습니다.
갈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링크를 확인해주시고, 다른 좋은 의견이나 견해는 댓글을 달아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