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여자친구가 노트북 위에다 콜라를 쏟아 부었습니다. 노트북 앞에서 음료수 조심하라 그렇게 일렀겄만...
화도 못내고....바로 노트북 뒤집고 말려서 크게 문제는 없었죠. 분해 해보니 키보드 이외엔 콜라가 거의 안들어 갔더라구요.
그러나 키보드가 문제 였습니다. 면봉으로 일일이 청소하고 며칠을 그렇게 했는데도 별 소득은 없었습니다. 거의다 되었디만 'ㄱ'이 잘 안눌러지고 'esc' 도 안되고 무엇보다 중요한 노트북 'Fn' 키가 안되는겁니다. 레지스트리 변경해서 어찌어찌 써봤는데 급기야 나중엔 'ctrl' 키까지 맛이 가더군요.

해외 유학중이라 AS 는 받긴 글렀고 월드워런티 이런거 그냥 그림에 떡이더군요. 한국 도시바에 문의해도 묵묵부답이고 속만 태우고 결국 외장 키보드를 샀습니다. 다 좋은데 여전히 Fn 키는 안되더군요.



그런데 여자친구가 이번에 맥주를 쏟아 버리네요 ㅡㅡ;;
얼마 안하는 키보드라 대충 닦고 쓰니 그럭저럭 잘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놈도 점점'r'먹통이 되어 가더라구요.

다시 한국에 도시바에 연락 닿아서 제 노트북 키보드를 구해야 겠다 맘 먹었죠.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거 키보드 물로 함 빨아 보자 생각했죠.
제가 오디오를 좋아하는데 오디오 기계 수리 하는 곳에서 세제 풀고 기판을 물에 담궈다가 빼버립니다. 많은 전자부품들이 달려 있는데도 말이죠. 물론 그 전에 콘덴서류는 방전 시키고 한다고 합니다.

어쨌든 이놈의 키보드 함 빨아보자 맘 먹었죠. 그리고 검색해 보니 키보드 빠는 사람 의외로 되더군요.

어젯밤에 바로 강행했습니다.


일단 노트북과 키보드 분리하고(분리하는건 초보이신분은 조금 어려우실수도,,,,) 어쨌든 분리합니다.

그리고 샤워기로 물 뿌려가며 행궈주고(전 자판은 뽑지 않습니다-작동 멈춰버린 몇개만 분리 시켰구요) 미지근하게 받아 둔 통에 주방세제 풀고 열심히 행궜습니다. 그리고 탁탁 털고 수건으로 닥고 말렸습니다.

이틀에서 많게는 일주일까지 그냥 두려고 했는데 이놈의 성질이 급해서 만 하루 만에 연결 했습니다.꼼꼼히 남아 있는 눈에 보이는 수분까지 체크하구요. 결과는요?

모든 자판이 다 된답니다. ㅠㅠ
죽어 있던 놈들 모두 살아 났습니다. 그렇게 면봉으로 닦고 별짓을 다했건만...
1년 넘게 노트북 자판 때메 고생 꽤나 했는데 이렇게 성공해버렸습니다.
저같이 음료수나 이물질이 들어 간 분은 물세척이 최고인듯,,,
아직 이상없구요. 후로도 별 이상 없어 보입니다.

단 주의 해야 할건요. 빨리 말리겠다고 뜨거운 곳에 두면 자판이 휘어버립니다. 할로겐 등 밑에 두었더니 'E'  말려 휘어졌습니다. 이것만 아니면 퍼펙튼데... 상관없습니다. 눌러지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리고 미국이베이에서 제 노트북 자판만 1달러 파네요. 거기서 하나 사면 될듯,,,,,

여기 올릴만한 글인지 모르겠지만 분명 도움 될만한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올립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확실히 말려야합니다. 저도 못미더워서 하루 이틀 더 말릴까합니다. 노트북 위가 따뜻하고 젤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