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키보드 초보임을 먼저 밝힙니다. 어쩌면 별로 도움없이 상처만 큰 기법일 수도 있구요.

키보드에 관심이 많아서 몇 년사이 1-3만원짜리만 10여개 써오고 있던 유저 입니다.  
기계식은 90년대 초중반과 근래는 아론 기계식을 잠깐 접해본 것이 고작이구요.
근래 팬터그래프방식 키보드(BTC6100) 때문에 관심이 생겨서

체리미니 블랙 새것과  베이지 중고를 구매 하였습니다.

새블랙의 사각임은 기분이 좋은데 오래된(아마도00년산) 베이지는 가장자리 타이핑시
서걱임 또는 키가 잘 안눌러지는 증상이 있어 키캡을 빼고 키스위치의 11자 모양 구멍으로
MCL도 분사해 보고 했지만 원하던 수준까지의 키감향상은 없었습니다.

결국 스위치를 분해해야 하나 싶어 스위치를 분해하려고 보니 보통 힘든 일이 아니였습니다.
핀을 갈고리모양으로 해서 스위치 커버의 양쪽 걸쇠를 젓히는 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조심스러운 작업이라서 포기하고 있다가

digipen님 팁 내용중 '기판 바닥이 구멍나 있으면' 이라는 문구에서 착안해서

기판 바닥의 스위치 바닥(?-파란원부분) 에 구멍을 내어 보기로 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파란원이 가공전이고  빨간 원이 가공 후 입니다.
구멍은 꽤 힘이 들지만 쉽고 빠르게 작업 가능했습니다.

커터칼로 톱질하듯 살살 그러나 왼손으론 지렛대처럼 밀어 부치며 해 나갔습니다.
썰 때 기판위로 솟아나온 부분의 30~50% 정도만 썰어낸다는 기분으로 했구요.
혹시 키보드 자판이 눌린 상태로 썰어내면 슬라이드가 손상될까봐
바닥을 향하고 있는 자판이
바닥에 눌리지 않게 조심 또 조심 살살 느긋하게...

힘이 꽤 들기 때문에 기판 납땜부에 손이 긁히거나 혹 종이 케이블이 끊어지거나
할 것 같은 우려가 있어서 최대한 조심하면서 살살 칼날을 밀었습니다.

30분 만에 전체 커팅이 끝났구요. 스무드 에이드가 오는 다음주에 기름을 흘려 넣을 생각입니다.

키 스위치를 누르면 저 구멍으로 슬라이더가 쏘옥 올라오는데(구멍위로 나온다기 보다는 슬라이드 머리가 보이는 상태 정도가 됩니다.)
지금 상상으로는 그상태에서 기름을 흘려 넣으면 모세관 현상으로 쉽게 슬라이더에 기름이 묻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체 커팅 후 눈감고 타이핑 해봤을 때 커팅으로 인한 키감 변화는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일단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하며, 윤활시 키감 향상이 있기만을 바랍니다.

행여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밥도 안먹고 작업한 터에 퇴근을 해야되서
바쁘고 두서 없는 글 이만 적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