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메니아에 가입한지 계절이 바뀌었지만,
그동안 눈으로만 즐기다가 이 글로 슬며시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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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하면서...
G81-1800 POS용 키보드의 이색사출 키캡이 여분으로 생기게 되었습니다. MX1800의 구입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키보드의 알맹이를 만들어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보강판의 공구가 있었기 때문에 기판의 허술함이 보완될 것 같았구요...)
처음에는 만능기판이나 감광기판을 생각해보았지만, 만능기판의 경우 MX1800의 레이아웃대로 스위치 구멍을 맞춘다는 것이 힘들어 보였고, 감광기판은 크기의 제약이 심하고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구한 것이 베크라이트판(베크판)이었습니다. 베크판은 가공이 쉬운편이고, 내열성도 좋으며 가격도 부담이 없었습니다. 다만 제가 구입한 곳은 두께가 1.5mm 이상이었습니다.(기판이 두껍다는 것은 단단해지기 때문에 장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구로공구상가에서 MX1800의 크기만한 판 3개를 4000원 정도에 구입했습니다)
베크판 가공을 위한 도면은 따로 만들지 않고, 스위치를 분리한 MX1800의 기판을 대고 직접 구멍을 뚫었습니다...(오차가 생겼지만 보강판이 있었기 때문에 밑에서 자리만 잡아주면 된다는 생각에 그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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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로부분
회로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기 때문에 처음 1대(체리 흑축)는 MY1800의 회로부와 멤브레인시트를 사용했습니다.(제가 접한 MX1800과 MY1800에 사용된 회로부는 호환이 되었습니다) 그 다음 작업한 1대(지금 보시는 체리 신형 청축)는 고장난 삼성USB키보드에 사용된 회로부를 사용했습니다.
배선은 0.3mm 짜리 UEW(코팅된 에나멜선)로 했으며, 스위치의 교체가 가능하도록 배선을 최대한 겹치지 않고 스위치 접점부분과 여유가 생기게 하고, 순간접착제로 고정했습니다.
배선은 멤브레인 시트에 있는 패턴대로 해주면 되었습니다.(사용이 안되는 키들은 무시하고 작업하면 되더군요) 두 번째 작업에서는 특별히 하우징 하판의 지지대부분과 배선이 겹치치 않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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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립
회로부는 삼성USB키보드에 있던 USB허브를 살리기 위해서 하우징 하판에 UBS포트를 위한 구멍을 뚫어주었습니다. 그리고 LED를 고정시키기 위해서 MY1800의 기판 일부를 잘라 넣었습니다. USB허브는 원래 2개였지만 공간이 부족해서 1개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보강판 작업은 다른 키보드와 다른 부분이 없습니다. 다만 접지를 위해서 보강판 밑면을 조금 긁어내었습니다. 또한 가공한 베크판에 오차가 있었기 때문에 일부 스위치는 두 개의 지지대부분을 잘라내고, 가운데 지지대를 깎아서 위치를 잡아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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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립후기
전반적인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상당히 무식한 작업이 되었습니다. 특히 기판에 생긴 오차로 스위치의 지지대를 자르고 깎을때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하드와이어링 작업은 단순노동의 완성판인것 같습니다. 특히 각을 잡아가면서 한 작업이라 무념무상 외에는 방법이 없는 듯하네요...(예전 어느 회원님이 말씀하신 "횟수만큼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는 말을 공감했습니다^^)
텐키부분의 키캡이 이상한 것은 POS용 키캡 대신 레이져인쇄방식의 키캡으로 바꾸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이부분만 손 보면 될 것 같습니다.
USB 키보드라는 부분이 생각보다 편하네요. 아무때나 착탈이 가능하고 허브도 1개 있어서 좋습니다.(허브는 마우스 정도만 가능하고, 메모리 리더기 등은 전원부족 현상이 생기네요...)
키감부분은 글이나 말로 전달할 만한 내공이 되지 않기때문에 적지 않았습니다.(다만 저는 좋아라 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으로 두 대(체리 흑축과 신형 청축)의 유사 MX1800가 태어났다는 것에 만족하며 이만 키보드에서 두 손을 내려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