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700r 갈축을 용던에서 업어왔는데요

개인적으로 크게 추가로 튜닝할 필요가 없을만큼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갈축 특유의 갤그덕갤그덕 하는 소리를 내고 마제처럼 내부공명이 크지(길지) 않으면서

낮고 두꺼운 pbt 키캡의 단단하고 정갈한맛까지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제일 참을 수 없어하는 문제를 여전히 가지고 있더군요.

두어개의 키에서 팅~팅~ 하는 스프링 여운을 남기는 것입니다. 귀를 대야 들리는 정도의 스프링 잡소리는

참을 수 있는데 이건 제가 도저히 못참습니다.

 

처음엔 문제가 있는 키 3개만 스프링 윤활을 하려고 했는데 하는김에 모든키와 스티커 작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스티커는 힘찬아빠님께서 소개하셨던 방법을 사용했구요

http://www.kbdmania.net/xe/index.php?mid=tipandtech&search_target=title&search_keyword=%EC%8A%A4%ED%8B%B0%EC%BB%A4&document_srl=122013

테이프를 얇게 잘라 붙이는 방법은 저에게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았는데 참 좋은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하는김에 체리 스테빌 다리를 자르고 스테빌 윤활해서 철심 소리를 잡고 바닥치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리니어에는 슬라이더 윤활도 하는편인데 갈축에서는 크게 필요성을 못느껴 생략했습니다.

 

단정해진 소리. 갈축 특유의 방정맞은 매력은 어느정도 제거되었으나 정갈한 느낌.

 키감의 변화에 대해서는 높은 키캡에선 스티커 작업을 했을 경우 안정적인 맛이 더해지는걸 느낄 수 있었는데

700r의 낮고 두꺼운 키캡에선 거의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물론 직접 키를 흔들어보면 덜 흔들리기는 하지만

느끼는 키감으로는 높은 키캡만큼 뚜렷한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700r이 원래 통울림이 많지는 않은편이나 통울림도 제거해보기로 했습니다. 스폰지류나 기타 재료로 기판을 지지하는

형태에서 눌러 닫아서 충진재가 기판을 지지하는 형태가 되면 진동이 줄어 소음이 조금 감소하는 효과가 더 있으나

손끝이 아려오는 현상도 있기때문에 작은양으로 최대의 흡읍효과를 보기 위해서 흡음보드를 칼로 잘라 넣었습니다.

충진재가 기판을 지지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손끝이 아리는 증상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내부 공명이 제거된 따닥 따닥하는 깔끔한 소리가 영 마땅하지 않더군요. 너무 심심해지기도 하고

적축에선 여기까지 작업하고 테이프로 음이 새어나는 구멍을 막아주면 극적으로 소리가 감소해 리얼포스보다도

조용한놈이 되버리고 구분감으로 인한 키캡 진동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키캡 공명이 작고 또각또각해지는데

갈축의 경우는 그렇게 조용해지지도 않고 공명음이 제거된 건조하고 빈듯한(?) 소리를 낼뿐이었습니다.

 

그래 어느정도 공명은 있는것이 좋겠다 생각하고 흡음재를 빼놓고 사용중입니다.

마치 연약한 금속줄 소리를 통으로 아름답게 공명해주는 어쿠스틱 기타통과 같은 역할이라고 할까요 -0-

빈티지 키보드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그 이유중 하나가  크고 우람한 통에서 오는 아름다운(?)울림에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각각의 소리 변화를 녹음했으니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