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 & 테크
지난 토요일에 700r 갈축을 용던에서 업어왔는데요
개인적으로 크게 추가로 튜닝할 필요가 없을만큼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갈축 특유의 갤그덕갤그덕 하는 소리를 내고 마제처럼 내부공명이 크지(길지) 않으면서
낮고 두꺼운 pbt 키캡의 단단하고 정갈한맛까지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제일 참을 수 없어하는 문제를 여전히 가지고 있더군요.
두어개의 키에서 팅~팅~ 하는 스프링 여운을 남기는 것입니다. 귀를 대야 들리는 정도의 스프링 잡소리는
참을 수 있는데 이건 제가 도저히 못참습니다.
처음엔 문제가 있는 키 3개만 스프링 윤활을 하려고 했는데 하는김에 모든키와 스티커 작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스티커는 힘찬아빠님께서 소개하셨던 방법을 사용했구요
테이프를 얇게 잘라 붙이는 방법은 저에게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았는데 참 좋은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하는김에 체리 스테빌 다리를 자르고 스테빌 윤활해서 철심 소리를 잡고 바닥치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리니어에는 슬라이더 윤활도 하는편인데 갈축에서는 크게 필요성을 못느껴 생략했습니다.
단정해진 소리. 갈축 특유의 방정맞은 매력은 어느정도 제거되었으나 정갈한 느낌.
키감의 변화에 대해서는 높은 키캡에선 스티커 작업을 했을 경우 안정적인 맛이 더해지는걸 느낄 수 있었는데
700r의 낮고 두꺼운 키캡에선 거의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물론 직접 키를 흔들어보면 덜 흔들리기는 하지만
느끼는 키감으로는 높은 키캡만큼 뚜렷한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700r이 원래 통울림이 많지는 않은편이나 통울림도 제거해보기로 했습니다. 스폰지류나 기타 재료로 기판을 지지하는
형태에서 눌러 닫아서 충진재가 기판을 지지하는 형태가 되면 진동이 줄어 소음이 조금 감소하는 효과가 더 있으나
손끝이 아려오는 현상도 있기때문에 작은양으로 최대의 흡읍효과를 보기 위해서 흡음보드를 칼로 잘라 넣었습니다.
충진재가 기판을 지지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손끝이 아리는 증상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내부 공명이 제거된 따닥 따닥하는 깔끔한 소리가 영 마땅하지 않더군요. 너무 심심해지기도 하고
적축에선 여기까지 작업하고 테이프로 음이 새어나는 구멍을 막아주면 극적으로 소리가 감소해 리얼포스보다도
조용한놈이 되버리고 구분감으로 인한 키캡 진동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키캡 공명이 작고 또각또각해지는데
갈축의 경우는 그렇게 조용해지지도 않고 공명음이 제거된 건조하고 빈듯한(?) 소리를 낼뿐이었습니다.
그래 어느정도 공명은 있는것이 좋겠다 생각하고 흡음재를 빼놓고 사용중입니다.
마치 연약한 금속줄 소리를 통으로 아름답게 공명해주는 어쿠스틱 기타통과 같은 역할이라고 할까요 -0-
빈티지 키보드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그 이유중 하나가 크고 우람한 통에서 오는 아름다운(?)울림에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각각의 소리 변화를 녹음했으니 참고하세요.
리얼포스는 보강판의 울림을 잡으려는 일환으로 기판과 보강판을 수많은 나사로 연결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물론 울림만 잡으려고 그리 하지는 않았겠지요) 아직까지 체리 키보드에서 보강판과 기판을 나사로 고정한 제품은 보지 못했는데 제 추측으로는 보강판과 기판을 나사로 단단하게 고정해주면 정갈한 느낌이 날 것 같습니다. (리얼포스는 정말 무식하게 나사를 조여놨더라고요. 아무래도 울림판이 중간중간 나사로 단단하게 다른 물질과 연결되어있다면 울림이 들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녹음 파일을 들어봤는데 어떻게 다른지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잘 안들리더라고요. 그래서 각 파일마다 4초정도만 따봤습니다. 스티커의 효과는 확실하게 알겠는데 흡음제의 효과는 잘 모르겠네요. 녹음의 설정때문인지 마이크의 성능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위에 쓰신바에 의하면 충진제의 효과가 마음에들지 않는다고 하셨으니 확실히 차이를 느끼신 것 같은데 녹음 파일에서는 그 차이를 알기가 어렵네요. 방금 볼륨을 높여봤는데 충진재 개조를 하지 않은 키보드에서 살짝씩 울림이 들리기는하네요. 마지막 두개의 차이를 듣고 싶으시면 볼륨을 조금 높이셔야합니다.
아마도 700r이 통울림을 줄이는 방향으로 디자인이 되서 통울림은 확연한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세심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내부에 흡음재를 넣고 빼고에 따른 소리의 차이가 실제로 들으면 스티커의 효과 만큼이나 큰데 녹음으로는 내부울림에 따른 잔향의 차이까지 잡아내기에는 마이크가 너무 싸구려인가 봅니다. 내부를 충진하면 입력음이 타이트한 방향으로 바뀌어서 보다 명확해지지만 저에겐 너무 조여져서 부드러운 맛이 없게 변화했습니다. 그리고 limmy님의 말씀을 듣고 나사를 조이고 풀어봤더니 정말로 풀었을때 통울림이 늘어나서 입력음이 확연히 느슨해지는군요. 아마도 플라스틱 재질의 댐핑이 부족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리얼포스는 나사로 조여서 댐핑을 높이는 방식을 취했나봅니다. 커스텀 키보드 타건 영상을 보면 거의 스위치음만 들릴정도로 하시는분들도 계신것 같은데 제가 원하는 입력음은 이러한것이 아니라는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것이 취향인 사람들은 댐핑이 우수한 알루미늄 하우징에 흡음재를 채우면 될거 같습니다. 그리고 녹음으로 잡히지 않는 또하나의 변화중 하나는 스티커 적용시 바닥치는 음의 피치가 조금 낮게 변했습니다. 그리고 체리 스위치 특유의 사각사각 하는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게 작아졌습니다. 아마도 스위치 내부에서 나오는 음의 경로를 막아 고음이 덜빠져나와서 생기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마제2를 사용할땐 통울림이 너무 큰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저에게는 700r 순정상태의 통울림 정도가 맞나봅니다. 아무튼 제가 700r에 최종적으로 하기로한 튜닝은 상부하우징의 빈틈만 매우고 하부하우징은 그대로 두기. 체리스태빌 댐퍼 자르기 그리고 스티커는 긴키들에만 적용 입니다. ^^
스티커 효과가 확실하게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