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H YANG - UNITEK


#간략제원

키보드 이름 :  Dahyang unitek
스위치 : 체리 흑색 리니어
연결방식 : AT
키탑 인쇄방식 : 승화인쇄
제조 : DAH YANG INDUSTRY CO.
생산지 : Taiwan
FCC ID : DKW67MK-151S



# 더위... 지치다


영혼도 몸도 더위에 굴복해버린 날들에 세상도 사람도, 과거도 내일도 없다.
그래도 키보드는 남을 것인가?

# 그래도... 84버전은 아름답다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기 그지없어서 예전에 그렇게 예뻐했던 84키 버전 키보드가 지금은 아주 많이 예뻐보이진 않습니다.
그래도 아직 84키 버전 키보드들이 '멋지다'라는 생각에는 크게 변함이 없습니다.
약점도 많지만 펑션키를 메인 문자열과 같은 라인에 배치함으로 인한 키배열의 슬림한 모양새는 여전히 제겐 유혹적이지 않을 수 없네요.
IBM F 5170, NMB 84리니어, IBM F 5150, Zenith 84 녹색리니어, Leading Edge 2014 파란클릭.
그리고 오늘의 대양 유니텍 84까지..
이런저런 84키 버전 키보드들을 접해보고 떠나보내고 했습니다. 지금 남은것은 대양 유니텍과 5170.








대양 유니텍 키보드의 특징은

1. 대부분의 84키 키보드들이 그러하듯 큼직한 뒤집어진  ' ㄴ'자 엔터키
2. zenith키보드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 철판으로 만들어진 하우징 하부
3. 메탈릭한 느낌의 AT연결단자
4. 듬직한 절곡 철판 보강
5. 무한 동시입력 지원
6. 보강판 스위치지만 동시입력을 위한 다이오드 체결로 인한 기판부 네곳의 납땜 모습
7. 2단 높이조절이 가능한 독특한 느낌의 높이조절 다리
8. 깔끔한 폰트라인을 보여주는 승화인쇄 키캡

현재 제가 보유하고 있는 유니텍 키보드의 상태는 상부 하우징에 부분 변색됨이 보기 싫어서 도색하는 과정에서 망가뜨리게 되어 키보드의 속 내부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도색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며 모든 키보드의 하우징이 도색이 잘 될 거라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1차로 키캡과 어울리는 색상의 스프레이를 사용했지만 도색이 잘 되지 않더군요. 한통을 다 뿌리고 그 기반위에 다른 색상의 스프레이를 뿌렸다가 너무 색상차가 심해서 하우징을 들어내어 버려버리고 내부구조물을 MDF목재를 절단하여 나사로 체결한 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크릴등으로 외부집을 지어주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뭘 어떡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서 그냥 사용했는데 키캡 부분만 돌출된 채 시야에 들어오기에 키보드의 전체적은 느낌이 매우 슬림하게 보여서 일반적인 84키 버전 키보드들 보다 날씬함을 보임이 무척 매력적입니다.
특히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승화키캡의 단점인 폰트의 끝단이 퍼져보이는 현상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색도 레이저도 이 키보드의 키캡만큼 깔끔한 라인을 형성하는 체리 스위치탑재 키캡을 전 아직 본적이 없습니다. 키캡만큼은 제가 만나보고 그리고, 현재 가지고 있는 모든 키보드를 통틀어 가장 만족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키보드입니다.
하우징을 망가뜨려서 버려 버린 이유로 내외부의 사진을 보여드리지 못함을 유감으로 생각하며 일본의 한 사이트에 본 키보드의 내외관과 높이 조절 다리등의 사진이 올라와있기에 링크로 대체합니다.
http://i50523.naver.com/j2k.php/korean/sandy55.fc2web.com/keyboard/unitek_k151l.html


# 의미를 찾다





어쩌면 세상 모든 사물에는 의미라고 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합니다.
의미라고 하는 것은 철학적 명제를 갈구하는 인간들이 빚어낸 관념의 주/객관적 정의일뿐일지도 모르죠.
지옥같은 세상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은 천국안에 있는것과 같음일 수 있을지도 모르고, 천국같은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갖지 못한다면 지옥같은 피폐한 영혼으로 숨을 쉬는 것에 다름아닐 수도 있을테구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의미라는 것은 '생각하기 나름'의 이음동의어일 수도 있겠다 싶기도하네요. 생각을 어떻게 해보느냐에 따라 시선이 닿는곳의 사물과 영혼은 제각각의 의미로 기억안에 남을테니까요.
갑작스럽게 무슨 의미 타령이냐구요?
오늘의 사용기에 등장하는 대양 유니텍 키보드의 의미에 대해서 잠시 생각을 해보는 중이었거든요. 물론 그 의미라는 것은 아마도 제 기억이 남긴 의미일따름이겠지만요.
대양 유니텍 84키 버전 키보드는 제게 있어서 Keyboard Mania동호회 생활중에 가장 긴 시간을 책상에서 함께 한 동반자와도 같은 키보드입니다.
제겐 영원한 '넘버 2 키보드'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긴 시간을 함께 지내왔다는 것은 이 키보드가 주는 만족감이 어떤 것이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깔끔한 폰트라인을 가진 키캡의 만족도와 게임을 못하는 제겐 그다지 의미가 없지만 무한 동시입력을 지원한다는 것의 흐뭇함,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다양한 층위의 키감군을 형성하고 있는 흑축의 매력.
대양 유니텍 키보드의 흑축은 이 키보드를 타이핑하면서 체리 스위치중 흑축을 가장 좋아하게 만든 이유를 제공하였으며, 복합적이고 다양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인위적인 보강판을 장착한 키보드에서 느낄 수 없는 타이핑의 끝자락에서 얻어지는 사운드의 경쾌함과, 리니어 액션이면서 가벼운 키감과 철판보강의 사운드의 영향이 주는 때론 넌클릭을 타이핑하는 듯한 느낌의 즐거움. 괜시리 가장 오랜시간 책상위에 존재한 것이 아니며, 괜시리 저의 넘버 2 키보드가 아닌 것입니다.. ^^
특별히 최근들어 스프링 교체작업을 해보기 전까지는 구형 흑축 스위치중 가장 가벼운 키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신형흑축등을 만나보기 전까지는 3000등의 구형흑축의 키압과 갈축의 키압의 중간정도로 생각을 했었습니다. 개조없이 낮은 키압의 흑축을 타이핑한다는 것의 새로움은 늘 항상 기쁨이었습니다.
여기서 잠시 신형 스위치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일전의 맥미니에 들어간 신형흑축과 아주 최근에 영입한 덱 미니 (아이스버전)의 신형흑축이 주는 느낌은 구형이 무조건 좋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남기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맥/덱 미니의 신형흑축의 키압이 훨씬 낮게 느껴지며 구형 스위치들은 조금 밍밍한 느낌을 준다면 신형 흑축은 쫀득하며 손가락에 착 감기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좋다라고 하는 것의 개인적 차이를 인정하지 못함은 아니지만 체리 흑축의 매력은 신형에서 훨씬 강렬하게 제겐 다가오더군요. 그것은 어쩌면 신형 스위치들이 몸을담고 있는 기반이 되는 키보드의 영향일지도 모르기에 섣부른 판단은 잠시 유보하고 싶기도합니다만...
키압은 맥/덱에서 대양 유니텍으로, 거기서 다시 와이즈로 그리고, 일반적인 3000의 구형흑축으로 옮아갈수록 좀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어찌어찌 말이 많아지다보면 생각도 많아지는법..
또 어떻게 생각해보면 신형 흑축이 푸석한 느낌을 줄 때가 있고 대양 유니텍의 구형흑축이 쫀득하며 경쾌하게 느껴질때도 있습니다. (현재도 대양 유니텍과 덱 미니를 같이 놓고 타이핑해보면서 올바르게 생각되는 저의 느낌을 잡아보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위의 챕터에서처럼 다시금 말하자면 사람의 마음이란 간사하기 이를데 없어서 1분 1초의 감정도 온건하게 지속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내것인 하나의 키보드에 대한 자신만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과 그 과정의 지난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득템하다



이곳의 생활들은 낯설고 힘들죠..^^;
누구나 그 안에서 한 두번 정도는 '득템'이라고 흔히들 말하는 시간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찾던 키보드인데 매우 저렴한 가격에 올라온 것을 내가 제일 먼저 봤을 때, 찾던 것이지만 매우 늦게 봤음에도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을 때, 전혀 모르는 키보드인데 보는 순간 맘에들고 아무도 가져가지 않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생각될 때... 누구에게나 그런 시간이 다가서면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면서 "예약합니다"란 다섯글자를 남기고 있는 자신의 손을 발견하게됩니다.
이곳에서 제게 다가온 득템이라고 부를 만한 두번의 시간은 한번은 우기님이 거의 가져오신 배송료정도에 판매해주신 NCR POS (NMB 넌클릭) 키보드를 갖게 된 것과, 대구맨님이 내놓으신 대양 유니텍 키보드를 한참의 조회를 거치도록 아무도 가져가지 않은것을 발견하고 제가 가져오게 된 것. 가히 이 두번의 시간은 이곳에서 최고의 득템을 한 것으로 제가 기억하는 시간입니다.
전설적인 명기들을 많이 들여와주신분중의 한분인 대구맨님은 이 키보드에 대해서 "하우징의 선탠만 없다면 20장은 족히 넘을 키보드"라고 말씀하셨었고, 키보드를 사용하던 저는 오랜 시간 그 말씀에 동감하고 있습니다.
항상 최고 키감이라고 여기는 키보드가 뒤에 받쳐주고 있기에 그동안 이런저런 체리 스위치 탑재 키보드들을 '망가질테면 망가져봐라' 라는 식으로 지지고 볶아왔습니다. 대구맨님은 이 키보드에 청축을 심으면 아주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현재는 이곳에서 발을 끊으신 것으로 보이는 대구맨님의 뜻을 받들어(?) 나중에 여유가 되면 청축으로의 변경도 생각중입니다. 언제가 될지 기약할 수는 없지만요.
일하는 시간에 밖에서 스며드는 잠시의 바람마저도 뜨겁게 느껴지던 날들이 언제였냐는듯이 일하는 손과 걷어올린 작업복 바지 밑으로의 장딴지에 스쳐가는 바람들은 한껏 시원함을 머금고 있습니다. 뜨거운 날들에 녹아서 붙어버린 장터의 공간도 다시금 활기를 띄게 될 거 같은 흐뭇한 기분이듭니다.
점점 시원해지는 날들에 마음을 여유롭게 하시고 활발해질 장터에서 인생에 남을 단 하나의 득템과 만나는 시간을 꿈꿔보시기 바랍니다.

# 감사함을 전하며..



너무 멋진 키보드를 주셨는데 저의 불찰로 이렇게 되버렸습니다. 그래도 그 안에서 나름의 매력으로 훨씬 더 멋지게 사용해왔습니다. 전에도 떠나셨다가 돌아오셨듯 다시금 장터를 풍성하게 해주시러 돌아오실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대구맨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