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rosoft Natural Keyboard - pro, elite 등등이 아닌 가장 초기 모델인 그냥 Natural Keyboard 입니다.

처음 마소에서 Natural Keyboard 소개한 시기가 94년도인데, 녀석은 2년 뒤인 96년도 산이군요. 현재 메인으로 실사용 중입니다. 외형적으로 pro는 펑션키 상단에 파란 색깔의 기능 버튼들이 추가 되었고, elite는 기능 버튼이 다시 사라진 대신에 방향키가 다이아몬드 형태의 배치로 변경되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우리 사이트에서 관련 글을 한번 검색해 보았더니, 07년도에 분이 되살려 사용하신 기록이 마지막이더군요. 당시 스테빌(특이하게 모든 스테빌이 프라스틱으로 예쁘장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이 파손되어 되살리신 내용이었습니다. 아마 이제 실사용하는 분이 거의 없는 같아 한번 잊혀진 기억속에서 되살려도 볼겸 이쁜 이녀석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글을 써봅니다. 마침 디카도 여의치 않고 해서 사진도 하나 없는 글이 되어 버렸네요. 혹시나 끝까지 읽으시는 분께는 미리 감사드립니다. ^^;;

 

한달여 저에게로 녀석인데, 네츄럴에대한 동경과 초기 모델 이라는 점에 관심이 가서, 땟국물이 꼬질꼬질하던 녀석을 분해해서 세척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녀석이 물건이었습니다. 거의 사용감이 없는 상태에 세월의 흔적으로 인한 태닝만 남더군요. 태닝 역시 키캡 전체에 똑같은 정도로 되어있어 원래 색상인 같은 베이지의 우아함마저 들었습니다. 그래도 멤브레인인지라 그냥 키보드용으로 하나 갖고 있자고 던져두었는데, 타이핑을 치면 칠수록 자기의 색깔을 멋지게 들어 내더니 어느덧 메인 자리를 떡하니 꽤차고 있네요. ^^;;

 

부분에 대해 느낌을 위주로 한번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먼저 하우징.

세척을 하고 보니 가나긴 세월이 무색하게 흠집 하나 없음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이것은 재질과 표면처리의 영향이 매우 같습니다. 우선 키보드의 무게가 상당히 무거운데요. 무기로도 사용 가능한, 아마 기성 제품 가장 쇳덩이가 들어 있는  RT235BT 보다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막상 내부는 모두 프라스틱만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하우징의 프라스틱이 정확히 어떤 재료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장력에 대해 전혀 영향이 없을 정도로 매우 단단하면서도 표면은 뽀송뽀송한 느낌으로 웬만한 긁힘에는 표시조차 나지 않습니다.  무게도 상당하구요. 게다가 톡특하게 미세한 엠보싱 같이 처리된 표면은 매우 따뜻하면서도 기분좋은 부드러움까지 느끼게 해줍니다.

 

나사선 안쪽을 보니 요즘 여타 프라스틱과 더욱 차이를 느낄 있었습니다. 쇠나사와 마찰이 생기면 눌려지거나 뜯겨지는 일반 재질과 달리, 가루 형태로 부스러지는 성질을 보여 줍니다. 키캡만 터치하는 일반 키보드와 달리 손목 받침이 일체로 되어있는 네츄럴 키보드의 하우징은 사용자의 양손으로 내리누르는 힘을 모두 받치고 있어야 하는데, 재질의 영향으로 압력에 대해  조금의 뒤틀어짐이나 변형도 허용하지 않는 강함을 제공합니다.

 

  1. 키캡

키캡 역시 하우징과 흡사한 엠보싱 형태의 표면처리가 되어 있는 매우 뽀송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하우징에 비해 일괄적으로 많이 태닝된 보면 동일한 재질은 아니고 느낌으로는 좀더 무른 재질인 같습니다. 깍아놓은 대리석 같은 느낌이네요. 느낌은 뽀송한데 불빛에 비춰보면 약간 매끈하게 반짝이는 것이 처음 보는 재질입니다. 인쇄는 레이저 같습니다.

 

  1. 스위치(?)

러버돔이 크게 세장의 시트(왼손, 오른손, 편집키와 텐키) 나눠진 전형적인 ... 이긴 한데, 이러버돔 느낌이 끝내줍니다. 일단 RT235BT, DT35 여타 멤브에 비해 키압이 무겁지만 멤브레인답지 않은 구분감이 뚜렷합니다. 구분감으로 인해 오히려 가벼운 다른 멤브에 비해 매우 편안한 타이핑이 가능하더군요. 멤브의 단점이 고무를 누르는 끈적함인데, 이녀석은 부드러우면서도 볼록볼록(?) 구분감을 손끝으로 전달해 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체리 갈축 스위치 보다 확실한 구분감입니다. 이녀석을 사용하다가 RT235BT 사용하니까 그녀석은 완전 리니어 같네요.

 

  1. 보강판

멤브가 무슨 보강판이냐 하시는 분이 계시겠지만, 보통 하우징에 바로 키캡의 슬라이더가 체결되는 일반 멤브와 달리 이녀석의 키캡이 맞물리는 부분은 하우징과 다른 재질의 (보강판이라 부르겠습니다.)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우징이 매우 견고하고 단단한 재질이라면 보강판은 매끄럽고 부드러운 재질로 키캡의 슬라이딩을 매우 부드럽게 해줌과 더불어 타이핑 충격을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키를 누를 보강판에 키캡이 닿지는 않지만 키가 원위치 직접 걸리는 부분입니다.

 

기판을 받침대 형태의 구조물 세개로 지탱하고 있는 형태인데 막상 사용하니 울렁임이 있었지만 내부 스폰지로 필요한 부분을 충전하니 매우 견고해졌습니다.

하우징과 키캡, 러버돔 및 보강판(?)이 어우러져 부드러우면서도 끈적이거나 지루하지 않는 타이핑의 맛을 제대로 만들어 주는 녀석입니다. 어느덧 제 책상에 mx revolution과 알록달록한 신형 키보드들 대신 구형 마소 볼마우스와 10년하고도 5년이 된 키보드가 놓여져 있는 것을 보니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그리 틀리지 않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