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 청축 스탠다드를 이미 질러놓고도 호기심에 못이겨 이번에 새로나온 필코 마제스터치 106 한글판을 또 샀습니다.

체리 ML4100 을 쓰면서 느낀것인데, 단순히 오른쪽 텐키만 잘라내서 사이즈를 작게 만든 텐키리스는 그렇게 까지 매력적인 키보드가 아니라는 생각에 106 풀 배열을 사는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4100은 제 손에 꼭 맞더군요. 손끝에 느껴지는 사각 사각하는 느낌도 참 좋구요.

그런면서에 지금 점점 리얼87 균등보다는 해피해킹 으로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말이 옆으로 좀 샜군요.

결론을 말하자면 저는 역시 구분감이 분명하고 클릭음이 경쾌하게 들리는 쪽이 좋네요.(4100은 예외~) 지금까지 FC200R 갈축의 넌클릭을 써오면서 그 찰랑 찰랑 한 맛에 만족하고 있었는데 청축의 경쾌한 맛이 정말 좋습니다.

그리고 필코 제로나 페이튼 FC200R 과 비교해보면 바닥을 치면서 나는 소리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오히려 바닥에 닿기 직전에 뭔가 살짝 반발력이 느껴진다고 할까...키캡이 딱딱한 바닥에 그대로 부밎히는 것이 아닌 아주 약간이지만(어디까지나 기존 필코와 비교해서) 부드럽게 내려 앉는 느낌입니다. 스테빌의 공명하는 쇳소리도 많이 줄었네요.

그리고 코팅처리 되지 않은 키캡이 오히려 저는 더 마음에 드는 군요. 기존의 키캡에 익숙해서 식상한 것인지 이번 키캡의 느낌은 손에 잘 달라불는 느낌입니다. 물론 아직 새거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키캡이 좀 얇네요. 게다가 마무리를 깔끔하게 하지 않아서 키캡 모서리에 플라스틱 잔재가 붙어있습니다. 싼것도 아닌데 좀 싸구려 맛이 나게 해놨네요. 저는 죄다 칼로 잘라냈습니다.

그리고 영문판이 아니라는 점도 좀 아쉽습니다. 영어 한글이 어지럽게 적혀 있어서 좀... 게다가 '한/영' '한자' '윈키' '컨텍스트키' 까지 스페이스 양쪽에 주르륵 있는데 저로서는 단 한번도 눌러볼 일이 없는 키들이라 좀....이것도 싸구려 틱한 느낌입니다.

하우징도 매끈한 스타일에서 엠보싱처럼 텍스쳐가 들어갔는데 오히려 싸구려 플라스틱 느낌이 납니다.

그래도 체리 청축 스텐다드와는 또 다른 경쾌한 느낌, 바닥치는 소리가 줄고 스프링이나 스테빌의 쇳소리가 많이 잡힌 부분은 상당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닥까지 내려찍는 스타일의 타이핑을 하지 않고 클릭음이 들리는 정도까지는 누르는 스타일이라 정숙한 사무실에서 사용해도 큰 어려움이 없네요. 필코 제로는 눈총을 좀 받은 반면 이것은 오히려 밋밋한 사무실에 액센트를 주는 듯 듣기 좋은 소리입니다.

결론적으로는 몇 몇 싸구려 필을 풍기는 사소한 점을 제외하고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잘 산거 같아요.

※ 4100에 익숙해서 인지 표준형 키보드를 가지고 타이핑을 하고 있는데도 오타가 너무나 많이 나는군요. 게다가 Home, End 키는 왜이리 멀게 느껴지는지...

티탄으로 하길 잘했지~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