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관리 하면서 불하 받았던 굴러다니던 몇 대의 컴팩 KB9965....
아시다시피 이 키보드는 단독 구매는 불가능하고, 서버 사면 딸려 오는 키보드입니다.
다양한 멤브레인과 펜타그래프 키보드의 범람 속에서 오랜동안 잊고 있었다가 최근에 저의 주력 키보드로 자리 잡은 놈입니다.
깔끔하게 죄측 상단에 적혀 있는 빨간색 로고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고, 은근히 지적인(?) 느낌을 주는 키보드입니다. ^^
두가지 생산 버전이 있다고 하는데, 제것은 모두 메이드 인 타일랜드..라고 적혀 있군요. 이 제품군이 다른 하나보다 훨씬 평판이 좋구요.

잘 아시다시피 멤브레인 키보드 중, 상급에 든다고 합니다. 일반 멤브레인처럼 가볍게 한번에 눌리는 심심한 느낌은 없고, 구분감이 느껴집니다.
이러한 느낌은 글쎄...후지쯔 리버터치와 리얼포스87 계열을 잘 블렌딩 해 놓은 것이라고 해도 지난친 찬사는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개인적으로 무척 만족합니다 (절대키감에 대한 설명은 불가능 하므로 이정도로...^^).
분명한 것은 흔히 손가락을 키캡위에서 미끄러트리며 만지듯 치게 되는 말랑한 느낌의 멤브레인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높은 오타율.....의 문제를 이 키보드는 분명히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합니다.

소음은 상당히 조용한 편이고, 무게 자체가 육중하여 키보드 자체의 엉성한 울림 소리를 많이 보완해줌과 동시에 안정적인 느낌을 분명히 전해줍니다. 또 키보드 사용시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보는 부분인데, 저가 멤브레인에서 흔히 발견되는 키의 가벼운 달각거림 및 그에 따른 소음 발생 문제는 이 키보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매우 안정적이고 중후하게 몸체에 잘 붙어 있습니다ㅎㅎ 특히 스페이스바의 무게있는 눌림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레이아웃 관련, 매우 만족스러운 부분은 "긴 백스페이스"입니다. 백스페이스키는 개인적일지는 몰라도 매우 종종 사용하는 키인데요, 작은 백스페이스의 경우 오른손을 회전시켜 멀리 뻗어야 하기 때문에 손목 무리의 주요 요인으로 생각합니다. 윈도우 키는 깔끔하게 생략되어 있어 본의 아니게도 여백의 미를 한껏 살리고 있습니다.
또 어느 분도 동일하게 말씀해주셔서 무척 놀랐습니다만..ㅎㅎ 일반키와 엔터키 딱 중간 사이즈인 "\" 키의 환상적인 키감은 경험해보신 분만 알 수 있는, 죽여주는...느낌입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서걱임:쫀득임의 비율이 7:3으로 서걱임이 조금더 강조된, 그러면서도 매우 차분하게 쫀득하기까지한...(음..어렵죠? ^^;) 울림의 키.....가 되겠습니다.

관리도 엉성하게 하면서 방치와 사용을 번갈아가면서 해왔지만, 아직까지도 첫느낌 그대로를 잘 간직하고 있어 앞으로도 오래동안 간직할 가치가 있는 분명히 멤브레인계의 명품에 당당히 랭크될 가치가 있는 키보드일 것입니다..

추측컨데, Sun type7이 이 제품과 유사한 특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Sun type7의 여러 장점 중, 매우 정숙하다는 점이 무척 끌립니다. 저 놈을 만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타이밍을 아깝게 놓치는군요. 혹시 주변에서 주인 잃고 정신없이 자고 있는 그 놈이 있걸랑, 연락을 부탁드립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