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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필자는 멤브레인 키보드를 소개할 때마다 직,간접적으로 이야기했던 것이 필자는 키보드를 좋아하는 것이지 기계식 키보드를 좋아하는게 아니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 말속에는 아직도 멤브레인 중에서도 감동을 이야기하는 키감의 키보드가 많고, 그 많은 키보드를 일일히 찾아서 타건해보고 싶은 마음이 강한 필자로서는 이런 엄청난(?) 멤브레인을 만날때마다  "이렇게 감동스러운 키보드가 얼마나 더 숨어있을까?"라는 궁금증이 깊어만 간다.

우연치 않게 홍게에서 구할 수 있었던 엄청난 메브레인의 리뷰를 시작합니다.


외형

_reSize_IMG_2573.jpg 전투 민족이라고 칭했던 아프리카의 워리어 같이 생겼다. 강하다 못해서 아주 눈만 마주치면 때릴 것 같은 느낌이다.

풀배열이지만 체리 스탠다드 보다 길이가 2cm정도 짧다. 이 정도의 수치로는 머리에서는 "뭐 그 정도..." 이러겠지만 키보드의 키피치와 길이 그리고 폭은 사람의 신장과 같다. 178센치와 180센치는 다르다. 아주 하늘과 땅 차이다. 2센치 차이로 고도의 공기를 맡을 수 있느냐 없느냐까지 오가는 정도의 엄청난 길이이다.


필자가 체리 스탠다드를 주력으로 사용하다가 이 보드를 이용해서 리뷰를 쓰는 순간에 마우스와 키보드 사이에 2센치 이상의 공간이 생겼고 이 공간은 마우스 왼쪽이 키보드와 서로 맞물리지 않토록 충분한 공간이다. 이렇게 짧다는게 장점은 아니지만 좋은 키보드인데 너무 길어서 사용하지 못하는 많은 키보드들의 아쉬운을 생각한다면 얼마나 다행인 일이 아닐까 싶어서 써봤다. 하긴 모델 엠의 경우에는 그 엄청난 길이에도 불구하고 사용했던 것을 보면 위에서 말한 개념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KB-3923은 체리 스탠다드 보다는 2센치정도 짧고 필코 스탠다드 보다는 1센치 정도 크다.(필자는 이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인데... 좀 삼천포로 빠졌다.)

 0_reSize_IMG_2575.jpg 편집키 넘어로 IBM 로고가 보인다. 여기 필자의 리뷰를 보셨던 분이라면 KB-9965에서 아쉬웠던 점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좋은 키감과 구분감은 있지만 결정적으로 스텝2가 적용된 키캡들이 단점이였다고 말을 했을 것이다.  눈치가 빠른 분이라면 KB-3923의 키보드는 바로 필자가 좋아하고 대부분의 키보딩 유저들이 선호하는 스텝스켤쳐2가 적용된 키보드이다.


0_reSize_IMG_2580.jpg 위의 사진에서 보면 선명하고 섹시하게 빠진 유선형 하우징 위로 스텝스켤쳐2가 적용된 모습이 보일 것이다. 이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한 일인가 싶겠지만 일반 멤브레인에서는 빈티지 모델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스텝스켤쳐1,2가 적용된 모델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텝스컬쳐1,2에 적용된 사용자라면 스텝2의 라인을 적용하기란 왠간한 인내심이 아니고서는 아랫열에서 손가락이 삐져나감을 참아내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 옆라인 어디서 많이 보던 섹시한 라인이 생각이 나지 않는가? 바로 Dell AT101W의 옆라인과 유사하다.

필자가 알프스 모델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키보드였다. 그 이유가 바로 저 옆라인의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 보였고 단순하면서도 클래식해보였기 때문에 좋아했는데 이 3923도 저 옆라인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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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라인을 정리할 수 있는 홈이 있다. 늘 이야기 하듯이 저 홈이 없다고 해서 안좋은 것은 아니고 있다고 해서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있으면 그 만큼 편하다. 사람에 따라사는 PC가 왼쪽에도 또는 오른쪽에도 있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키감, 그 키감마져 알프스 흑축을 닮다.

필자가 위의 사진에서 하우징의 옆라인이 Dell AT101W(이하 델)을 닮았다고 했는데 이 보드의 키감도 델을 닮아있다. 물론 여기서 닮았다는 것은 미니어쳐의 개념이나 "같다"의 개념은 아니다. 말그대로 "닮았다"라는 것이다. "비슷하다"보다는 조금 더 개성이 있고 어딘가 모르게 델과는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다.


일단 뭐가 닮았을까? 필자가 델 흑축을 타건할 때의 느낌은 사각하면서 꽉 맞은 벽면을 부드럽게 긁고 지나는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타건시 구분감이 특이하다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마치 그 느낌 델 흑축을 타건할 때의 사각거리면서 벽면을 사~악하고 지나가는 느낌이 닮아있다.

분명히 델의 느낌를 닮았다. 하지만 델에 비해서 힘없이 올라오는 반발력은 델 같은 경우 간혹 이 반발력을 제압할 수 없어서 그냥 융화하고 살아야하는 조건이라면 이 보드의 반발력은 마치 내가 제압을 할 수 있는 그런 군주의 느낌을 갖게 한다. 똑부러진 성격이지만 군주의 말이라면 팥으로도 메주를 만들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델의 키감을 닮은 두번째 요인은 리버돔 키보드같지 않게 클릭감이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리버돔의 키보드의 타건소리는 클릭 이후 반발력으로 키가 돌아올 때 리버돔에 "뽁"하고 나는 소리가 클릭음보다 커서 그런데 이 보드는 클릭할 때부터 소리가 있다.일반 기계식 처럼 구분감이 클릭과 동시에 오는 것이다. 그래서 리버돔이지만 느낌이나 소리.. 그리고 손가락에 느껴지는 감각이 델과 닮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럼 그 타건시 나는 소리는 무엇일까?

0_reSize_IMG_2590.jpg 위의 사진에서 보면 슬라이더 양옆에 갈고리 모양으로 튀어 나온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이 타건시 어딘가를 툭툭 치면서 클릭음을 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필자가 그 소리를 규명하기 위해서 키보드를 뜯어서 분석하면 좋겠지만 디지털 문방사우 아니던가... 선비가 난을 칠 때 어떤 붓이 자신에게 맞는다 정도의 것은 사용해보고 아는 것이지, "이 붓의 털은 어디 무슨 풀을 먹던 말의 꼬리 털로 만든...."으로 이 붓이 나와 맞다 안맞다를 정하는 것은 아니니까. 궁금하지만 필자도 여기까지의 추론으로 마무리한다.(다소 변명스럽긴해도... 그냥 그렇다고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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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_reSize_IMG_2587.jpg 위에 위에서 본 키캡의 모양이다. 두께는 적당한 두께를 가지고 있으며 키감의 느낌은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 엠보싱이 된 키감으로 약간 물컹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과 오래된 이색 키캡처럼 손에 쫘악 쫘악 붙는 맛까지는 아니지만 손에 감칠 맛정도를 제공해준다. 이색 키캡이 정말 멸치로 우려낸 국물이라면 멸치 다시다의 느낌정도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전반적인 키감은 델의 흑축 넌클릭을 닮았고 키압과 반발력은 다소 약해서 뒷 맛은 델과는 다른 느낌을 가지게 한다. 그렇다고 한없이 부드러운 것이 아니라 구분감도 확실하고 타건시 클릭하는 맛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키감이다.  쉽게 정의한다면 델정도라면 이 녀석이 대체할 수 있을 것 같다.델의 키감이 무겁고 피로도가 쌓인다고 생각되는 유저라면 한번쯤은 이 키보드를 타건해볼 만하다. 그 정도라면 이 녀석의 키감의 레벌 정도는 감이 왔을 것으로 판단이 선다.  그리고 비교를 위해서 델과 비교를 한 것이다. 어디까지나 "닮았다"가 키포인트지 이 보드가 "델을 대체할 수 있다"까지는 아님을 명심해주기를 바란다.


총론

필자가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리버돔 키보드를 만나서 마음이 들떠 있다. 키감도 좋지만 스텝스컬쳐2가 적용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필자는 이 키보드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약간은 무른 재질의 키캡과 오래 쓰다면 지워질 것 같은 각인은 좀 아쉽운 점이긴 하다. 생각해보면 이 정도 가격에 레이져 정도 까지 기대한다면 너무 큰 욕심이겠지만 그래도 한번은 그런 점이 아쉬웠다고는 말하고 싶다.

그리고, 스위치가 아닌 슬라이더의 톡 튀어나온 부분에서 클릭음은 전체적으로 균일하긴 한데 특히 DELETE키에서는 좀더 차가운 음이 나는 것이 이 보드만의 문제일지 의도된 키음인지는 알수 없지만 좋게 생각하면 "오, 센스 있는데..."이고 나쁘게 생각하면 "그래도 운좋게 Delete키라 다행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이 정도 키보드라면 막쓰기 좋은 키보드이면서 막쓰기에는 좋은 키감과 손의 안정감을 주는 키보드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늘 회사에 키보드를 들고 나니는데 이 정도라면 회사에 놓고 사용해도 마음이 크게 아플 것 같지는 않다.


무엇한 "우와...좋은데..."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적당하게 힘을 가진 녀석이다. 그래서 명품 멤브레인은 안되더라도 명기 멤브레인 레벨까는 무난한 보드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홍게에서 여러 유저들을 천당과 지옥을 경험케해주시는 kbdholic님에서 남루한 이 리뷰를 헌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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