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기 전에 이 전편을 보고 오시면 더욱 차진 리뷰를 보실수 있으십니다.  ----->

http://www.kbdmania.net/xe/index.php?_filter=search&mid=review&search_target=title&search_keyword=10%EC%B4%88&document_srl=7520479


자.

전편에 이어.. HHKB Pro2 를 10개월 사용한 후기를 올리려 합니다. 우선 리뷰 올리는데 10개월이나 걸린건 키보드 매니아 모든 분들께 고가인 HHK Pro 2를 지르시기 전에 신중한 결정을 함을 도와드림과 동시에 리뷰에 대한 정확성을 위한것이지 절대 그동안 귀찮고 계속 미뤄와서 그랬다는건 아님을 밝힙니다. (...)






P1010404.jpg

촤캉!


10개월전(..) 첫날 회사에 이걸 가져갔을때 힐끗거리는 애들의 눈초리를 받을수 있었다. 우선 너무 작았고 레트로 룩을 가진 이런 고급 키보드를 가진 사람은 회사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 키보드를 책상에 놓고 드디어 포풍코딩을 시작했을때 그 도각도각 소리는 10년전의 그것과 같았다. 

구름위를 사뿐사뿐 걷는듯한, 45g 의 무게를 가진 키, 그리고 토프레식 키보드 특유의 자판 소리... 아흑. 내가 원했던게 바로 이거였다. 정말 이런말 해도 될진 모르겠지만 소리만 듣고 있어도 바지를 갈아입어야 할것만 같았다.








1.jpg

내가 HHKB Pro2 로 포풍코딩을 할때의 소리. 이정도면 이해 할까?






그리고 레이아웃. 난 이미 HHKB 라이트 버전을 거진 10년간 사용했기때문에 레이아웃이 전혀 문제가 되진 않았다. 컨트롤키가 왼손 옆에 있는건 나에겐 이미 플러스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작은 손 움직임으로 모든 키 조작이 가능하다는점. 정말 너무 좋았다. 프로그래머에겐 딱 맞는 (익숙해 진다면) 키보드가 바로 이것이다 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포풍코딩을 했다. 도각도각. 그때, 그걸 본  내 옆자리 애가 오오 함과 동시에 부러움 가득한듯한 눈빛으로 내 자리로 달려오듯 오더니 이런 감탄의 소리를 내뱉었다.



"시끄러우니까 타이프좀 조용히 해줄래?"



칭찬한거 맞을거야. 응.


그리고 그 후로도 이런류의 익살스러운 녀석들, 칭찬을 하려면 그냥 직접적으로 하면 되지 꼭 돌려서 이렇게 말하는 애들이 많았다:


"거참 키보드 시끄럽구나"

"이 작은 키보드는 뭐지? 참 소리가 요란하네?"

"시x 디질래? 집중 안되거든?"



이런 칭찬에 인색한 익살쟁이들. 직접적으로 칭찬해도 되는데.  후훗







%EC%B9%AD%EC%B0%AC%EC%9D%98%20%EA%B8%B0%

녀석들. 칭찬은 이렇게 하는건데.






근데 저런 칭찬들을 듣고 보니 칭찬해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끼진 못할망정, 이런 또 못된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아 키보드가 조금 소리가 큰가. 살짝 민폐인가?'



그렇다. 사실 타이프 하는 키감은 정말 다른것들과 비교가 안될정도로 최고 이고 소리도 지릴 정도였지만 아무래도 조금 시끄러운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뭐랄까. 옆에 사람이 이어폰 안끼고 있으면 내 키보드 소리만 들린다는 정도? (-0-)


이것이 아마도 이 해피해킹 프로2 키보드의 유일무이한 단점이 아닐까 싶다. 99개의 장점을 가졌지만 1개의 단점을 가진. 뭐 세상에 완벽한게 어딨을까?







18105042260.jpg

뭐든지 완벽한것 같은 이녀석도 여자문제가 있는것처럼.






그렇게 계속 칭찬을 들으며 대략 한달간 이 키보드를 쓴 시점에서 난 뭔가 이상한점 한개를 발견했다.

휴대가 간편한 이 키보드이기에 보통 주말이 되면 애기를 혼자 놔둘수 없다는 불안한 마음처럼 이 키보드를 집에 데리고 와서 놀아주곤 했다. 근데 도각소리와 키감이 집에서 쓸때와 회사에서 쓸때 조금 다르다는점 이었다. 뭔가 집에서 쓰면 도각도각 소리가 선명하고 키감도 항상 퐁퐁퐁 거렸지만 왠지 회사에서 쓰면 도각소리가 많이 줄어 들고 또한 플라스틱이 와작와작 부딫히는 소리가 많이 났다.


첨엔 생각했다. 불량인가? 아 놔. 잠깐 패닉.






1ea5c6e500cad80e15466dd0f272d8a3.jpg

간만에 호머심슨.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앙ㅇ아아아아





회사에서 쓸때마다 참 거슬렸다. 왜 도각소리가 선명하지 않지? 집에선 팬티를 그렇게 갈아 입는데..


알고보니 바로 책상이 문제 였다. 뭐가 다른건진 모르겠지만 회사 책상에 놓고 쓰니 소리가 분산 됐고 도각소리가 아닌 그냥 시끄러운듯한 소리가 더 나는듯 했던것이다.


그래서 어떤분이 얘기 했던것 처럼 밑에 종이를 깔아봤다. 똑같았다.

이번엔 페이퍼타올을 깔아봤다. 오!!!! 그랬더니!!!!




.....똑같았다.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키보드 밑에 수건을 깔면 소리가 좋아진다는 소리가 있어서 깔아봤다. 오.


내 손가락 밑에서 다시 하이힐이 걸어다니기 시작했다!


아. 밑에 깔판이 중요하구나 라고 느낀 순간 이었다. 역시 사람은 이래서 머리가 좋아야 하는것 같다. 이자릴 빌어서 수건 깔라고 조언해준 분께 심심하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아니었으면 절망감에 구석에서 벽긁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자 그럼 이쯤에서 사진 몇개 투척 하겠습니다.





P1010446.jpg

역시나 이쁜 HHKB Professional 2 로고. 내가 요고에 퍽 갔지.



P1010447.jpg

정면샤샷



P1010448.jpg

풀샤샷



P1010449.jpg

위에서 본 사진.


P1010450.jpg

그리고 정품 인증서.




Happy Hacking Keyboard Professional 2. 총평은 100점 만점에 오만점을 주고 싶지만 아까 단점 하나 있다고 했으니 1 빼서 사만구천구백구십구점을 주겠다.


3줄 요약하자면:

1. 도각도각

2. 도각도각

3. 주위 사람들의 칭찬.


이키보드, 정말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 가격? 하이엔드 키보드를 쓰려면 어디서나 trade-off 는 있는법. 어짜피 하나 사는거 제대로된 것에 투자를 하는것 정말 나쁘지 않은것 같다. 그리고 레이아웃에 익숙해지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번 익숙해 지면 (특히 하드코어 코더들 한테는) 이보다 편한 키보드는 없을것 같다. 정말 코지씨(나에게 10초의 기적을 선사해주신 코딩에 미친녀석) 에게 감사함을 니끼는 바이다. 



그리고 또다른 큰 장점은 아무도 내 컴터를 만질라고 하지 않는다는 것 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키보드를 쓸줄 모르니.


그리고 쓸때 밑에 수건등 뭔가를 까는것도 이 HHKB Pro2 의 키감을 극대화 시키는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참. 그리고 한가지 많은 사람들이 오해 하고 있는것이 이 레이아웃에 익숙해 지면 보통 키보드를 못쓸것 같다고 하지만 사실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사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기 때문에 이거써도 보통 키보드도 충분히 쓸수 있다. 이건 정말이다.





...... 그렇기 때문에 오늘 리얼포스 87U 텐키레스 차등 "저소음" 을 지른거라고 말하는건 아니다.

..... 그리고 HHKB Pro 2 Type-s 도 지금 아마존 장바구니에 들어가있다. 이건 너무 비싸서 아마 한참 고민할것 같다. Trade-off 따위 개나 줘버...... 쿨럭-_-




P1010402.PNG

하... 하.... 하하하...하하..하. 월욜날온다. 하하하...





자.


담주 월욜에 리얼포스 87U 차등 "저소음" 이 도착 한다. 그러므로 이것에 대한 리뷰는 담주 월욜부터 10개월 뒤에나 올라오겠지?-_-);




끗.


P.S.: 님들께서는 점점 키보드 덕후가 되어가는 저의 모습을 지금 지켜보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