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번에 질문 게시판에서 도움을 받았던 예비 고2 학생입니다.


3만원짜리 싸구려 청축에 고생한 제 관절과 손목을 위해

무접점을 사 주었습니다.

그리고 기타 악세사리까지~

* 제가 얻기 힘들었던 정보를 중심으로 기술할 예정이고 전문성도 많이 떨어지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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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800원에 무접점을 살 수 있다니, 그게 어디에요. 그쵸?

새해라고 한성에서 장패드도 보내 줬습니다... 만은 디자인이 구려서 빠빠이~

원래는 앱코와도 약간 고민을 했었으나, 어차피 키캡 바꿔 낄 건데~하고 질렀더니

역시 가격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한 키보드답게 싸구려틱합니다.

키보드 모르는 사람이 보면 하이마트에서 8천원에 파는 키보드인 줄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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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쓰던 배송비까지 3만원의 씽크웨이 청축(레드LED)와 비교해 보았습니다.


이놈과 오피스마스터는 서로 닮았어요.


둘 다 그 축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가격을 가졌고, 


둘 다 그 가격만큼 놓친 부분이 많습니다.


허나 오피스마스터는 다이어트를 더 많이 했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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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같이 산 루프입니다.


만 원짜리 아크릴 루프예요. 규격은 대충 맞습니다. 


설계 자체가 키캡이 얘를 지지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라 키캡에 닿는 것은 어쩔 수 없겠네요.


저렇게 설계한 이유는 역시 팜레스트 기능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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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 얇게 깔아서 높이 딱 맞춰 주었습니다. 아주 편해요. 

(수건은 아예 테이브로 키보드에 붙여 버렸습니다 ㅋㅋㅋ...)


문제라면야. 풀배열 키보드 두 개만큼의 공간을 차지하게 되는 것뿐입니다.


아. 저기 보이는 헤드폰은 슈어 사의 SRH840입니다.


혜화역 이어폰샵, 셰에라자드, 사운드밸런스 다 돌아본 결과 


같은 밀폐형 중에서 40만원 밑에는 쟬 이길 놈이 없습니다.


쟤도... 오피스마스터 같은 놈이긴 하네요. 핵심만 딱 충실하고 나머지 죄다 갖다 버린 놈...


(디자인, 착용감 모두 안 좋기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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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빛의 빛깔을 띠지만, 제 폰카메라는 그것을 담아내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나름 고급져 보이고 맘에 드네요.


완전 투명한 아크릴이었으면 오피스마스터의 싸구려틱한 디자인을 여과없이 보여 주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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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들어오는 키보드와도 궁합이 매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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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놈도 락키는 LED가 들어옵니다.


자꾸 렉이 걸려 LED가 제때제때 안 들어오고 안 꺼지고, 

디자인적으로 보기 너무 안쓰러울 뿐, 나쁘지 않은 기능입니다.

(나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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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레오폴드 키캡으로 부활(톨스토이)시켜 보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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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2시간 걸렸습니다.


사실 스테빌라이저 안 달린 키들은 카드랑 자로 슉슉 빼서 다 하는 데 20분도 안 걸렸지만


스테빌라이저 달린 놈들이 저를 작정하고 조졌습니다.


뭐가 문제냐면


리무버로 뺀다-> 스위치에서 먼저 빠진다-> 스테빌라이저가 들어 올려진다->

근데 스테빌라이저와 키캡의 결합이 너무 단단하다-> 안 빠진다-> 힘을 준다-> 폭발


사진 자세히 보시면, 스테빌라이저 두 개를 아예 빼낸 것을 보실 수 있으시겠습니다.


하다가 짜증나서 엔터 키 두 개는 아예 스테빌라이저를 빼 버렸거든요.


폭파시키고 수습하고 반복하다 보니 윤활유가 닦이고 해서 


안 그래도 스프링 소리 거슬리는데 스테빌라이저도 쇳소리를 내기 시작해 뺄 수밖에 없었습니다 -_-;;


요거요거, 운빨이 좀 안 좋았나 봅니다.


그래도 결과물이 무지막지하게 멋지니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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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LED가 보기 안쓰럽지 않아요!


하이마트 8천원 키보드에서 10만원은 기본으로 찍을 것 같은 프로페샤날한 키보드로 바뀌었습니다.


키감이야 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당 ~_~ 


기본 키캡... 너무 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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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안 좋은 것도 있지만


투과율이 낮은 루프에 측각 키보드가 조합되니 저 모양입니다. 아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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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모니터 밑으로 올리면 공간 문제는 걱정 없심다~


(받침대도 요번에 산 건데, 정말 구립니다. 6천원짜리인 탓이지만 진짜 구립니다.)





- 사용기 -


 얼마 전 친구가 학교에 커세어 K70(적축)을 가져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혼란을 틈타 구름타법도 시도해 보고... 조물조물해 봤습니다.


그 경험 덕에, 이번 지름이 더욱 더 만족스럽습니다.


훗. 허세어 따위.



어쨌든!


적축도 관절 안 아프고 편할 것 같아서 적축과 고민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적축(커세어)과 좀 비교를 해 보자면,


적축과 무접점 모두 키압이 낮고 소리가 작다는 공통점이 있겠습니다.


허나 적축은 엄연한 기계식. 무접점과 비슷하다고 하기엔 키감이 확연히 다르더랍니다.


적축을 바닥을 치지 않게 타이핑(구름)하면 푹푹 들어가는 맛이 일품입니다.


바닥을 치게 타이핑하면 정말 기분 좋게 샌드백에 주먹을 꽂는 기분이 납니다.


총으로 비유하자면, 청축은 쏘는 맛, 적축은 맞추는 맛이겠습니다.


허나 무접점은 바닥을 치든 안 치든 큰 차이가 없습니다.


애초에 스트록이 짧아서, 바닥 안 치게 신경쓰다간 타이핑 못할 것 같습니다.


무접점의 맛은, 그 특유의 반발력에 있더라고요.


탱탱한 아기의 뺨을 찔러보는 그런 느낌입니다.


아니면 고기가 익었는지 젓가락으로 찔러 볼 때의 느낌?


기계식이 특유의 맛을 가지고 있다면, 무접점은 맛있다기보단 그냥 괜시리 기분이 좋은... 그런 차이가 있습니다.


신경 써서 비유를 했습니다만, 만져 본 키보드가 극히 적어 신뢰도는 떨어집니다 ^_^;;



고럼 다음으로... 키캡.


키캡을 바꾼 것은 키감, 타건음, 멋 세 가지를 잡기 위해서였습니다.

 

측각(무각)을 좋아하는 게, 멋도 멋이지만 손가락이 닿는 부분의 촉감이 훨씬 좋아집니다.


설사 번들거리게 되더라도 티가 잘 안 나겠지요.


제가 구매하기 전에 키캡을 바꾸는 것의 효용성에 대해 좀 의문을 가졌었는데...


음악으로 비유하자면 싸구려 키캡은 저렴한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음악이라면 

좋은 키캡은 고급 플레이어에서 나오는 음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그렇게 무지막지한 차이는 안 납니다.

그러나 사소한 차이는 분명이 존재해요.

(차이가 없다면 케이블로 예시를 들었을 것 같습니다. 케이블은 진짜...!)


그럼 괜찮은 키캡에서, 제조사마다 다른 키감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


 음악 플레이어마다 고유의 소리가 있는데(음장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은 평탄해서 깡통 소리라 불리고, 삼성은 저음이 좀 강한 경향이 있습니다.


여러 개 돌려가며 들으면 분명히 그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죠.

허나, 사실 다 괜찮습니다. 예. 그런 겁니당.




마지막, 사운드-!


대체 뭘 어떻게 녹음해야 그렇게 도각도각 소리가 잘 잡히는지 모르겠습니다!


녹음기(스마트폰) 위치를 바꿔가며 녹음해 보고도 했지만, 별 차이가 없습니다.


음성 녹음 002_sd.m4a


요거는 기본 POM 키캡


음성 녹음 003_sd.m4a


요거는 레오폴드 PBT 키캡입니다.


(둘 다 애국가 2절까지 쳤습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키캡을 바꾸며 스테빌라이저를 자꾸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소리가 안 좋은 방향으로 변하기도 했습니다.


이거 사기 전에 어느 네이버 블로그에서 본 동영상에서는

(똑같이 오피스마스터에 레오폴드 키캡을 끼는 상황이었습니다.)


거의 뭐... 마법 같이 소리가 변했습니다.


시끄러운 사각임에서 정숙한 도각도각으로...


허나 저는 그렇게 큰 차이는 못 느끼겠습니다.


분명 날뛰던 아이가 얌전해지긴 했지만, 억누르고 있는 것이라 어디로 자꾸 삐져 나옵니다.


특히 스페이스바... ㅠㅠ


초보에 운도 없으면 이렇게 되는가 봅니다 ~_~




예!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비유하는 걸 좋아해서, 적당한 비유를 찾으면 기뻐서 주체를 못 하는 터라... 헤헤;


사실 19금적인 비유를 쓰고 싶었지만, 이런 데(?) 쓰는 건 역시 아닐 것 같았습니다 ㅋㅋ


어이쿠. 이거 또 더 길어지려 하네요. 빨리 마칠게요.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