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1495.png : 재단기로 책을 최대한 똑바로 자르는 방법

책을 스캔하는 방법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비파괴 스캔. 말 그대로 책을 자르지 않고 한 장 한 장 사진을 찍거나 플랫배드 스캐너로 스캔하는 겁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끈기있게 힘과 노력을 들인 뒤에야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죠. 책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책이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힘들여 스캔할 이유는 없습니다.

두 번째가 파괴 스캔. 책을 싹둑 잘라 자동급지(ADF) 스캐너로 쓱삭 스캐닝해 버리는 방법입니다. 스캔을 하기 위해서 책을 잘라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일단 그 속도에 맛을 들이면 헤어날 수 없죠.


문제는 책을 재단할 때입니다. 아무리 책을 똑바로 놔도 자르는 도중에 조금씩 미끄러지면서 비뚤어지게 잘리기 일쑤죠. 이렇게 되면 나중에 급지 장치에 넣을 때 일직선으로 들어가지 않고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들어가는 바람에 후보정에 쓸데없는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제가 책을 똑바로 자르기 위해 궁리한 노하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재단기에 미끄럼 방지 매트 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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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등지에서 많이 팔리는 YG-858 재단기입니다. A3 책까지 재단할 수 있는 물건입니다. 하지만 그 구조상 칼이 한쪽에서부터 내려오기 때문에, 나중에 힘을 받게 되는 부분이 점차 밀리면서 결과적으로 크게 비뚤어지는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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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상을 최대한 없애려고 궁리한 끝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도입했습니다. 옥션 등지에선 1천 원 후반에 팔리고 있지만, 그 효과는 꽤 좋습니다. 일단 아랫쪽에 넓게 붙여주고, 책 밑단이 닿는 재단기 옆면에도 꼼꼼히 발라 줍니다. 책을 누르는 눌림판에도 붙이고 싶지만 구멍이 송송 뚫린 매트를 양면 테잎으로 붙였다가 나중에 접착제가 녹아서 흘러내리기라도 하면 대참사가 일어날 게 뻔하겠죠. 그래서 필요할 때 책과 눌림판 사이에 놓도록 적당한 크기로 여분의 매트를 잘라둡니다.


2. 위치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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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칼을 내립니다. 그리고 책등을 칼 쪽으로 향하게 한 채 칼과 고정판 사이에 꽉 끼우고, 고정판의 잠금장치를 고정시킵니다. 절대로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확실하게요.


3. 위치 잡기 II


그러면 칼을 다시 올리고, 책 위에 여분의 미끄럼 방지 매트를 올려놓습니다. 그리고 고정판과 책 사이에 얇은 책이나 골판지 등을 끼워넣습니다. 그러면 그만큼 책등이 앞으로 튀어나가게 됩니다. 즉 끼워넣은 책의 두께가 절단면의 두께가 되는 거죠.

그 상태에서 눌림판을 내려서 고정시킵니다. 헤라클레스가 책을 빼내려고 해도 꼼짝달짝 하지 않을 정도로 확실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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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절단


그런 다음엔 칼을 내립니다. 젖먹던 힘까지 동원해 최대한 한번에 잘라냅니다. 여러 번에 걸쳐 힘을 주면 절단면이 삐뚤빼뚤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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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책을 절단하면 아무래도 균등하게 잘리지 않습니다. 지금 샘플로 재단한 책은 370여 페이지 짜리였는데, 윗쪽에 비해 아랫쪽이 좀 밀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너무 두꺼운 책은 중간 부분을 잘라내서 두 번, 세 번에 나눠서 재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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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잘라낸 다음, 접착제가 여전히 붙어 있는 페이지는 없는지 확실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ADF 스캐너에 밀어넣으면 끝이죠.


마지막으로 드릴 말씀은, [베일에 가려진 스파이 이야기]는 정말 쓰레기 같은 책이라는 사실입니다. 절대 사 보지 마세요. 돈아까워요,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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