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하고 첫 글을 남깁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들어 기계식 키보드를 가지고 이것저것 해보는 취미가 생겨 이곳까지 가입하게 된 평범한 30대입니다. 키캡도 바꿔보고 윤활도 해보고 높이도 이리저리 바꿔보고, 이축 저축, 이것저것 써보고 새로운 취미에 맛들린 요즘입니다


그러다가 아는 지인 몇을 기계식 키보드로 입문시켰는데, 그중 한분이 저소음적축으로 정착을 하셨더군요. 구입하신 제품은 레오폴드 fc660이었습니다. 직접 지인분의 집에 가서 타건해 보니 확실히 조용하고 키를 누르는 마지막 순간에 조금 느껴지는 말캉한 느낌이 나름 매력이 있게 느껴지더군요. 그러나 제 취향에는 그냥 적축의 타건감이 더 좋기는 하였습니다(참고로 저는 적축을 주로 사용합니다). 레오폴드 제품이 워낙 품질이 보장되기는 하나 스페이스바에서 조금의 철심 소리가 느껴져 윤활해드리고(방문목적)는 집으로 돌아왔지요.

 

그런데 그 때부터 오는 입질ㅎㅎ 키보드를 취미로 가지신 분들, 키보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바로 그 이끌림이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저소음적축 키보드를 하나 들여야 하나, 이미 키보드가 많은데 괜히 낭비하는거 아닌가, 그냥 적축의 키감이 더 좋다고 느끼면서 너 왜 자꾸 저소음적축에 욕심내냐 등등 별생각을 다하다가 문뜩 떠오른 것이 언젠가 영상으로 접하였었던 키보드 O링이었습니다. 

 

저는 저소음적축 키보드를 들이는 것을 보류하고 이 기회에 O링을 사용해보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인터넷에는 많은 종류의 O링이 있습니만 크게는 일명 내꼬링으로 불리는 낚시 용품으로 만들어진 것과 아예 키보드 튜닝 용으로 만들어진 녀석들이 있더군요. 저는 그 중에서 키보드용으로 실리콘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몬스타기어 실리콘링 0.2mm'을 구입하여 진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선택의 이유는 일단 낚시용 링들은 가격기 싸기는 한데 고무로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라 실리콘링보다 품질이 떨어져 보였고, 제가 사용하는 키보드는 단색 LED가 달려있는 녀석인데 낚시용 링들은 빛이 투과되기 어렵게 진한 색상이 들어가 있는 제품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키보드 튜닝용으로 애초에 계획되어서 나온 몬스타기어의 제품을 선택하고 구입하기는 하였는데 여기에 대한 평가는 마지막 부분에 하겠습니다.


이 녀석이 제가 사용하는 키보드입니다. 쿨러마스터 masterkeys pro m white led라는 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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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기어 실링콘링은 0.4mm / 0.2mm의 두께와 110/ 130개의 수량을 선택해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130개 두세트를 구입하였습니다. 주로 사용하는 텐키리스(저 녀석이 텐키가 있기는 하나 대충 구분하여) 2대와 가끔 쓰는 청축 키보드까지 해서 총 3대를 튜닝하기 위해서 260개를 선택했습니다(청축은 글자 부분과 자주 입력하는 키들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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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이 제가 사용한 몬스타기어 실리콘링 0.2mm입니다. 왜 수치가 0.2mm인지 알수는 없습니다만 어쨌든 0.2mm로 표기된 제품이며 0.4mm 제품의 경우 두께가 저기서 두배로 두꺼워 진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키감이 너무 변하거나 스크로크 길이가 지나치가 짧아 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0.2mm로 구입하였습니다.

 

그렇게 튜닝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는 정성 들여 키캡들을 다 분리하고 O링을 다 끼우고 이왕 하는 김에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함께 산 방음재도 깔고 나서 신명나게 타건을 해보았습니다. 방음재도 함께 작업해서 그런지 소음은 확실하게 줄더군요. 그런데... 몇 글자 안치고 나서 나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이거 뻘짓을 한거 아닌가라는 불안한 감정이 찾아왔습니다. 생각보다 키감이 이질적으로 느껴지고 스크로크 길이가 짧아진게 확실히 체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변화 자체가 잘못되었다기보다 그것이 제가 좋아하는 키감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 것이 문제였습니다. 특히나 짧아진 스트로크는 억지로 구름타법 사용을 강제 당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인가 하여 아내를 불렀습니다. 그러나 아내 또한 저와 같이 느끼더군요. 그래도 투자한 것이 있어(실리콘링+방음재+배송비=25,500, 작업시간 등) 익숙하지 않아서, 낯설어서 그런 것일 수고 있다는 자기합리화를 하고는 며칠 더 써보기로 결정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도 아닌 것은 아니더군요.

 

그래서 그냥 헛짓이지만 어쨌거나 키보드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유의미한 경험(누군가가 물어본다면 대답라도 해줄 수 있고 추후 구입에 대한 나름의 명확한 기준은 마련되었기 때문에) 한 번 했다고 생각하면서 그냥 다 빼버리고 예전으로 돌아가야겠다고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키보드에서 O링을 빼내면서 차라이 이것 보다 조금 더 얇았더라면 조금은 나았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던 중 머리를 스치는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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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의 안쪽입니다. 두 개의 십자모양이 존재하지요. 하나는 스위치가 결착되는 안쪽의 작은 십자, 다른 하나는 바깥쪽 십자입니다. O링은 안쪽 십자 모양이 있는 원기둥에 끼워지게 됩니다. 그리고 바깥 십자가는 낮기는 하나 나름의 높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 캐캡에 끼워지는 O링의 실질적인 높이는 'O링의 두께+바깥 십자의 높이'가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실질적인 O링의 높이에서 바깥 십자의 높이를 빼기로 결정합니다. 어떻게요? 바로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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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터칼을 사용하여 O링에 십자 모양의 칼집을 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깥 십자에 끼어 넣어주는 것이지요.ㅎㅎㅎㅎ 200개가 넘는 숫자와 정확하고 정밀한 작업 수준을 요한다는 점에서 미친짓처럼 보일 수 있으나 나름 손재주에 자신이 있는 편이라 강행하기로 결정합니다. 작업시간은 텐키리스 키보드 2, 2시간 반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이게 뭐라고 하다보니 요령이 생겨 점점 빨라지더군요~ 지금 하라고 하면 1시간 반~ 2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작업을 마치고 타건해보았습니다. 적축과 저소음적축의 중간에 있는듯한 녀석이 탄생했습니다.ㅎㅎ 스트로크의 길이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으면서 소음이 줄어들고 저소음적축의 끝에 걸리는 몽글한 느낌이 존재하나 저소음적축보다는 느낌이 덜하더군요. 결과적으로 만족할만한 키감이 느껴져 지금도 그대로 사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저와 같이 적축을 주로 사용하시는 분인데 저소음적축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O링 작업은 한 번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생각보다 소음이 다이나믹하게 줄지는 않으며 스트로크의 길리가 짧아지는 것이 타건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진행하셔야 할 것입니다. 물론 저처럼 작업하여 해결하실 마음이 있으시면 저는 적극 추천하겠습니다(아니면 저보다 더 얇은 링을 구입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키보드 O링 기계식 키보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해보지는 않았더라도  그런게 있다는 것은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저 또한 그 정보를 바탕으로 작업을 결정하였지요. 그러나 막상 작업을 시작하려니 상세한 후기들을 찾아보기 어렵더군요. 그래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이 글이 O링 작업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나 키보드 튜닝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제가 그러했듯 작업을 시도하시는 모든 분들이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받아보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끝으로 작업을 하면서 느낀점과 간단한 팁(?)을 적으며 인사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1. O링 작업시에 자신의 키가 어떤 높이를 가진 형식인가 고려되는 것이 좋을듯 싶습니다. 제 키보드는 체리 높이의 키캡이 사용된 키보드 입니다. 만약 LP 등의 낮은 키캡을 사용하신다면 O링 작업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반대로 OEM 등의 높은 높이의 키캡을 사용하신다면 O링 작업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2. 1번의 연장선상입니다. 앞서 제 키캡은 체리 높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스텝스컬쳐2의 특성상 숫자열과 펑션키(F1~F12)에서 키캡이 확 높아집니다. 따라서 저는 여기에는 O링을 십자 작업을 하지 않고 그냥 넣었습니다. 본인의 키갭이 체리 높이 이상이라면 작업시간을 줄이기 위해 그냥 넣는 것을 추천합니다.

 

3. 높이의 차이뿐만 아니라 십자 작업시에 실리콘이 눌리는 느낌에 차이가 납니다. 칼집 작업을 하지 않은 O링은 작업을 한 O링보다 단단하게 느껴집니다. 마감 표면과 두께 따라 눌리는 경도와 응축력이 조금 달아지는 것 같습니다.

 

4. 청축 키보드의 경우 O링을 십자작업 없이 그냥 끼워 사용 중입니다. 청축의 경우 그냥 끼워도 타건감이 나쁘지 않더라고요.

 

5. 스테빌라이져에 모두 O링을 끼우지 않아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끼우는 것이 조금이라도 안정적일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기 때문에 O링 구입시에 수량을 여유 있게 구입하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6. 몬스타기어 실리콘링의 품질은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단 가격이 좀 비싸기는 합니다. 실리콘링을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을 알지는 못하지만 물건을 받아보시면 이게 만원이나 한다고? 라는 생각이 드시기는 할 것입니다.ㅎㅎ 따라서 LED가 없는 키보드라면 낚시용 내꼬링을 구입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아니면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하시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