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이 글은 다음 질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필코 키보드에 체리 순정이색 키캡을 꼽을 수 있을까?

간단하고 러프한 답을 드리자면 꼽아서 사용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막상 껴서 사용해보면 스테빌이 들어간 키캡의 경우 뭔가 느낌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딘가 간섭이 생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요. 본 글은 간섭이 어디서 생기는지 알아보는 글입니다.



2. 스테빌 종류 간단 소개


스테빌에는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필코 스테빌입니다. 해외 포럼에서는 필코의 OEM 제조사인 Costar의 이름을 따서 Costar stabilizer라고도 합니다.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스테빌의 철사가 보이고 흰색 플라스틱 조각을 키캡에 꼽는 특징을 가집니다. 키캡을 뽑고 교환하는데 조금 까다롭습니다.


그림1. 필코 스테빌. 체리 순정 이색 엔터키를 꼽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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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체리타입 스테빌입니다. 체리키보드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식이고, 최근에는 레오폴드 키보드등에 적용되어있습니다. 키캡의 분리 및 교환이 용이합니다. 체리의 순정 스테빌은 키캡을 세게 누를 때 바닥에 충격을 완화해주는 발톱이 있는데 이 때문에 바닥을 치는 느낌이 들지 않고 뭔가 경쾌하지 않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스테빌의 발톱을 제거하면 경쾌한 바닥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발톱을 아예 없에고 나온 버전도 있다고 합니다.


그림2. 체리 스테빌. 무보강판용과 보강판용이 있는데 보여지는 스테빌은 보강판이 없는 키보드에 장착되는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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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필코 스테빌에 체리 키캡을 꼽았을 때 어디서 간섭이 생기는가?


간섭이 생기는 곳을 알아보기 위해서 간단한 실험을 해보기로 합니다. 그림을 주욱 보면 쉽게 실험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림3. 체리 순정 이색의 엔터키. 매직 스카치 테이프를 붙이고 그 위에 화이트보드 마커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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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필코 스테빌에 체리 순정이색 키캡을 꼽고 열심히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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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5. 결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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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6. 결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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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7. 간섭의 원인. 철사를 고정하는 부분이 두꺼운 키캡의 벽면과 간섭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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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8. 엔터키 아래줄인 쉬프트키로 테스트해도 같은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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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무리


필코 키보드가 요즘에 LED가 달린 키보드와는 달리 스위치가 정방향으로 달려있어서 두꺼운 체리 프로파일 키캡을 사용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처음에는 추측했습니다. 그러나 스테빌이 달린 키캡은 간섭이 생긴다는 의견들이 보이더군요. 그래서 어디서 간섭이 생기는지 알아보고 정리하는 글을 남깁니다.


간단한 실험을 해본 결과, 필코 스테빌의 철사를 잡아주는 부분이 키캡의 앞 벽면과 간섭을 일으킨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두꺼운 체리 키캡을 꼽아서 간섭을 감수하고 사용해도될만큼 간섭의 정도는 심하지 않았으나,

필코 스테빌 키캡의 강점인 경쾌하게 눌리는 맛은 사라집니다.

경쾌하게 딱하고 눌리는 엔터키의 맛!! 그것이 사라진다는 말이죠...


최근에 쏟아지는 GMK 이색키캡, 두꺼운 PBT 키캡등도 같은 이유로 필코 키보드에는 사용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사용은 가능하나 뭔가 아쉬운 부분을 남긴다는 말입니다.

비싼 키캡을 구입해서 키보드를 꾸몄는데 스테빌 키감에서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은 확장성 측면에서는 아쉽네요.



추가1:

필코 스테빌과 호환성을 높인 체리프로파일 두꺼운 PBT 키캡도 있는가 보네요.  

무영테크 mStone Prima 151Key PBT 승화 영문 정각 키캡 사용기 (https://blog.naver.com/mizumo/220854383569 )

해당 키캡은 스테빌 키캡의 안쪽 앞면을 깎아내서 위에서 나타난 간섭을 없앱니다.


그림9. 필코 스테빌과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키캡 안쪽 앞면을 깎아낸 스테빌 키캡. 출처 https://blog.naver.com/mizumo/220854383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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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위 블로그 글은 키캡 호환성에 대해서 잘 정리해놓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배경지식이 필요하신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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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ings are subject to interpretation whichever interpretation prevails at a given time is a function of power and not truth.
- Friedrich Nietzs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