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키보드를 쓰게 되면서 은근히 손목이 아프다는 것을 느끼고 팜레스트를 알아보고 시작했습니다.


홍게에 시범님의 멋진 팜레스트들이 올라 와 있었지만 


가지고 싶은 흑단 팜레는 이미 품절에 시범님께 문의해봐도 재료 수급하기가 힘들다는 말에 좌절...


그래서 유창목을 흘긋 보니 어이쿠 이건 가격이...


각시에게 들켰다간 팜레로 뺨 맞을...가격이더군요. (이번에 만드면서 느낀건데 돈을 더 받아도 괜찮으실 것 같습니다.;; 사포질이 힘들더라구요... ㅠㅅ ㅠ)


아직 학생신분이라 선뜻 지르기가 힘들어 시범님께 문의 및 제작기를 참고하여 제작을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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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리얼포스용 팜레를 만들꺼라서 리얼포스의 가로길이와 높이를 재었습니다.


365*110*18 이면 적당할 것 같아서 근처 목공소에 가서 잘라달라고 하고 가격을 물으니 두둥!! 6000냥이랍니다...


이 가격이면 인터넷에서 사면 3개는 더 살 수 있을텐데... ㅠㅅ ㅠ 자기네 말로는 퐈인트뤼집성목이라 견고함과 색이 남다르다나 뭐라나...


인터넷 소나무 집성목이랑 대체 뭐가 다른거유? 라고 묻고 싶었지만 이미 재단에 들어갔기에 눈물을 머금고 사가지고 왔습니다.


들고 와서 키보드 아래에 두니 아뿔사 18t는 생각보다 리얼포스에 높더군요. 게다가 일자라서 그런가 묘하게 불편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철물점에가서 80방 220방 1200방 사포를 사와서 80방으로 미친듯이 갈았습니다.


 

아놔 시범님의 공제 팜레가 만약 손으로 갈아서 만든거면 20점을 드려도 모지랄 것 같습니다. 


가루는 풀풀 날리고 사포질하는 손에선 마찰열로 오오오!!! 버닝핸드!! 할 수 있을정도의 열은 나지 


손에는 물집이 아훙 방가워요~ 이러지... 게다가 견고하시다는 퐈인트리 집성목이라서 그러신지 무려 80방으로 미는데도 불구하고


두께가 줄어들 생각을 안 합니다... 왜 안 줄어드니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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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래선 안되겠다. 앞으로 키보드도 더 지르면 거기에 맞게 팜레도 다 만들어야 할텐데 


그때마다 이짓을 반복할 수는 없다!! 라고 생각하고 철물점에 대패를 사러갔습니다만 안 팔더군요...


오토바이로 구를 다 뒤져서 대형 철물점에가서 만냥을 주고 대패를 사옵니다...


나무라고는 국민학교때 국기함 만들기 외에는 만들어 본적이 없는 제가 대패에 대해서 뭘 알겠습니까?


대충 날 빼고 쓱 미. 안 밀려서 뽜아악 미니... 오마이갓 깍이기는 하는데 나무에 흠집이 생깁니다...


그래서 나무 DIY 카페가서 대패 사용법과 대패의 구조에 대해 숙지를 하고 대패를 조정하고 다시 보니 날이 비틀어진 불...량 이더군요...



그래서 대패를 포기하고 다시 사포로 몇날 몇일을 갈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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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뒐리케이트한... 경사각을 다듬는데 성공합니다...


전반적으로 모서리를 라운드 처리하고 220방으로 슥슥 밀고


1200방으로 미는게 나무에 살살 광이 납니다. 죻쿠나~ 이러는데 종이 사포라서 그런가 접힌 모서리가 나무에 상처를~!!!


다시 220방으로 다듬고 1200으로 밀고 다시 상처가!!! 다시 220방으로 다듬고 1200으로 밀고 다시 상처가!!!!


다시 220방으로 다듬고 1200으로 밀고 다시 상처가!!! 다시 220방으로 다듬고 1200으로 밀고 다시 상처가!!!!


다음부터는 천 재질의 사포를 사야겠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 다듬으니 매끈매끈하고 광택이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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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칼로 라인을 그려...나무 결 보이시죠? 단단해서 잘 안 파입니다. 미치겠더군요...


이리 그으면 결에 걸려서 저리 삐뚤 저리 그으면 또 결에 걸려서 요리 삐뚤...


인두로 지질때도 결에 걸려서 이리 저리 삐뚤삐뚤...


제가 담배를 피기때문에 수전증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결국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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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완성합니다.(옹이는 죽음입니다... 안들어가요 칼도 인두도.. Polarist 는 제 닉넴입니다. 쮸르쮸르는 별명...) 


그리고 기쁜 마음에 시범님께 구입한 캐럿을 슥슥 발라보니 생각보다 심심하더군요.


나무가 밝아서 그런가 광도 그렇게 나지 않고 뭔가 싼티도 나고!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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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캐럿이 도포된 상태입니다.)


가스렌지에 굽기 시작했습니다. 이리 지글 저리 지글... 맛있는 냄새가 솔솔...


심지어 퐈인트뤼는 자기가 삼겹살인것 마냥 옹이에서 기름을 뿜어 냅니다. 지글지글...


수건으로 수액을 닦아가면서 구운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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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때깔나는 광택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흡족한 마음에 캐럿을 슥슥 바르고 30분 두었다가 또 슥슥 바르고


3m 범폰을...(문방구 가서 사온 범폰(3050냥)은 머리가 납닥한 중절모 형이라 인터넷에서 머리가 둥근 눈물형(9000냥)을 주문을 했는데 


제가 주문착각으로 중절모 형 왔더군요... 이걸 어쩔...) 부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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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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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줄만 한지요?


재료보다 공구비가 더 많이 들어갔지만 앞으로도 계속 제작해서 주변 사람들 선물로 나눠줄 생각이라 아깝지는 않네요


저의 첫 작품이라 애착도 가구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많은 도움이 되어주신 시범님께 감사드립니다.



보태기 : 그나 저나 흑단 구할 수 있는데 아시는 분 없나요??? 흑단 팜레를 꼭 만들거나 가지고 싶어서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