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장난 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진짜 100키 매크로패드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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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미지를 봤을 때 제가 한 일은 달력을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만우절 농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매년 4월 1일이면 주변기기 브랜드들이 "이걸 진짜로 만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을 렌더링으로 만들어 올리고, 사람들은 웃고, 며칠 뒤 잊힙니다.

키가 100개 달린 매크로패드가 그런거죠.

정직한 10×10 격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키캡 100개,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정사각형 덩어리. 누가 봐도 "과하다"는 농담을 시각화한 물건입니다.

그런데 진짜였습니다. 게다가 가격을 보고 한 번 더 놀랐습니다. $64.99(약 9만원). 그리고 발매되자마자 팔려나가 지금은 재입고 알림만 받고 있습니다.

농담이었으면 웃고 넘어갔을 텐데, 실제 물건이 되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아무도 이걸 안 만들었을까요.

 

그동안 매크로패드의 크기는 대략 정해져 있었습니다. 작게는 6키, 넉넉해도 24키. 스트림덱이 15키, 확장판인 XL이 32키인 것도 그 상식 안에 있습니다.

이 상한선을 만든 건 세 가지입니다. 사람이 아이콘 없이 기억할 수 있는 버튼의 수, 손이 자세를 바꾸지 않고 닿는 범위, 그리고 책상 위에서 용납되는 면적. 세 조건이 겹치는 지점이 대략 20키 언저리였고, 지난 10년간 아무도 그 선을 넘지 않았습니다.

키크론이 8월 13일 내놓은 C100 8K Giant Custom Macro Pad는 그 선을 넘은 게 아니라 아예 없는 셈 칩니다. 10×10, 정확히 100개입니다.

 

크기는 196.65 × 196.65mm의 정사각형입니다. A4 용지 짧은 변(210mm)보다 조금 작은, 마우스패드 한 장 정도의 면적을 차지합니다. 바디는 플라스틱이라 무게 부담은 크지 않고, 폴드아웃 방식 각도 조절 다리가 달려 있습니다.

100개 키 중 자유롭게 프로그래밍되는 것은 96개입니다. 네 모서리에 있는 4개 키는 RGB 제어 전용으로 고정돼 있어 사용자가 바꿀 수 없습니다. 이 4개를 빼고 계산해도 스트림덱 XL의 세 배입니다.

스위치는 키크론이 이 제품용으로 준비한 Apex 스위치로, 사전 윤활된 상태로 장착돼 나옵니다. MX 호환 핫스왑 소켓이라 납땜 없이 원하는 스위치로 교체할 수 있고, LED는 노스 페이싱(북향) 배치입니다. 키캡은 ASA 프로파일의 반투명 PBT/PC 혼합 소재이며 무각인입니다. 인쇄가 없으니 RGB가 그대로 비쳐 올라옵니다.

폴링레이트는 8,000Hz. 연결은 USB-C 유선 전용이고 무선 옵션은 없습니다. 펌웨어는 QMK이며, 설정은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도는 Keychron Launcher 웹앱으로 합니다. 키 리맵, 매크로 시퀀스, 퍼키 RGB를 여기서 모두 처리하고 윈도우·macOS·리눅스를 가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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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 내용
배열 10×10, 100키 (96키 프로그래머블 + 4키 RGB 제어 전용)
크기 196.65 × 196.65mm 정사각
스위치 Keychron Apex, 사전 윤활, MX 호환 핫스왑
키캡 ASA 프로파일, PBT/PC 혼합, 반투명 무각인
폴링레이트 8,000Hz
연결 USB-C 유선 (무선 없음)
소프트웨어 QMK + Keychron Launcher (웹 기반, 설치 불필요)
지원 OS Windows / macOS / Linux
가격 $64.99 (약 9만원)

농담 제품의 스펙표가 아닙니다. 핫스왑 소켓 100개, QMK 펌웨어, 웹 컨피규레이터 — 진지하게 만들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구성입니다.

 

이 제품이 화제가 된 진짜 이유는 배열이 아니라 가격표입니다. 산수를 해보면 이렇습니다.

제품 키 수 가격 키당 단가
키크론 C100 8K 100 $64.99 (약 9만원) 약 $0.65 (약 900원)
엘가토 스트림덱 15 $149.99 (약 20만 7천원) 약 $10.00 (약 1만 3,800원)
엘가토 스트림덱 XL 32 $249.99 (약 34만 5천원) 약 $7.81 (약 1만 800원)

키당 단가가 15분의 1입니다. PCWorld의 마이클 크라이더는 이 제품을 "직접 굴리는 스트림덱의 저렴한 대안"이라고 표현하면서, 부품 수를 생각하면 $64.99는 "대단히 합리적"이라고 평했습니다.

다만 이 표는 공정하지 않습니다. 스트림덱의 키는 LCD 스크린입니다. 프로파일을 바꾸면 아이콘이 통째로 바뀌고, 폴더 구조로 들어가면 15키가 사실상 수백 개의 명령이 됩니다. C100의 키는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플라스틱 조각입니다. 키당 단가가 15분의 1인 이유는 키가 15배 저렴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다른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교는 이렇게 바꿔야 맞습니다. 스트림덱은 적은 키를 문맥에 따라 갈아끼우는 방식이고, C100은 많은 키를 처음부터 전부 펼쳐두는 방식입니다. 전자는 화면을 봐야 하고, 후자는 위치를 외워야 합니다.

 

96개를 어디에 쓸 것인가

관건은 여기입니다. 96개는 사람이 외우기에 명백히 많은 숫자입니다. 제가 만우절 농담이라고 생각한 이유의 절반도 여기 있었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가격이었고요.

키크론과 매체들이 제시하는 활용처는 영상 편집, 3D 모델링, 시뮬레이션, 스트리밍 제어, 프로그래밍 단축키 같은 것들입니다. 하지만 이 목록을 하나씩 뜯어보면 C100이 실제로 유효해지는 조건이 보입니다.

첫째, 프로그램을 갈아타지 않는 사람. 스트림덱의 프로파일 전환은 앱이 바뀔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반대로 C100은 한 프로그램 안에서 오래 머무는 워크플로에 강합니다. 다빈치 리졸브 하나만 하루 종일 붙잡는 편집자, 특정 시뮬레이터만 파는 사람이라면 96키를 한 번 배치하고 계속 쓰는 구조가 됩니다.

둘째, 구역을 나눠 쓰는 사람. 10×10이라는 정직한 격자는 사분면 분할에 유리합니다. 좌상단 25키는 편집, 우상단 25키는 통신, 아래 절반은 시스템 제어 식으로 물리적 영역을 잘라두면 프로파일 전환 없이 용도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야코디자인이 지적한 것처럼, 이 제품에서 색 코딩은 취향이 아니라 필수 내비게이션입니다. 무각인 100키에서 퍼키 RGB는 장식이 아니라 유일한 표지판 역할을 합니다.

셋째, 키캡을 직접 만드는 사람. 톰스하드웨어가 짚은 대로 3D 프린터가 있다면 각인 문제 자체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MX 호환이니 시중의 각인 키캡 세트를 골라 꽂아도 됩니다. 100키짜리 무각인 표면은 어떻게 보면 미완성이지만, 어떻게 보면 키캡 커스텀의 가장 넓은 캔버스입니다.

거꾸로, 여러 앱을 수시로 오가며 그때그때 다른 명령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스트림덱 쪽이 여전히 맞습니다. C100은 넓은 대신 유연하지 않습니다.

 

 

참고링크

 

번역: 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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