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 4.75mm, 매직 키보드의 절반 — EMO ‘Altar II’

전자기기 제조사 일렉트로닉 머티리얼즈 오피스(Electronic Materials Office, 이하 EMO)가 두께 4.75mm의 75% 배열 키보드 ‘Altar II’를 공개했습니다. 애플 매직 키보드(10.09mm)의 절반이 채 되지 않고, 로우프로파일 기계식으로 널리 알려진 뉴피 Air75(21mm)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입니다.
킥스타터 캠페인은 2026년 11월 10일 시작되며, 사전 예약자에게는 정가 $349(약 49만 5천원)에서 $100(약 14만 2천원)를 할인한 $249(약 35만 3천원)가 적용됩니다. 현재는 $1(약 1,400원)의 환불 가능한 예약으로 알림을 받는 단계입니다.
본문의 원화 환산은 1USD ≈ 1,417원 기준 추정치입니다. 관세·부가세·해외결제 수수료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숫자로 보는 4.75mm
Altar II의 두께를 같은 계열 제품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EMO의 1세대 제품인 Altar I(15mm)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체 크기는 299 × 116.5mm입니다. 75% 배열에 완전한 펑션 열과 풀사이즈 방향키를 모두 넣은 치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로폭은 평범한 편이고, 크기 축소는 두께에만 집중돼 있습니다. 무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소재는 리젠 폴리머(Regen polymer), 6061 알루미늄, TPU 풋패드, 실리콘 멤브레인, FR4 로직 보드로 구성됩니다.
색상은 블랙 하나뿐입니다. EMO는 제품 페이지에 “어떤 색이든 고르실 수 있습니다. 검정이기만 하다면요”라고 적었습니다. 헨리 포드의 모델 T 일화를 인용한 문구입니다.
‘시저인데 기계식’이라는 표현은 정확한가
이 제품에서 가장 오해가 생기기 쉬운 부분이 스위치입니다. EMO는 Altar II를 “충격적으로 얇은, 완전한 기계식(Shockingly thin, fully mechanical)”이라고 소개하지만, 실제 채용된 것은 리텐션 스프링이 붙은 듀얼 스틸암 시저 스위치입니다. 작동력은 40gf, 수직 이동거리는 1.8mm입니다.

시저 구조는 노트북 키보드에서 널리 쓰이는 방식으로, X자로 교차하는 두 개의 암이 키캡을 지지해 어느 위치를 눌러도 균일하게 내려가도록 만듭니다. 얇게 만들기에는 유리하지만, MX 계열 기계식 스위치처럼 슬라이더가 하우징 안을 수직으로 왕복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EMO가 여기에 별도의 리텐션 스프링을 더하고 스틸암을 이중으로 쓴 것은, 시저 구조의 약한 복원감을 보완하려는 설계로 보입니다.
정리하면 일반적인 저프로파일 기계식(초코축, Kailh PG 시리즈 등)과는 다른 계열이며, 타건감은 MX 축보다 노트북 키보드에 가깝습니다. 40gf라는 작동력은 저프로파일 적축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1.8mm 이동거리는 로우프로파일 기계식(보통 2.5~3.0mm)보다도 짧습니다. 구매를 고민한다면 이 숫자를 가장 먼저 봐야 합니다.
스위치 수명(내구 타수)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시저 구조는 기계식 스위치 대비 수명이 짧게 표기되는 경우가 많아, 킥스타터 페이지 공개 시 확인이 필요한 항목입니다.
짧은 이동거리를 햅틱으로 보완
이동거리 1.8mm에서 타건감을 확보하는 문제를, EMO는 물리 구조가 아니라 햅틱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Altar II에는 ‘하모닉 신서사이저(Harmonic Synthesiser)’라는 이름의 햅틱 피드백 시스템이 들어갑니다. EMO의 설명에 따르면 “선명하고, 절제돼 있으며, 표현력 있는” 진동 피드백을 제공하고, 수식 키(모디파이어)를 누르면 “부드럽게 진동하는 허밍”으로 반응하며, 알림과 경고도 햅틱으로 전달합니다.
애플이 맥북 트랙패드에서 물리 클릭을 탭틱 엔진으로 대체한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물리적으로 확보할 수 없는 깊이를 촉각 신호로 대신 만들어냅니다. 다만 이것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는 실기 타건으로만 검증됩니다. 트랙패드는 손가락 한두 개가 접촉하는 단일 표면이지만, 키보드는 열 손가락이 초당 수 회씩 서로 다른 지점을 두드리는 장치입니다. 개별 키 입력마다 독립적인 촉각 신호를 만들어내는 것과, 그것이 빠른 타이핑 중에도 유지되는 것은 난이도가 다른 문제입니다.
여기에 저조도 환경에서 자동 점등되는 앰버-레드 LED 백라이트 ‘나이트라이트(NiteLite)’가 더해집니다.

M-Dial, ESPtype, 그리고 ZMK
커스텀 키보드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사양은 스펙표 아래쪽에 모여 있습니다.
| M-Dial | 자석으로 탈착되는 클릭 가능한 다이얼. 돌리면 볼륨, 1회 클릭 재생·일시정지, 2회 다음 곡, 3회 이전 곡. 표준형·로우프로파일형 2종 기본 제공. |
| ESPtype™ | 영역별로 키캡 형상을 다르게 해 손끝으로 구역을 구분하는 시스템. 키캡 소재는 미공개. |
| 펌웨어 | ZMK — Zephyr RTOS 기반 오픈소스 무선 키보드 펌웨어. |
EMO는 사용자가 직접 다이얼을 3D 프린팅할 수 있도록 설계 파일과 규격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국내 자작 커뮤니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ESPtype은 이동거리가 1.8mm뿐이라 시각 없이 위치를 잡기 어려운 문제를 키캡 형상으로 보완하려는 설계로 보입니다.
ZMK는 이 제품 스펙 중 커스텀 키보드 사용자에게 가장 중요한 항목입니다. 대부분의 완제품 저프로파일 키보드가 폐쇄형 자체 펌웨어를 쓰는 것과 달리, ZMK는 키맵·레이어·콤보·매크로를 사용자가 직접 빌드해 올릴 수 있습니다. Altar II의 펌웨어 공개 여부는 아직 명시되지 않았지만, 1세대에서 이미 전례가 확인됩니다. EMO는 Altar I의 펌웨어를 MIT 라이선스로 깃허브에 공개했고 보드 정의 파일까지 포함시켰습니다.

연결과 소프트웨어 — 확인이 필요한 부분
| 연결 | 블루투스 5.0 LE 2채널 + USB-C 1포트 |
| 2.4GHz 동글 | 확인되지 않음 |
| OS 지원 | macOS 12(몬터레이) 이상, 윈도우 10 이상 |
| 컴패니언 앱 | macOS 26 타호(Tahoe) 이상 |
| 폴링레이트 | 미공개 |
| 키캡 각인 | 맥 레이아웃(Command, Option, Control, Fn) · 한글 각인 없음 |
또한 폴링레이트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제품은 게이밍용으로 설계되지 않은것 같습니다. 8,000Hz 폴링이 표준 마케팅 문구가 된 2026년의 게이밍 키보드와는 설계 목표가 다른 제품입니다.

Altar I 이미지 출처: https://www.lttlabs.com/products/keyboards/electronic-materials-office-altar-i
EMO는 어떤 회사인가 — 1세대 ‘Altar I’
크라우드펀딩 하드웨어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스펙이 아니라 “이 회사가 제품을 실제로 출하한 적이 있는가”입니다. Altar II는 이름 그대로 2세대이고, 1세대의 기록을 확인하면 답이 나옵니다.
EMO는 영국 런던 소재의 소비자 하드웨어 회사입니다. 자사 소개에 “지속가능성은 사치다”, “모든 것은 검정으로”, “잘 지급받는 노동자, 좋은 노동 환경”, “오래 가도록 만든다” 같은 원칙을 내걸고 있습니다.
| 항목 | Altar I (1세대) | Altar II (2세대) |
|---|---|---|
| 두께 | 15mm | 4.75mm |
| 크기 | 305.5 × 121mm | 299 × 116.5mm |
| 무게 | 0.6kg | 미공개 |
| 스위치 | Kailh Choc v1 적축(리니어) | 듀얼 스틸암 시저 + 리텐션 스프링 |
| 스위치 교체 | 가능 (Choc v1 호환) | 미공개 |
| 배터리 | 250mAh · 약 500시간(약 21일) | 용량 미공개 · “최대 30일” |
| 충전 | USB-C · 최대 4시간 | USB-C · 2분 충전 시 2일 |
| 연결 | 블루투스 2대 기억 · USB-C | BT 5.0 LE 2채널 · USB-C |
| 다이얼 | 로터리 엔코더 노브 | M-Dial (자석 탈착·교체형) |
| 배열 | 영국식 / 미국식 영어 | 맥 레이아웃 |
| 펌웨어 | ZMK (MIT · 깃허브 공개) | ZMK |
| 보증 | 1년 제한 보증 | 미공개 |
출처: EMO 공식 제품 페이지, Altar I 필드 매뉴얼, Altar I 펌웨어 깃허브 저장소.
EMO는 Altar I의 필드 매뉴얼과 펌웨어 페이지를 운영 중이고, 깃허브에 firmware-altar-i 저장소를 공개했습니다.
펌웨어는 v1.0.0으로 시작해 v2.0.1을 거쳐 최신 v3.1.1이 2026년 1월 22일에 배포됐습니다.
v2.0.1에서는 페어링 모드 개선과 엔코더 민감도 조정, v3.1.1에서는 ZMK Studio 연동과 ZMK·Zephyr v4.1 대응이 이뤄졌습니다.
저장소는 MIT 라이선스이며 boards/electronicmaterialsoffice/altar_i/ 경로에 보드 정의 파일이 들어 있습니다. 매뉴얼에는 T5 톡스 드라이버와 핀셋으로 PCB 리셋 접점에 접근하는 복구 절차까지 적혀 있습니다.
세 차례의 펌웨어 개정, 실사용자를 전제한 복구 절차, “출하일로부터 1년” 보증 조항은 제품이 실제로 사용자에게 전달됐다는 근거입니다. 크라우드펀딩 후원의 최대 위험인 후원금만 받고 제품을 출하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는, 적어도 EMO는 한 차례의 이행 기록을 가진 회사입니다.
다만 저장소 규모는 작습니다. 스타 15개, 포크 2개, 커밋 10개로 대규모 사용자 기반은 아닙니다. 1세대가 몇 대나 출하됐는지, 후원자들의 평가가 어땠는지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2세대가 포기한 것
위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1세대 Altar I은 Kailh Choc v1을 쓴, 스위치 교체가 가능한 저프로파일 기계식 키보드였습니다. 두께 15mm에 무게 0.6kg이었습니다.
2세대는 두께를 약 3분의 1로 줄이는 대신 기계식 스위치 자체를 포기했습니다. Choc v1 호환 교체 기능은 커스텀 키보드 사용자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속성인데, 이를 내주고 4.75mm를 얻었습니다. EMO가 Altar II를 “완전한 기계식”이라 부르는 것이 정확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자사 전작이 실제 기계식이었기 때문입니다.
배터리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Altar I은 250mAh로 약 21일을 냈는데, 더 얇아진 Altar II는 “최대 30일”을 주장하면서 용량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4.75mm 두께에 250mAh보다 큰 셀을 넣기는 어려우므로, 이 개선이 시저 스위치와 저전력 설계에서 나왔다는 설명이 필요합니다.
국내 구매자가 따져봐야 할 것

1. 실구매가 계산
EMO는 미국이 아니라 영국 런던 소재 회사입니다. 목록통관 면세 한도는 미국발 물품에만 US$200이 적용되고 그 외 국가는 US$150이므로, 예약가 $249는 어느 기준으로도 한도를 넘습니다. 관세와 부가세(10%)가 부과되며 국제 배송비가 추가됩니다. 정가 $349로 사면 부담은 더 커집니다. 예약가 기준으로도 국내 도착가는 40만원대 중후반을 예상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2. 배송 시점
킥스타터 개시가 11월 10일이므로, 캠페인 종료 후 생산에 들어간다고 보면 실제 배송은 2027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EMO는 현재 어떤 배송 예정일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1세대 Altar I을 실제로 출하하고 이후 1년 넘게 펌웨어를 유지보수한 기록이 있으므로, 후원금만 받고 출하하지 않을 위험은 낮은 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남는 것은 일정 지연이고, 이는 크라우드펀딩 하드웨어에서 흔한 일입니다.
3. AS 접근성
국내 유통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소량 크라우드펀딩 제품이므로 국내 정식 수입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고장 시 영국 본사와 직접 영어로 소통하며 국제 배송으로 왕복해야 합니다. 1세대에는 “출하일로부터 1년 제한 보증”이 적용됐으나 Altar II의 보증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자석 탈착식 M-Dial, 햅틱 모듈처럼 기존에 없던 부품이 들어간 만큼 부품 수급도 고려해야 합니다.
4. 반품 불가
킥스타터 후원은 구매가 아니라 후원이며, 단순 변심 반품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1.8mm 이동거리와 햅틱 타건감이 본인에게 맞는지 사전에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이 제품의 가장 큰 위험 요소입니다.
정리
1세대와 2세대를 나란히 놓고 보면 Altar II의 성격이 분명해집니다. 이것은 Altar I의 개선판이 아니라 다른 제품입니다. EMO는 스위치 교체가 가능한 저프로파일 기계식(15mm)을 이미 만들어 판매해봤고, 이번에는 그 방향을 접고 두께를 최우선 지표로 삼았습니다. 적절한 판단이었는지는 타건으로만 확인됩니다.
이 제품이 겨냥하는 사용자는 좁고 뚜렷합니다. 아이패드·맥북과 함께 파우치에 넣고 다니며, 카페나 이동 중에 타이핑하고, 게임은 하지 않고, 맥을 주력으로 쓰는 사용자입니다. 그 조건에 맞는다면 4.75mm는 다른 제품이 제공하지 못하는 값입니다. 하나라도 어긋난다면, 특히 윈도우가 주력이거나 게임을 한다면 $249를 다른 곳에 쓰는 편이 낫습니다.
킥스타터 개시까지 약 3개월이 남았습니다. 그 사이 EMO가 공개해야 할 항목이 아직 많습니다. 무게, 스위치 수명, 배터리 용량, 폴링레이트, 배송 일정, 보증 조건, 그리고 스위치 교체 가능 여부입니다. 특히 마지막 항목은 1세대가 교체를 지원했던 만큼 반드시 확인돼야 합니다. 판단은 이 항목들이 공개된 뒤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1 예약은 환불 가능하고 언제든 취소할 수 있으므로, 관심이 있다면 예약으로 $100 할인 자격만 확보해두고 정보를 기다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참고링크
- Electronic Materials Office 공식 제품 페이지 electronicmaterialsoffice.com
- Altar I 펌웨어 깃허브 저장소 github.com/electronicmaterialsoffice/firmware-altar-i
- The Gadgeteer, the-gadgeteer.com
번역: 클로드
이미지 생성: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