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KEYBOARD EXPO 2026(TKX2026)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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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KEYBOARD EXPO 2026

지난 9월 23일 도쿄에서 열린 TOKYO KEYBOARD EXPO 2026에 다녀왔습니다.

볼 건 정말 많았습니다. 그런데 여유있게 충분히 볼만한 여건은 아니였습니다.

 

이게 이번 TKX에 대한 솔직한 한 줄 평입니다.

 

제품도 많았고 재미있는 물건도 많았습니다. 지금 키보드 시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꽤 잘 보였습니다. 그런데 행사 운영은 커진 규모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TKX 2026은 2026년 9월 23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도쿄 유통센터 제2전시장 F홀에서 열렸습니다.(정식 전시장이긴 하지만 우리가 봐온 세택, 코엑스 같은 규모는 아니였습니다.)

 

주최는 아키하바라에 매장이 있는 키보드 공방 유샤코보(遊舎工房)와 중국계 커스텀 키보드 플랫폼 Zfrontier입니다. 입장권은 예매 1,000엔, 현매 1,500엔이었는데 예매는 무조건 우편으로 팔찌를 배송 받는 시스템이고 해외 배송이 안되서 저는 현매를 했습니다.

(예매 1000장, 현매 2000장 판매 예정이라 혹시나 못볼까바 8시반에 오픈런을 했습니다 =_=)

 

작년 첫 행사는 아키하바라 UDX의 AKIBA SQUARE에서 열렸고, 올해 장소인 도쿄 유통센터 전시장이 대략 두 배 정도 커졌다고 합니다. 작년 행사에 원래 1,000명 정도를 예상했는데 입장권 2,000장이나 팔려서 올해는 판을 좀 더 키운 느낌입니다.

 

총 87개 부스가 참가 했는데 참가사 구성을 보면 꽤 재미있습니다.

HHKB, REALFORCE, ELECOM, Wooting, ASUS ROG, CHERRY, GATERON같은 글로벌 브랜드이 많이 참여했고 바로 옆에는 개인 제작자가 앉아 있습니다. ㅎㅎ

조금 더 가면 동호회 수준의 소규모 제작팀이 나오고, 다시 몇 걸음 가면 글로벌 브랜드가 나옵니다.

 

글로벌 제작사나 동호회나 모두 1.6~8m 사이즈 책상으로 공평합니다. ㅋㅋ

산업 전시회 같다가도 금방 동호회 장터 같은 분위기가 납니다.

저는 오히려 이 뒤섞인 느낌이 좋았습니다.

 

여러 사정으로 모든 부스를 꼼꼼히 돌아보진 못했지만 세시간 가량 돌아보면서 올해 TKX에서 제 눈에 가장 많이 들어온 흐름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분할 + 트랙볼

정말 많이 보였습니다. 

분할 키보드에 트랙볼이나 포인팅 장치를 넣는 방식입니다.

가장 먼저 키크론가 주최사중 하나인 유샤코보가 함께 만든 Valkey Orb를 필두로

orca-echo.png

Keychron X 遊舎工房 Valkey Orb 

 

Keychron Orca echo 제품 이미지

Keychron Orca Echo https://keychron.kr/products/orca_echo

키크론의 Orca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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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rtex의 M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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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graph conductor.

그외에도 Shirogane Lab Keyball+,  가나자와 엔지니어링 시스템즈의 Waffree, ElimKeys Elytra Point, ELEKIT STEEPLECORE등

이번 전시의 메인 주제가 분할+트랙볼인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 다양한 제품이 소개되었던거 같습니다.

키보드를 둘로 나눠서 손을 편하게 해놓고, 다시 마우스 잡으려고 손을 옆으로 움직이면 뭔가 아쉽습니다. 그러니 결국 포인팅 장치도 손 밑으로 들어오는

이런 흐름인 것 같습니다.

 

트랙볼은 차치하고 그동안 분할 키보드 자체도 거의 자작이나 소규모 제작자들의 영역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글로벌 제작사들도 하나둘 분할 키보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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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REALFORCE도 분할 모델을 들고 나왔습니다.

분할 키보드가 더 이상 일부 매니아만 쓰는 이상한 물건으로 남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2. 자석축은 이제 스펙 자랑만으로 안 됩니다

자석축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그동안 자석축이라고 하면 래피드 트리거,

몇 mm부터 작동하느냐. 몇 mm까지 조절되느냐.

거의 그 이야기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정도는 기본이 돼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경쟁 포인트가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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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TERON은 저소음 자석축을 들고 나왔고, Magnetic Jade Delta도 Light와 Dark로 무게를 나눴습니다.

Wooting 80HE+역시 숫자보다 바텀아웃감과 타건감을 강조했습니다.

Wooting 80HE+.png

 

거기에 큰 다이얼도 달았습니다. 프로그램으로 기능을 지정하는 Lekker 라지 노브입니다.

스틸시리즈도 스프링을 35g과 50g으로 나눴고, VARO도 서로 다른 키감을 가진 제품군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이겁니다.

“래피드 트리거 됩니다”는 이제 별 자랑거리가 아닙니다.

이제는 소리, 압력, 바닥 치는 느낌, 스프링 반발.

결국 기계식 스위치에서 하던 싸움을 자석축에서도 다시 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게 개인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센서 쪽도 변화도 재미있습니다.

GATERON은 자석축 자극 방향을 정리하는 움직임이 보였고, CHERRY XTRFY MX 8.2 PRO TMR 8K는 기계식과 자석식 스위치를 모두 핫스왑할 수 있는 구조를 내놨습니다.

CHERRY와 Razer 모두 TMR을 쓰기 시작했고요.

홀센서 다음 싸움도 이미 시작된 것 같습니다.

 

 

3. JIS 배열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일본 행사니까 일본 배열이 많은 건 당연합니다.

그런데 일본 회사들만 JIS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해외 브랜드들이 굉장히 적극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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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O VM87 HE-J, Aula F 시리즈, EPOMAKER, KIBU P75 JIS, Keychron J9, Akko FUN60 Pro SP JP

여러 제품이 일본 배열로 나왔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한국과 중국 업체들이 일본 전용 모델을 따로 만들어 온다는 점입니다.

예전 같으면 ANSI 모델 만들고 각인만 바꾸는 정도가 많았습니다.

이제는 아예 배열부터 손댑니다.

하이엔드든 게이밍이든 가리지 않습니다.

결국 시장이 커지면 현지화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4. 키캡은 이제 인쇄 방식보다 소재가 재미있습니다

예전에는 키캡 얘기하면 거의 이거였습니다.

ABS냐 PBT냐, 더블샷이냐 염료승화냐, 프로파일은 뭐냐.

그런데 이번에는 소재가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히로시마의 CAD/CAM 업체 모노미라는 알루미늄을 절삭한 키캡을 들고 왔습니다.

진짜 금속입니다.

ZESTKEEBS, Awekeys도 메탈 키캡을 보여줬습니다.

HHKB는 30주년 모델과 함께 히로시마 마츠바제작소의 목제 키캡을 전시했습니다.

팜레스트에는 龜甲名栗, 킷코나구리기법을 사용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건 yskLab입니다.

D-19 yskLab 필라멘트키캡.png

여기는 3D 프린터 폐자재를 다시 녹여서 키캡을 만듭니다.

 

이런 물건을 보고 있으면 키캡이 그냥 소모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젠 거의 작은 공예품입니다.

 

 

기억에 남은 제품 셋

1. Keychron

Orca Echo.png

키크론이 제작한 무선분할+트랙볼 키보드 orca echo와 이걸 베이스로 유샤코보와 협업한 Valkey Orb 둘다 현장에서 인기가 많은 제품이였습니다.

두 부스 모두 사람들이 계속 몰려들어서 그 인기를 실감할수 있었습니다.

(물론 키크론은 이것 말고도 여러 제품들을 전시했기 때문에 키크론 부스는 정말 인산인해 옆 부스에 민폐가 대단했습니다.ㅎㅎ)

둘다 제품 자체도 괜찮았습니다. 작고 예쁜데다 키감 또한 나쁘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더 관심 있게 보는 건 Keychron이라는 이름입니다.

분할 + 트랙볼 쪽은 지금까지 너무 매니악했습니다.

사고 싶어도 조립해야 하고, 직구해야 하고, 펌웨어 만져야 하고, 국내에서 구하기 어렵고 등등 여러  장벽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Keychron이 들어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국내 유통도 될것이고 문제가 생겨도 검색하면 정보가 나옵니다.

이제 이 영역도 일반 사용자들이 슬슬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SPM AL108W 미리내, 은행나무축 알루미늄 풀사이즈키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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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번 행사에서 좀 의외였던 제품입니다.

저는 그동안 SPM 제품을 꽤 가볍게 봤습니다.

그동안 제가 본 SPM 제품은 플라스틱 하우징 제품이었고

특히 PL87A 바다소금을 잠깐 사용하며 빈번한 채터링, 고스팅을 경험후 큰 기대없이 박스에 싸서 치워버린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부스도 사실 큰 기대 없이 들렀습니다.

그런데 풀알루미늄 라인업은 생각보다 꽤 괜찮아 보였습니다.

가공도 좋아보였고 마감+색도 잘 뽑았습니다.

스위치도 여러 개 눌러봤는데 느낌이 꽤 괜찮았습니다.

 

그중 제일 눈에 들어온 건 풀사이즈 버건디 컬러 은행나무축 모델이었습니다.

버건디색상이 알루미늄과 너무 잘 어울려 보였습니다.

그리고 은행나무축 스위치(GINKGO LINEAR, HMX 커스텀)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현장에 사람이 많아 자세히는 못물어 봤는데 45g내외의 키압에 로우피치이고 윤활에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부스를 보고 약간 반성도 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국내 ODM 기반 브랜드들에 대해, 그냥 “중국에서 떼다 파는 거 아냐?” 하며 좀 가볍게 봐왔던거 같습니다.

물론 그런 제품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브랜드가 스위치 조합을 고르고, 하우징을 만지고, 색을 만들고, 시장에 맞게 세팅하면 결과물이 꽤 달라집니다.

SPM 부스에서 그걸 다시 봤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제대로 봐야겠습니다.

 

그외 인상깊었던 부스들이 꽤 있었는데 사진도, 영상도 못찾겠네요. 이후에 찾는대로 추가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아쉬운 점

TKX는 재미있는 행사였습니다.

그런데 운영은 ???였습니다.

 

당일 현장예매시작이 10시, 부스 오픈이 11시로 공지되었지만

당일 현장표를 무조건 사야 했던 상황이라 시간을 넉넉히 잡고 8시 반쯤 일찍 갔습니다.

행사장 건물은 아직 문이 닫혀 있었고 그 밖에는 벌써 약 50여분이 줄을 서고 있어서 그 뒤로 이어서 줄을 섰습니다.

비가 오고 있었지만 처마 밑이라 비를 피할수 있었습니다.

 

9시쯤 되니 큰 캐리어를 든 업체 관계자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은 행사장 오픈전에 참여업체들이 먼저 들어가서 준비를 하거나 하는데 업체사람들과 행사장 입구에 나란히 서 있는 경험도 좀 특이했습니다.

 

그리고 9시 30분쯤 행사장 문이 열리고 참여 업체 스탭들이 먼저 들어가고 그 뒤로 스탭의 안내를 따라 대기줄도 줄줄이 입장을 시작했습니다. 행사장이 2층이여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이동을 하고 보니 유리창 너머로 아무것도 없는 빈 책상들과 분주히 오가는 스텝들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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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제야 부스 설치(설치랄 것도 없죠. 제품 까는게 다니)를 하고 있었습니다. 뭐지? 불안한 생각이 엄습했지만 일단 그냥 줄을 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스탭들끼리 이야기를 하더니 다시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냅니다. 이때 어림잡아 약 100명 정도의 대기자들이 있었는데 스탭들의 우왕좌왕에 여기저기 옮겨 다니다 다시 건물 밖으로 나오니 처음의 줄은 엉망이 되고 새로운 줄이 만들어 졌습니다.

 

그리고 10시가 다 되어 가니 사람들이 주섬주섬 가방에서 팔찌를 꺼내서 차기 시작합니다.

 

아.. 티켓,,

그렇습니다. 저는 아직 티켓을 안샀는데 이 줄의 많은 사람들은 이미 티켓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혼란하던 차에 지나가던 스탭에서 “티켓구매를 해야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고 물었더니, 그냥 이줄에 서 있으면 된다고 안내를 해서 그냥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10분 정도 지나니 스탭이 와서 티켓을 가진 사람들은 스탭을 따라 입구 반대편으로 이동하고 티켓 살 사람만 남으라고 합니다. 졸지에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이 맨 뒤가 되면서 줄이 엉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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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을 사야 했던 저는 그대로 그 줄에 남아 있다가 10시 15분쯤 안내를 따라 2층에 올라가 티켓을 사러갔습니다. 제가 꽤 앞에 줄을 섰는데 위에 이미 긴 줄이(사진 좌측) 서 있길래 뭔가 했더니 프레스 등록 줄이였습니다. 행사 규모에 비해 상당히 많은 기자들이 온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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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을 사고 내려와 보니 스탭을 따라 입구 반대편으로 간 입장 대기줄은 건물 옆 공터에 비를 맞으며 줄줄이 서 있더군요. 이때는 이미 대기자가 늘어 거의 5-600명 가까이가 좁은 공간에 우산을 맞대고 줄을 서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11시가 되자 약간의 사람이 입장하는게 보였습니다. 아마도 첫 번째 대기줄 한줄 이였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5분 간격으로 한줄씩 입장을해 저는 11시 30분이 다되어서야 입장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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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은 전년에 비해 두배 넓어졌다는데 안 넓습니다.

사람 많습니다. 통로 좁습니다.

부스 앞에 서 있으면 뒤에서 사람이 계속 밀려옵니다.

 

키보드 전시는 제품을 눈으로만 보는 행사가 아닙니다.

눌러봐야 합니다, 소리 들어야 합니다, 키압 느껴야 합니다, 

자신의 타이핑 각도에 맞게 손을 올려봐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많으면 이게 잘 안 됩니다.

제품 하나 두드리고 있는데 뒤에 세 명 서 있으면 오래 붙잡고 있기도 미안합니다.

 

결국 몇 번 누르고 다음 부스로 갑니다.

 

그리고 행사장내 소음이 생각보다 심했습니다

사람이 많으니 시끄러운 건 당연합니다.

그런데 전시장 천장이 낮아서인지 안에서 소리가 많이 울렸습니다.

바로 앞 사람 말도 잘 안 들리는 구간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게 제일 아쉬웠습니다.

 

왜 이런 배열을 만들었는지, 왜 이 스위치를 골랐는지, 다음 제품은 뭘 생각하는지,

일본 시장은 어떻게 보는지 등등 궁금한걸 많이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몇 마디 하고 끝입니다.

뒤에 사람이 기다립니다.

옆에서 말소리가 겹칩니다.

결국 우팅, SPM, 다크비콘 정도를 제외하곤 길게 이야기한 브랜드가 별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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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정도 돌아보고 나오는데 아직 입장 못한 사람들이 복도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ㅎㄷㄷ

 

도쿄 키보드 엑스포 2026, 행사 콘텐츠 자체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여러모로 아쉬운점이 많이 보이는 행사였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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