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는 디지털의 노스텔지어?

오전에 잠깐 로X 님과 메신저로 잡담을 나누다가,
아날로그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주제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해에 블로그에 끄적였던 글이 생각나서 주섬주섬 올려봅니다.
개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므로 반말체임을 양해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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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했던 생각인데,
비 내리는 퇴근길 여유로운 버스 안에서
하릴없이 창밖을 바라보다가 주섬주섬 생각을 더듬다...

예전에 게임 안내 프로그램에서
게임큐브용 플랫폼 게임인 <젤다의 전설>을 본 적이 있다.
카툰 랜더링이라는 그래픽 기법을 사용한 게임인데,
디지털로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얼핏얼핏 오래 된 애니메이션의 느낌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이야~ 앞으로는 디지털 애니메이션 작업도
결코 사람이 일일이 작업하는 셀 애니메이션에 못지 않겠는걸!!!
아닌 새벽에 혼자서 무척 감탄했던 기억이 ㅡㅡ;

<청의 6호>로 유명한 일본의 '곤조 스튜디오',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대명사인 '픽사 스튜디오',
<이집트 왕자>로 애니메이션에 출사표를 던졌던 '드림웍스' 등등이
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애니메이션일까?
주제나 이야기 내용을 논외로 한다면
얼마나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전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현실과 똑같이,
아니 어쩌면 현실보다 더 생생한 화면을 전할 수 있는가가 아닐까?
머지 않아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업의 느낌까지도
충분히 디지털로 살려낼 수 있을 듯만 싶다.

2004년 SICAF에 전시되어 있던 중국의 수묵 애니메이션 역시 충격!!!
먹의 번짐을 잘 살린 중국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는
박재동 선생님의 <만화, 내 사랑>에서도 이미 찾아볼 수 있었지만
SICAF에서 본 것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그런 느낌을 구현하고 있었다는...

영화계에서도 고난도 액션 장면 등에
디지털로 생명을 얻은 캐릭터들이 얼굴을 내민 것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
홍콩 영화 <중화영웅>을 필두로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컴퓨터가 0과 1로 열심히 만들어낸 캐릭터들이
고액의 출연료를 받는 주연배우들과 어깨를 견주고 있는 것이다.
<매트릭스 리로디드>나 <매트릭스 레볼루션>에서도
아직은 부자연스러운 표정과 동작이 눈에 띄고 있지만,
이제 곧 누가 실제 연기자이고 누가 디지털 캐릭터인지 분간하지 못하게 될 수도...
엄청난 능력의 수퍼컴퓨터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서 결국 흉내내려 하는 것이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의 모습이고 일상이라니,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했던 <바이센테니얼 맨>이나
'할리 조엘 오스몬드'와 '쥬드 로'의 연기가 돋보였던 <A.I.>는
죽어 없어질 갸녀린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로봇의 이야기이자
끝없이 아날로그를 동경하는 디지털의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다.
어린 시절 일요일 아침 TV 앞을 떠나지 못하게 만들었던
'마츠모토 레이지' 원작의 <은하철도 999>는
거꾸로 디지털 생명을 얻기 위해 갖은 시련과 모험을 겪는 아날로그 인간의 이야기...
안타깝게도 <은하철도 999는> 마지막부분을 볼 수 없어서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결국 '철이'는 영원한 생명의 허무함을 깨닫고
그냥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갈 결심을 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역쉬 철이는 남다른 녀석이었다, 음!!!

아무튼 세상은 앞으로도 계속 현실같은 가상을,
아날로그같은 디지털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할 듯 싶다.

하! 지!! 만!!!
생채기 하나 생기지 않는 깔끔하고 말끔한 철제/플라스틱 책상보다
얼룩지고 군데군데 패인 흔적이 있는 책상이 더 살갑게 느껴진다.
그리고 비를 맞아도 전혀 젖지 않고 신고 벗기 편한 최첨단 신발보다
약을 먹여 정성스레 닦으면 쬐끔 환한 미소를 지어주고 물기가 닿으면 토라지기도 하는,
그리고 때로는 신고 벗기에 꽤 불편한 가죽 신발이 더 정겹기만 하다.
나이가 들어가는 걸까 ㅡㅡ;
이전 댓글 10
로니 2006-01-04 13:39
새파란님 글 오방 잘 쓰십니다. 컬럼리스트십니다.^^
후진만 2006-01-04 13:40
철이는 안드로메다에서 은하철도 999호를 타고 다시 지구로 돌아가고 메텔은 777호를 타고 새로운 철이를 구원하러 가는게 엔딩 입니다.^^
당주꼬다리 2006-01-04 15:11
디지털의 최종목표가 바로 아날로그입니다. ^^
괴수군 2006-01-04 15:35
전부를 이해하기엔 제가 모자르지만 왠지 모를 따뜻함과 그리움이 느껴집니다.. PS 999마지막전에 하록이와 같이 안드로메다를 박살냅...(TV판인지 극장판인지 본지오래되서...퍽!) 그리고 마지막엔 이별에 키스도...(크흑..)
phai 2006-01-04 15:37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는 디지털로 나타낼수 없는 것 같습니다. ^^
오리맛사탕 2006-01-04 16:00
세상을 연속적인 것이 아닌 부분적인 것들의 집합으로 본다면 어쩌면 아날로그란 존재하지 않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단순한 옛 것의 향수만이 아날로그는 아니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환타맨 2006-01-04 17:48
원목책상은 남성의 로망...
쫑이리 2006-01-04 18:02
저도 연속(아날로그)이라는 거에 대해서 쪼끔 생각해봤는데요. 뭐 물리학에서는 시간,공간,에너지,물질 모두 양자화 되어 있다고 하던데, 오리맛사탕님 말씀대로 아날로그는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많이 있으니깐... '생명' 같은게 디지탈이라면 쫌 이상하잖아요.. ㅎㅎ
Leaf 2006-01-04 22:41
그러고 보면 전 3D보단 2D가 좋더군요.. [;;;]
새파란 2006-01-05 12:50
로니 님, 과찬이시지만 즐겁게 받겠습니다^0^ 후진만 님, 괴수군 님 시리즈의 결말이 그렇게 되는 군요!!! 얼마 전에 구입한 만화책과는 조금 다른 결말인 듯...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노바 님, 갑자기 나... 나이 얘기는 왜... 왜... 들먹이시는 겁니까 ㅡㅜ 당주꼬다리님, 디지털의 목표가 아날로그라니 참 아이러니한 것 같아요^^ phai 님, 절대로 그럴 수 없죠, 암요... 오리맛사탕님, 쫑이리 님, 아날로그라고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은 어떤 요소들일까요? 디지털은 그 요소들을 찾아내고 분석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듯... 환타맨 님, 원츄^^V 리프 님은 왠지 그럴 것 같다는, ㅋㅋㅋ (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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