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삼성키보드와 큐센키보드를 매우 싫어합니다.
그 오래전 혐오하던 삼보컴퓨터 번들이나 엘지 보다도 더욱 싫어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싫어하는 키보드가 DT-35입니다.
팬타그랩 키보드를 좋아했습니다.
6170이 너무 좋아 선물하기만 10개 넘게 하고 몇년을 썼습니다. 낡으면 새로 사고 하면서요.
그러다가 게임할때 중복키와 반응속도가 답답하여
엔키보드를 샀지요. 멤브레인이라는 점이 맘에 안들었지만.. 사용해보고 매우 만족했습니다.
그때 저는 좋지 않은 선택을 했습니다.
엔키보드를 찬양하던 저에게 친한 동생이 악마의 속삭임을 가져옵니다.
"형 그냥 이거 써보세요."
지난 명절. 저는 그 제안을 흘려버려야만했습니다. 귀찮음을 무릅쓰고 약속시간에 늦어가며 수령해온 키보드는
필코 텐키리스 리니어, 윤활 스프링 작업까지 되어있는 녀석이었지요.
처음에는 키가 너무 깊이들어가서 당혹스러웠고 뭔가 허당치는 느낌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텐키가 없어서 OTP 입력할때 숫자 7자리 누르기가 너무 불편했지요.
네.. 별로였지요..
그래도 동생의 성의를 생각해서 딱 2주만 써보자...
빌린지 한달이 넘은지 오래입니다. 주인보다 제가 더 오래 보유하고 있습니다.
빌린지 2주가 넘게 지난 어느날 이대론 안되겠다 돌려줘야지... 라는 생각에 엔키보드를 꺼내어 연결하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5분뒤 재부팅하고 다시 키보드를 바꿉니다.
은근 저한테 팔거처럼 이야기했던 동생이 다 팔고 이거만 쓴답니다.
대체 나한테 왜 빌려준거냣!!!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호기심이 솟아 오릅니다. 클릭과 넌클릭의 키감이 궁금해집니다만 귀찮아 타건하러 가지 못합니다.
그냥 이 키보드에 손이 최적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FC300R 예판이 시작되었습니다. 안그래도 돈 나갈 구석이 많은 이번 봄,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니 그냥 넘기기로 했습니다.
오늘 퇴근하면 다시 엔키보드 연결하고 적응해야지 라고 스스로 결심하고 그 결심을 며칠째 되풀이합니다.
문득 시계를 보니 16일 18시 30분입니다.
두 쇼핑몰의 품절 표시를 보면서 속으로 다행이야를 몇차례 읊조립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맘에 전화를 해봅니다.
원래 안되지만 해주신답니다.
이곳에서 읽었던 것과 달리 매우매우 완전 친절하십니다.
다시금 전화드릴때는 이미 주문 완료상황입니다.
급히 주문하다 빨간 Esc키캡 주문을 빼먹었다.. 다시 할테니 묶음 배송해달라고 하려 했는데 쿨하게 걍 서비스 주신답니다.
원래 그러려던건 아니었는데...
사려고 했던 백팩의 구입을 미뤘습니다.
사려고 했던 신발의 구입을 미뤘습니다.
사려고 했던 이어폰의 구입을 미뤘습니다.
그런데 아이패드2는 미루지 않을겁니다 -ㅅ-
오늘 택배가 도착하겠군요.
후... 아무래도 이 봄이 가기전에 클릭이나 넌클릭 텐키리스가 제 수중에 생기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리얼 이상의 HELL로 발을 내딛지 않도록 도움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