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지름 잡귀의 입장

작년...이 맘 즈음, 키보드, 마우스 이런 것들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던 시절,
저는 제 몸이 느끼는 것만을 믿으며 지금처럼 키보드나 마우스 등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아는 선생님으로부터 모델엠(유니콤프) 키보드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타건시 뭔가 ...뭔가 다른 "느낌!"이라는 것을 받게 됩니다.
' 이것이 고수가 사용하는 키보드군하.. '
' 이 키보드로 워드 작업을 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작업도 노래를 부르며 할 수 있을거 가타..'
일본으로 건너온 후 요도바시카메라, 빗꾸카메라, 아키바 등의 전자상가매장은
이런 느낌을 가진 사람들에게 최적화 되어 있었습니다.
선배는 일본생활에 힘들어하는 저를 위해 주말마다 저를 데리고 이런 곳을 나와주었습니다.
뭐 당시에 선배입장에서는 그런 매장을 놀러다니는 것이 즐거운 일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제 입장에서는 그동안 말로만 듣던 전설의 키보드 등이나 마우스 등을 직접 만질 수 있어서 더없이 즐거웠었습니다.
한동안 절 즐겁게 해주고 키보드에 대한 생각을 오나전 바꾸어 준 해피해킹하며 아직까지 꿈으로 남은 리얼이, 그리고 수많은 마우스들
하나하나 만져보면서 전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들을 입으로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정전용량인데 키감이 아주 좋아요 다른 사람들은 구름위를 걷는 기분이 난데요
이건 갈축인데 클릭감이 있어서 구분감이 확실하고요 타자치는 맛을 느낄 수 있지만 조금 시끄럽죠
이게 세이버라는 넘인데 텐키 부분이 없어서 마우스질하기 아주 좋지요...등등등"
어쩌면 귀찮았을지도 모르지만, 선배는 저를 위해 이 키보드 저 키보드 직접 만져보면서
'아 이건 이렇구나 저건 저렇구나' 하면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적극적인 뽐뿌질이 아니었건만, 선배는 저도 모르는 사이 하나둘씩 키보드며 마우스를 구입하였고
오덕후들의 성지, 아키바에 무슨무슨 키보드가 있더라는 등의 피드백마저 해주었습니다.
그 주말에 같이 성지순례를 다녀왔었었지요..ㅎㅎ

마우스, 키보드, 모니터, 스피커...
제 몸과 직접 연결되어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삶의 동반자.
정말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단지 그것뿐입니다.
전 단지 소중한것에 대한 제 나름의 가치관을 나름 짧은 지식으로 나누었을 뿐인데,
선배는 이미 지르고 계셨습니다.
그건 아마, 가치관의 전도 아닐까요?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이 험한 지름의 산에 오르신 것을 환영하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V (peace~~)

>밑에 어허그분참님의 재미난 글을 보고 저도 한번 써봅니다.
>전 사실 다른 모든 분들의 시작이 그러하듯이 키보드, 마우스 별 관심없었습니다.
>머 그냥 컴퓨터 사면 붙어 오는거 겠거니 했지요.
>집에서 쓰는 노트북을 하나 마련하면서, 무선 마우스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게 시작에 지나지 않을 줄은 몰랐습니다.
>후배 한녀석이 작년 여름에 들어왔습니다.
>뽐뿌질을 하더군요.
>나중에서야 지름 잡귀라는 걸 알았습니다.
>이녀석이 오자마자 아키하바라를 갔습니다(일본거주중).
>키보드 샾을 가자더군요. 그래서 갔지요.
>무슨 축축 거리길래 그러려니 했습니다.
>2만엔이 넘는 키보드를 사더군요(해피해킹프로였습니다.).
>`이기 이기 미친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머 좀 쳐보니 좋더군요.
>꾐에 넘어가 일본에서 먼저 발매된 로지텍 MX400을 둘이서 같이 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한테는 엄청 큰 지출이었지요.
>좀 지나니 VX 레볼루션이 나오더군요. 드디어 저한테도 그분이 오셨습니다. (자기한테 오면 그분, 남이 뽐뿌질 하면 잡귀... ㅋㅋㅋ)
>매주 토요일 비쿠카메라에 가서 마우스를 만졌다, 놨다, 만졌다, 놨다 했습니다.
>세주를 넘기기가 힘들더군요. 샀습니다.
>마우스에 이리 돈을 투자하다니... 머 이게 마지막 이겠거니 했습니다.
>집에 데탑 컴퓨터를 구하면서, 액정TV를 샀습니다. 허리가 휘청 하더군요.
>컴퓨터를 구했으니 키보드도 구해야 겠지요?
>그 사이사이에도 아키하바라를 몇번 오가면서 기계식 키보드의 쫀득쫀득함을 느껴가곤 했습니다.
>잡귀가 필코86E를 추천하더군요. 머 샀습니다.
>근데 웬걸, 이게 이게 짤깍짤깍하는 느낌과 소리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감칠맛도 나는 키감에 노래 부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좀 지나니 다른걸 찾고 있더군요.
>한참 예전에 하던 디아블로를 다시 인스톨해서 했는데, 디아블로에서 잘 쓰는 키만 뻑뻑해 지더군요(A, W등).
>또 비쿠카메라를 들락거렸습니다.
>리얼이가 엄청 좋긴하던데, 1리얼은 단위가 너무 쎄더군요.
>싼 멤브레인 키보드를 하나 샀습니다.
>키감이 용서가 안되더군요.
>여기 팁게시판을 참고로 해서 키캡만 열고 구멍을 뚫어 봤습니다.
>별 효과가 없더군요.
>다시 이것저것 찾아 헤메다가 마제갈축에 손이 갔습니다. 이게이게 또 주기더군요.
>말로 표현하기 힘듭니다.
>조금이나마 싸게 손에 넣을까 싶어서, 일본 옥션을 들락거렸습니다.
>리얼이가 반값에 손에 들어오나 했더니, 최소 1만 5천엔은 하더군요.
>어쨌든 옥션에 매복한 결과, 마제미니, 로지텍 MX 300을 비롯한 마우스 몇개를 `겟`했습니다.
>너무너무 행복한 요즘입니다.
>집에 들어가면 항상 마제미니가 저를 향해 반기며 웃습니다.
>한메타자 한판 해주지요. 7.8년전 잠깐 채팅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 그때보다 타수가 더 많이 나옵니다.
>그분에 또 찾아 오실까 걱정입니다. (이런 걱정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 안남은 듯 하군요.)
>리얼이가 저를 부릅니다.
>귀를 막고 싶군요.
>로지텍 G1마우스를 쓰고 있는데, 유광이 맘에 안들어 BA UZ에서 윗면을 은색유광으로 채색한뒤 사용했었는데, 옆면이 여전히 유광이어서 어제는 집에서 그걸 페이퍼로 갈았습니다.
>한 두시간 가니 쓸만하더군요. 코를 푸니 검은페인트 가루가 나왔습니다.
>`내가 왜 이짓을 하고 있지?`, `계속 이리 살아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엔 페인팅과 납땜에 도전해 볼까 생각중입니다.
>
>어쨌든 (이야기가 좀 바뀌지만) 키보드 매니아, 컴마동 정말 좋은 싸이트 인 것 같습니다.
이전 댓글 1
웅 2007-07-03 17:08
이기 이기 머라카노! 공부해라 공부. 건 그렇고 이번 주 토요일은 나가자. 준비해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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