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회원 입니다.
그간 키보드매니아를 통해 좋은분들을 만나고,
또 여러 제품들을 직접접해봤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시절에 거실에는 아버지가 쓰시던
삼보 컴퓨터가 있었는데요.
하드20메가?에 (MS한글도스)운영체제랑 보석글? 이라는 것만 설치해서
문서나 흑백용 게임이 되는게 고작인 구닥다리 컴퓨터 였습니다.
근데 거기에 붙어있는 키보드가 뭐였는지는 정확히 모델명은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누를때 '철커덕' 하면서 구분감이 있었던 느낌이 납니다.
그리고, 중학교때 뉴텍컴퓨터를 구입하면서
딸려왔던 키보드가 하나 있는데..
무겁기만하고, 생긴것도 투박해서 세월이 이만큼이나 흘렀는데..
아직도 이 시대의 입력기기의 기술력은 겨우 이정도구나 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하지만,자세를 딱 잡고,
키를 누를때 마다 무언가 철컥거리는 느낌은 신선했습니다.
당시엔 개인용 pc가 널리 보급된상태가 아니었고,(사는곳이 시골 촌동네라;;)
pc방같은것도 없었던 시절이었기에
천리안,나우누리,사설bbs등을 전전긍긍하며 밤을 지새며 채팅을 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때도,세상의 모든 키보드들은 다 이렇게 딸칵거리며, 재미난 느낌이겠지..?
예전에 쓰던 삼보컴퓨터나 이번에 구입한 뉴텍컴퓨터나.. 똑같이 딸칵거리느깐..
아마 이 채팅방의 사람들도 모두 같은 느낌으로 치고 있을꺼야 하고 생각했죠.
그러다 pc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창고에 쟁여넣고 썩어거단 삼보컴퓨터와 뉴텍컴퓨터는
통째로 고물상주인에게 헐값에 팔아버리고..(아이구야...)
구입하면서 딸려온 세진키보드와 삼성키보드 처럼 보급화된,
(후에 알게되었지만, 이때의 키보드들은 지금의 멤브레인방식의 키보드지만,
부품이나,마감처리가 더 충실했던거 같습니다.물론 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요.)
그런 제품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철컥거리는 느낌을 잊고 살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아론(구형) 키보드를 친구집에서 접했지요.
하얀키보드 였고, 생긴건 삼성키보드랑 똑같은데 누를때의 느낌!
바로 그 느낌!!
"어..이거 옛날 키보드 같다!!" 라고 했더니 그게 기계식 키보드라고 하네요.
부랴 부랴 통신판매로 아론키보드를 구입해
집에서 타건을 해봤습니다.
'잃어버렸던 과거의 기억이 세록세록 떠오르며,
Another World와 prince of persia를 했답니다.ㅎㅎㅎㅎ'
몇년정도 주력으로 사용하다 제 실수로 야쿠르트를 쏟아버렸지요.
말리면 되겠지 했는데,클릭하면 키가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상태가 되버렸습니다.
제품 a/s가 안되면 새로 구입하자는 생각으로 아론판매사에 전화를 해봤는데,
더이상 생산하지 않는 제품이되어 너무 아쉬웠지요.
이젠 어디로 가버렸는지 이사를 몇번 하면서 더이상 보이지 않더군요.
그러다 다시 세월이 흘러..
06년도 쯤이었나요.
이곳 키보드매니아를 알게되면서,
마제스터치라는 키보드를 알게되었습니다.
처음 판매당시 국내에서 사용하는 키보드 배열이 아니고, 일본어 자판배열이었기에
"ㄱ"자 엔터키가 조금 아쉬워 끝내 구매 결정버튼을 누르지 못했지요.
그리고 06말 07년도 초 쯤 일반영문 배열 마제스터치가 출시되면서 바로 질렀습니다.
회사에서 수령을 했는데요.
마제스터치1(풀배열.클릭-청축)이었지요.
'다다다닥! 하면 차캬 차캬 하면서 바로 반응음이 나고,키를 끝까지 누르면
바닥에서 무언가 단단함이 느껴지는 제품이었습니다.
키캡은 마치 학교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듯한 매끈한 재질이었는데,
아마 마제스터치를 쓰면서 부터 ..
치는 타건방식에서-> 누르는 타건방식으로
제 자신을 바꿨던 기억이 납니다.
적응하고 나니, 다른 키보드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요.
감동받은 느낌으로 마제스터치 갈축을 키보드매니아를 통해 중고로 구매하고,
회사에서 갈축 (마제스터치1 - 풀배열 갈축)
집에서 청축 (마제스터치1 - 풀배열 청축)을 썼습니다.
물론 지금도 회사에선 마제 갈축을 씁니다.
(아래 수건하나 깔아두고;;)
도각 도각 도도도도 하는 느낌에 중독이 되어버린듯합니다.^^
얼마전에 구입한 빨간색 ESC키로 포인트를 줘서,
일할때 소소한 재미도 있지요.
이곳에서 구입한 주옥션 키캡과 아이오매니아의 이중사출 키캡을 번갈아 가며
사용해 봤는데,
저에게는 큰 만족감은 주지 못하더군요.
어느 회원분이 앞서 말씀하신것 처럼.
"튜닝의 끝은 순정이다."
라는 말이 여기에도 호환이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결국 마제 키캡은 오리지널 키캡이 제일 잘 어울리는것 같습니다.
(아주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그리고 오늘 2011-08-25 키보드 매니아에서 또 한명의 좋은 사람과
인연이 되서 체리 키보드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체리.풀배열.청축-스탠다드.G80-3491LSCKO-2 BLACK
우선 느낌은 '크다!!' 그리고 '가볍다!!' 입니다.
키와 키 사이의 버튼 간격이 큰것이 아니라.
자판 주위의 하우징이 다른 키보드들 보다 '큰'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위쪽 부분으로..마제의 경우 컴팩트한 하우징이기때문에
뭔가 딱 맞고, 자로 젠듯한 균일한 크기가 마음에 드는데,
체리 스탠다드는 좌우로도 넓고 특히 위로는 상당히 "자유"롭게 넓더군요 ㅎㅎ
여기에다가는 포스트잇이나, 간단한 필기도구를 올려놔도 될것 같습니다.)
타건을 위해 pc연결하고
메모장을 하나 열었습니다.
그리고..
'-' 돌기가 없는F와 J에 손가락을 올리고..
'안녕하세요' 라는 글을 써봤습니다.
그런데............그런데............
'아!!! 부드럽다;;'
체리 스탠다드 키캡이 정말 보들보들 잘근잘근 하네요.
축의 느낌은 마제 청축과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같은 체리MX청축이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키를 끝까지 눌렀을때
마제의 경우 바닥에 '탁!' 하고 닿는 단단한 느낌이 있는데
체리는 '슥~' 하고 흘려버리는 느낌이 듭니다.
소리또한
마제의 경우 밑바닥의 보강판덕에 '차칵 차칵'거리는데
체리의 경우는 '째꺙 째꺙'하면서 주위로 분산시켜버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단하고 뭔가 정교한 느낌이 마제라면
보드랍고 자유로운 느낌은 단연 체리에게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혹시 이 느낌을 체리키보드의 '통울림' 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통울림..
(디게 잼있네요 ㅎㅎㅎㅎㅎ...체리키보드의 또 다른 매력같습니다.)
이제 곧 명절인데,
어느덧 훌쩍 커버린 조카님들이
작년엔 제 컴퓨터를 보고는
'형! 게임할땐 삼성키보드가 좋아!!' 라는 이상한 소리를 하길래
장농에 쟁여놓은 DT-35를 꼽아 줬더니
자리깔고 게임하는걸 보고 뒤에서 좀 재미있게 지켜봤습니다.
조카들이 돌아간 자리에서 과자부스러기 청소하고
꼽혀있던 삼성DT-35를 잠깐 누르며,
혼자만의 향수에 젖었던 추억도 있구요.ㅎㅎㅎ
아..게시판에 글 같은거 잘 안남기는데..
간만에 좋은 거래를 하게되어 타건겸 두서없는 몇자의 글을 남겨봅니다.
편안한 오후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이제 제 나이도 어느덧 30대 초반으로 접어드네요.
세월이 흘러 이젠 접할수없는 과거의 향수를 키보드매니아에서
찾아보려고 하고있답니다.^^
어느것이 더 좋은 키보드라는 느낌보다는
각각의 제품에 장단점이 다 있는듯 합니다.
모든것의 장점을 다 가지고 나온 제품은 없겠지만.
이렇게 개성강한 제품들을 알게해준 키보드매니아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내용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