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떠나 보낼 녀석 01 - 리딩엣지 2014

두 번에 걸친 분양 과정에서 확실하게 깨닫게 된 점은,

분양할 녀석을 먼저 찾아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두 번에 걸친 분양 과정에서 이 당연한 과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몇몇 회원님들께 폐를 끼쳤더랬습니다.

한 녀석은 관리 소홀에 어필이라도 하는 것처럼 군데군데 선탠을 입고 있었으며,

어떤 녀석은 어디 숨었는지 아직도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숨은 게 아니라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에 다른 분의 품으로 넘긴 녀석일 수도 있겠더라구요.

굳이 핑계를 대자면 그동안 입양한 녀석들이 많았고

그 녀석들을 잘 보살필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겠지만,

이 또한  제 불찰임이 분명하니 핑계를 대나 마나^^: 

 

해서 앞으로 분양할 녀석들은 소재를 미리 파악하고 상태를 살펴서,

다른 분께 보내도 괜찮을지 꼭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몇몇 기념이 될 만한 녀석은 떠나 보내기 전에 인증샷을 남기기로 했구요, ㅎㅎ

 

조만간 제 곁을 떠날 두 녀석 중 하나인 리딩엣지 201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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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계시겠지만 리딩엣지 2014는 84키의 AT용 배열입니다.

일반적인 배열의 2214에 비해 홀대(?)를 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배열 문제이지요^^

물론 84키 배열 문제에도 불구하고 알프스 청축 클릭 스위치의 독특한 키감 덕분에

같은 배열의 5170과 함께 사랑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5170보다 모델 M이 변함없는 관심의 대상과 구애의 대상이 되는 것처럼

리딩엣지 2014역시 앞으로도 2214를 부러워하고 질투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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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영문만 각인되어 있습니다.

폰트가 깔끔하고 시원시원해서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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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 몇 개를 벗겨 보니 알프스 청축 클릭 스위치가 빼꼼 얼굴을 드러내는 군요.

체리 신형 청축에 비해서는 진하지만,

체리 구형 청축에 비해서는 조금 연하고 흐린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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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엣지의 키캡은 이색사출이라기 보다는 이중키캡에 가깝습니다.

대부분의 이색 혹은 다색 사출 키캡은 사출할 때 여러 색의 플라스틱을 한꺼번에 흘려 넣기 때문에

기본이 되는 키캡의 색상과 다른 색상 부분은 균일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리딩엣지 2014의 키캡은 다른 색상 부분을 일정한 모양으로 만들어서 끼워 넣은 것처럼

균일하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어떤 키보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다른 색 부분을 조립식으로 끼워 넣은 듯한 키보드를 본 적이 있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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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 또는 AT 방식의 키보드 배열에서 재미있는(혹은 난감한) 부분입니다.

컨트롤 키와 알트 키는 작은 데다가, 캡스락 키와 프린트 스크린 위치도 묘~합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기본 문자열 빼고는 모두 묘~하다고 할 수 있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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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번호입니다.

IBM 키보드의 경우에는 제조년도와 제조사가 함께 표시되어 있는데,

리딩엣지는 아주 심플하게 모델 번호와 시리얼 번호만 적혀 있네요^^;

왼쪽으로 동그란 모양의 높이 조절 다리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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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엣지는 동그란 모양의 높이 조절 다리를 접고 펴서 높이 조절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단계의 높이 조절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고,

높이를 높여 봐야 병아리가 까치발을 딛고 선 정도여서 획기적인 키높이 효과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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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의 연결 방식은 5핀 AT 커넥터 방식입니다.

이녀석을 노트북에 연결해서 쓰려면?

AT를 PS2로 변환하는 컨버터를 물려 주고,

PS2를 USB로 변환하는 컨버터를 다시 한 번 물려 줘야 합니다.

삼단함체 변신로봇도 아니고, 원...

위 사진은 그나마 컨버터가 컴팩트한 녀석들을 둘 이어 붙였으니 망정이지,

길다란 연결선의 컨버터를 연달아 물려 놓으면 책상 위가 아주 볼만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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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삼각형의 로고는 언제 봐도 멋스럽습니다.

어쩌면 파란색 클릭 스위치랑 가장 잘 어울리는 로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리고 문자열 위에 옴폭 패인 부분은 원래 의도가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자주 쓰는 필기구를 놓기에 딱 좋네요^^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그리고 알프스 청축 클릭이라는 희소성때문에 더 매력적일 수 있는,

오랫동안 처박혀 있다가 다른 분에게 분양하기 위해 비로소 꺼내 본 리딩엣지 2014였습니다^^;

 

* 뱀발

제대로 동작하는지 확인할 겸 리딩엣지로 글을 썼습니다.

하우징이 단단한 데다가 철판 보강판이 한 번 더 잡아 주어서 그런지

키감이 아주 안정적입니다.

다만 아직 에이징이 안되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스위치가 오래되어서 그런 건지 서걱이는 느낌이 남습니다.

그리고 클릭음이 생각보다 크지 않네요. 

조금 가까이 귀를 대야 작게 속삭이는 듯한 클릭음이 들립니다.

타이핑을 하다 보면 클릭음보다는

도각거리는 소리와 키캡이 보강판에 닿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립니다.

그리고 일부 몇몇 키는 클릭음이 떨어지는 편이더군요.

클릭음이 균일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볼때,

서걱이는 느낌 역시 아무래도 연식때문일 것이라 짐작해 봅니다.

 

그리고 이녀석은 입양하실 분이 정해졌으니,

혹시나 줄을 서거나 하셔서 마음을 무겁게 하지는 말아주세요~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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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royal 2011-03-20 12:54
어느 분이 받으시는지 몰라도 완전 득템하시네요.
불탄감자 2011-03-20 13:24
허걱 ㅠ.ㅠ. 어디로 가는 물건인지 부럽습니다...
User 2011-03-20 13:30
누구에게 가는걸까요...알프스는 안하는게 정신 건강상?
nickp 2011-03-20 14:07
알청!!!^^;; 알백은 안쓰시는거 없으신가요 새파란님 ㅎㅎㅎ^^
바이슨 2011-03-20 14:35
앗, 제가 "제대로 된 키보드" 중 가장 먼저 만져본 대우통신이군요^^.  IBM PC 를 처음 제대로 만져본 기종이 하필 대우통신 PRO-2000/3000 이어서 아직도 이넘의 키보드 귀신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네요^^;. 벌써 4반세기가 다 되어 가는 시절인가요, 아무 것도 모르던 중에도 키 느낌 참 좋다고 느꼈었는데....많이 그립습니다~.
wilhelm 2011-03-20 15:24
줄 서 봅니다.
Leaf 2011-03-20 15:40
윽.......... 저 파랑색 트라이앵글 로고...........가로로 넓은 하우징..... 너무 이쁩니다. 하악하악.........
달려라육공 2011-03-20 15:51
리딩엣지라니..하악하악
맛난흰둥이 2011-03-20 16:55
대박 입니다!!!!! 최근에 전설의 명품 키보드를 계속 보게 되는거 같습니다!!!
닉스님 2011-03-20 20:24
엄청 좋은 키보드인가 보군요 신입이라^^; 알청은 어떤 느낌일까 ^^;
해리포터 2011-03-20 21:19
알청 상당히 궁금하네요.ㅎㅎ
릴리아 2011-03-20 21:44
역시 그 정도의 애정과 관심이 있어야 원하는 키보드를 가질 수 있는 거군요. 제가 왜 못 구하는지 알겠습니다. ^^   미리 축하드립니다!
청비서신 2011-03-20 21:58
아.... 제가 그렇게 찾을 땐 없더니... 이 보드도 저와는 인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쉽다....
화이트핸드 2011-03-21 07:17
ㅎㅎㅎ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아주 샛노랗게 익은 녀석인데 이렇게 말끔한 녀석을 보니 이렇게 좋아보일 수가 없네요.
햇살 2011-03-21 11:15
 별도작업없이 실사가 가능한가요???
로헨 2011-03-21 17:26
하우징도 그렇고 키캡도 옐로잉없이 정말 깨끗하네요. DC2014가 원 본체(Model DC-2011)를 제외하고는 실사용이 안 된다고 알고 있었는데  컨트롤러 개조없이 일반 AT단자에 연결해서 사용가능한 모델이 존재하는 건가요?    이미 개조된 것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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