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썰 풀어봅니다.


입문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제가 제일 처음 샀던 컴퓨터는 삼성 AT 컴퓨터였습니다. 그걸로 한참 쓰다가 286, 386, 486은 건너뛰고 (그땐 컴퓨터가 그리 필수인 그런 시대는 아니었거든요.) 바로 펜티엄으로 넘어가게 되죠. 뭘 사던 한 번에 좋은 걸 사는게 남는거다.. 라는게 평소 신조라 펜티엄을 구매할 때는 PC의 본가라고 할 수 있는 IBM을 사자.. 라고 결정하게 되었죠. 때마침 미국에서 들어오시는 친척분이 계셔서 IBM에서 만든 펜티엄 PC를 한대 구매했습니다. 그 때 딸려온 놈이 바로 IBM M이었죠.


처음엔 철컹거리는 소리에 다소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만, 다른 건 몰라도 타이핑 할 때 손이 놀랍도록 편하다는 것은 알겠더군요. 이후로 올 초까지 컴퓨터를 몇 대를 바꾸면서도 키보드는 항상 그 녀석과 함께였죠. 중간에 iomania에서 공구하던 체리 블루 스위치 달린 키보드를 산 적이 있습니다. (제가 알기론 아마 아론에서 만든걸로..) 엠을 10년 넘게 사용했던 시점이라 아무래도 전자제품이니 언젠간 망가지겠지.. 라는 생각에 여분으로 구입해 둔 것인데, 처음에 타이핑하고 엄청 실망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iomania의 키보드를 사두고도 엠은 망가지지 않고 10년 정도 더 일 잘하다가 드디어 사망했던 것이죠.


iomania의 키보드를 그냥 쓸까, 엠을 다시 들일까 고민하다가 작은 키보드가 써보고 싶어서 대만산과 중국산 이것저것 써봤는데 전부 꽝이더군요. 일단 iomania 키보드를 계속 쓰면서 고민 중입니다. 뭘 사는게 좋을라나.. 엠을 다시 사는 건 아무래도 세월이 세월이니만큼 고민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