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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핑크축은 누구나 한번쯤을 들어봤을 법한 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생산년도가 오래된 스위치라 현재까지 남아 있는 알프스 핑크축은 그 상태를 보장할 수 없죠.
그에 비해 아직 닙급을 구하기 비교적 수월한(수월이 아니라 가능한 정도...) 알프스 흑축은 핑크축과 같은 넌클릭이라는 점에서 핑크축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어왔습니다.
실제로 얼핏 보기에 두 스위치의 구조나 부품 하나하나는 큰 차이 없이 동일하게 보입니다. 물론 키감은 충분히 느낄 수 있을만큼 다릅니다만 그 키감의 컬러가 비슷합니다.
결국, 비슷함 가운데 숨겨진 차이가 무엇이냐가 이번 게시물의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막연하게 스프링압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해왔습니다만, 하우징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니 몇몇 차이점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으로 보시면 될 듯 합니다. 흑축은 왕키보드에서, 핑크축은 확장1에서 추출하였습니다.
아시다시피 구성은 서로 같습니다. 상하부 하우징과, 접점, 스프링, 슬라이더, 그리고 판스프링의 구조입니다.
상부하우징의 차이입니다. 슬라이더의 양쪽 홈과 맞닿는 부분에 주목하시면 됩니다. 키감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접점부입니다. 왼쪽이 흑축 오른쪽이 핑크축입니다. 슬라이더와 맞닿는 접점부의 길이가 조금 차이 납니다. 핑크축이 더 깁니다.
스프링입니다. 왼쪽이 흑축 오른쪽이 핑크축입니다. 스프링을 보면 예상할 수 있듯 핑크축의 전체적인 키압이 높습니다.
하부하우징입니다. 왼쪽이 흑축 오른쪽이 핑크축입니다. 슬라이더 하부와 맞닿는 2개의 사각형 돌기의 크기가 다릅니다. 흑축이 훨씬 큽니다. 높이는 서로 같습니다. (흑축의 큰 돌기는 녹축의 하부 하우징과 일치합니다. 흑축을 리니어로 개조할 때 참고할만한 사항입니다.) 또한 스프링을 세울수 있는 중앙의 동그란 돌기의 크기도 다릅니다. 왼쪽의 흑축이 더 지름이 크며, 오른쪽의 핑크축이 더 작습니다. 하지만 소음을 억제한 환경에서 핑크축에 흑축의 하부 하우징을 적용했을 때와 핑크축 원래의 하우징을 적용했을 때를 비교한 결과 제 귀로는 소리의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했습니다.
* 덧 : 오늘 분해하고 보니 흑축 중에서도 핑크축과 같은 하부 하우징이 있군요. 생산 공장이나 시기에 따라 다른듯 싶습니다.
판스프링 전면입니다. 사진실력이 역부족이라 애를 먹었습니다. 넌클릭 계열에서 판스프링은 키감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왼쪽이 흑축 오른쪽이 핑크축입니다. 돌기부분 끝쪽의 모양과 길이가 다릅니다. 그리고 실물로 살펴보면 핑크축의 돌기 절곡이 미세하게 R값이 큽니다. 조금 더 동그랗게 구부러져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슬라이더가 걸리는 주요 위치이므로, 걸림의 차이가 이 부분에서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핑크축 슬라이더가 돌기를 조금 더 부드럽게 지날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두 스위치를 동시에 눌러보면 흑축이 조금 더 '똑'하고 꺾이는 느낌입니다. 스프링압의 차이로 전체적인 키압은 핑크축이 높았지만, 사진의 판스프링 차이 덕인지, 돌기에서의 키압은 흑축이 더 높았다가 돌기를 지나며 급격히 낮아지는 것 같습니다.
판스프링 후면부입니다. 왼쪽이 흑축, 오른쪽이 핑크축입니다. 보시다시피 흑축에는 후면 돌기가 있고 핑크축은 홀이 있습니다. 흑축의 후면 돌기는 상부하우징과 판스프링의 밀착을 방해하게 되므로, 판스프링이 슬라이더에 구부러졌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때 타격음이 돌기가 없는 핑크와는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다를 것 같습니다(이 부분의 돌기는 알프스 판스프링 중 유일하게 크림댐퍼축과 같습니다). 그에 반해 핑크축의 홀은 키감에는 어떤영향을 줄지 선뜻 판단이 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슬라이더입니다. 흑축의 스프링 돌기가 더 길고 두껍습니다. 핑크축의 스프링 돌기는 미세하게 가늘고 길이가 더 짧습니다. 슬라이더의 밑면에 파인 홈에 위에서 언급한 하부 하우징의 돌기들이 닿게 되므로 키스트록에 영향을 주진 않습니다. 그러나 흑축은 스프링돌기가 길기 때문에 바닥을 칠때, 스프링돌기까지 바닥에 닿게 되므로 그 면적이 더 넓어진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흑축의 키감은 압력이 급격히 변하는데에 그 개성이 있다고 평할 수 있고, 핑크축은 그에 비해 조금 더 완만한 키압의 변화로 비교적 더 부드러운 개성을 가졌다고 하겠습니다. 즉, 흑축은 초기 키압은 낮으나 돌기에서 급격한 상승, 통과직후 급격한 하강 그리고 바닥을 칠때 핑크축보다 더 넓은 면적이 부딪힌다는 점이 포인트이고, 핑크는 이에비해 전체적으로 무난하고 부드러운 키감과 바닥을 칠때 비교적 좁은 면적만이 부딪힌다는 점이 포인트라 하게습니다.
이상입니다. 어떤 스위치가 더 우위에 있는가를 객관적으로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봅니다. 어떤 스위치가 자신의 손에 더 맞는지는 실제 타건을 통해서야 비로소 결론내릴 수 있을테니까요. 이 게시물은 핑크축과 흑축의 차이점을 조금 더 세세하게 전하고자 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
배운대로 말하는 사람 말한대로 행동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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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정보 잘 읽었습니다.
dell at101w 하나 구했는데 오래된 모델이라 그런지 키가 약간 뻑뻑하네요.
시간나면 한번 뜯어봐야겠습니다.
얼마전 at101과 ibm m버클링 구매해서 사용해봤는데
전자는 솔직히 병맛이더군요.
이걸 좋다고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취향일까 심히 의심스러울정도....
상태는 좋은 물건였는데 너무 뻑뻑하고 키감이 무척 안좋았습니다.
아이비엠 버클링은 이곳에서 구매글 올려 심마니님에게 구입했는데
저렴히 주시면서도 상태는 초a급.....
알프스보단 낫습니다.
확실한 구분감으로 평 나있는데 버클링방식이라 처음 누를때 힘이 가장 많이 들어가죠.
그래서 구분감이 있다는거고 특유의 스프링튕기는 소리와 찰칵거리는 음.....
체리보단 크고 알프스보단 작은데 나름 매력있긴해도 기대치보단 조금 낮았습니다.
타건음 올리는분들이 음량을 너무 크게 해서 소리가 경쾌하고 참 맘에 들었는데 막상 받아서
실제쳐보니 생각보단 조금은 딸리더군요.
키압이 높아 타이핑도 좀 불편하고...그래도 알프스보단 백번 낫습니다..
그 특유의 타건감과 음은 정말 색다르고 취향에 따라선 신세계일수도 있겠다싶더군요.
암튼 at101흑축은 정말 안습이더군요.
여기에 내놓긴 너무 미안해서 타사이트에 놨는데 바로 나가긴하네요...
키보드는 그 방식이나 품질보다, 관리상태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아마도 상태가 문제이지 않았을까 싶고, AT101W의 경우 최근에 중국쪽에서 많이 풀린걸로 아는데, 저도 중국발 한대 구해뒀습니다만 상태가 심각하더군요.
그래도 세척하고 윤활하면 대부분 쌩쌩하게 살아납니다. 알프스의 경우 체리보다 내구성면에서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관리가 좀 필요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타인의 취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키보드를 취미로 가진 것 자체가 매우 특이한 소수가 되는 셈인데, 키감에 대해 얼마나 미묘하게 갈리겠습니까.
심지어 키감이라는게 같은 키보드도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외부 환경뿐 아니라 본인 컨디션에 따라서도 달라지는게 키감입니다. 아마 더 깊이 매니아의 길에 빠져보시면 알프스에 대해서도 모델M에 대해서도 지금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가지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덧으로... 구하신 모델M이 구하신 알프스보다 소리가 작다고 하셨는데, 그 둘 중 하나가, 혹은 둘 다 원래상태에 비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판단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