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해피에 오링을 장착하고 썼는데 몇년만에 키매냐에 돌아오니 갑자기 덴탈밴드가 유행했었더군요.


그래서 덴탈밴드를 어찌어찌 구하긴 했는데 너무 좀 두꺼운 겁니다. 그래서 패스하고..  한두달전 창고에 처박아 놓은 해피2를 발견하고

이놈을 막 두들기니 해피 오링 장착한놈이 너무 키압도 높고 스트로크가 낮고 흐리멍텅한 키감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역시 키감은 얼마

전까지 좋다고 한것도 생각에 따라 기분에 따라 그날그날 바뀌는 절대 주관적인 영역인것 같습니다.


해피1의 오링을 빼기로 결심. 분해해서 열어보니 아뿔싸 역대 오링중에(그때 당시만 해도) 키스트로크를 위해 가장 얇은 놈으로 장착했는데 10년 가까이 썼다가 이제 분해해 보니 60개중 3개가 끊어져 있네요. (고무 유연제도 발라줬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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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너무 힘들고 짜증나게 작업한지라 절대로 분해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10년만에 또 이짓을 하네요. 그때도 어리버리 분해하다가 스프링이 책상밑 구석으로 들어가서 개고생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어리버리 분해하는데 또 스프링이 하나가 없는겁니다. 생고생 *랄을 다하고 뒤져도 안나오더라구요... 심장이 벌렁벌렁 화도나고... (으이그 ㅄ아 극러 누가 훔쳐간것도 아니고 니가 던진것도 아니고.. 자책..) 결국 요리조리 뒤져도 안나오고... 올림픽 테레비좀 보다가 다시 봐도 안나오고 결국 러버돔 속에 스프링속에 두개가 겹쳐 있었던 것입니다.. 아 이런식으로 쓰면 진도도 안나가고.. 요지도 없고..


오링 제거후 곤님의 103+107크라이 톡스를 스포이드로 103 5번, 107 5번 빨아서 넣어줬구요. 그리고 103을 10번 빨아당겨서 한통안에 넣었습니다. (그니깐 103 15번, 107은 5번 흡입한 량을 한통에 섞음. 7.5:2.5정도? 하지만 사각 세로홈은 5:5)


이중 원통기둥 말고 미세한 슬롯 사각형에 대각선으로 2곳인 부위는 103:107을 5:5로 해줬구요) 원통기둥은 위에 비율로 두번 칠해줬어요. 한번은 세필붓에 오일을 묻혀서 했고, 두번째는 오일을 묻히지 않고 실린더에 머금은 오일을 그냥 붓으로 한번더 골고루 발라주는식으로요.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위는 정말정말 드라이버 냄새는 맡아보지 못한 순정 해피2, 아래는 산전수전 마루타로 고생하고 있는 해피1.

같은 문장을 해피2와 해피1윤활에 타건해봤습니다.

  


동영상에 보일줄 알았는데 안보이는 부분이 뭐냐면  해피2보다 윤활한 해피1의 위치가 책상의 휘어진 부분에 있어서 하우징이 1~2mm 공중에 떠서 타이핑시 바닥에 닫는 '더걱더걱'소리가 나는데 그걸 없앤다면 더 조용했겠지요? (많이는 아니드래두..)


결론 : 해피 한대만 가지고 계신분은 하지마세요. 나중에 오리지날이 궁금해지고 그리워서 결국 약간 후회하는 경향이 남습니다.

           두대 이상 가지고 계신분은 한번 해보세요. 재미있습니다. 나름.. (이젠 더이상 안해야지..)

           해피1 개조 내역 : 오링 제거, 흡음재 X, 스테빌 윤활, 스테빌에 수축튜브 장착, 103+107 크라이톡스 윤활.  


이틀 지나 소감을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윤활액이 증발했거나 흡수되어서 좀 더 가벼워졌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하자면 윤활 직후의 느낌만으로 윤활에 성공했다 안했다를 결정짓기보다는 며칠정도 쓰다보면 느낌이 좀 더 틀려집니다. 그때 가서 윤활을 제거하고 다시 바를건지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P.S : 곤님 흡음재는 해피한테는 두껍더군요. (그래서 장착 안함) 조금 우악스럽게 하우징 상판 하판을 다물리고 볼트로 다물면 되긴 되는데 살작 버거운 두께이긴 합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지름은 100% 실패한다. 


좋은 키보드가 훌륭한 작업물을 만들어 주진 않겠지만

타이핑을 하는 시간만큼은 행복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