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체리 키보드를 안지도 어언 1년이 지나가는 군요.
체리사의 대부분의 스위치를 한번씩은 만져본것 같습니다. 특히 보라카이님을
알면서 또다른 세상구경도 많이 했지요.
문득 옛날 생각이 나서 사진을 뒤적이다 제가 zooo_.___ 에 판매하기 위해 올렸던
사진이 나왔습니다. 그당시 저의 주력 키보드는 초기 아론넌클릭으로 매우 가벼운
키감때문에 오타도 많이 났지만, 손끝에 달라붙기 시작하면 고속타이핑을 가능케하는
썩 괜찮은 녀석이었습니다.
어느날 교수님 방에 책장 하나를 들여다 놓으면서 헌캐비넷 위에 봉다리(오래된 봉지)
가 하나 있더군요. 뭔가 싶어 끌러보니 트라이젬 키보드가 나오는 겁니다.
어쩌다 본체는 없이 키보드만 봉지에 넣어두었을까 생각해보니, 한때 교수님도 키감에
심취한 적이 있었던가? 하는 이상한 생각까지 들더군요. 참고로 교수님은 현재 칠순에
가까우나 영문이메일을 독수리타법으로 능숙하게 치는 편입니다. 포트란 프로그램도 아직
하시죠.. (좀 쉴때도 됬는데 ㅜ ㅜ)
아뭏튼 이녀석 키캡을 벗겨보니 며칠전 들렀던 사이트에서 본 체리 마크가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자랑스럽게 적혀있는 286 표시 하며, 뒷면의 판때기 마감은 아이비엠의 것들과 비교할때 매우
허접함이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혹시 작동될까 싶어 변환잭을 물려보니 작동은 되더군요.
다만 세월의 흔적으로 서걱거림이 많은 상태인지라 실사용은 별로인가 보다 생각하고 11900을
사는데 보탰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나서 몇개월이 지나서야 이 사이트를 알고 스위치분해니
윤활이니를 알게 되었으니..
그 봉다리가 조금만 더 늦게 발견되었더라면 보라카이님 손으로 스위치 이식을 통한 새삶을 살
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편, 그때 이 키보드를 인수해가신 분이 이 사이트에 계실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