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리든 알프스든 청축(클릭)이 가장 어렵다고 느낍니다. 지금도 살짝 정리가 안 되고 있는 상태라서 다른 회원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청축에 대해 좀 자세히 적어봅니다. 조금 길지만 후배의 글이라 생각하시고 봐주세요.
1) 저는 신형이고 구형이고를 떠나서 좋은 스위치, 나쁜 스위치를 구분할 때는 일단 클릭을 해봅니다. 최대한 느리게요. 스위치 하우징안에서 "도르륵...??하는 프라스틱이 굴러가는 음이 들리면 좀 별로인 스위치라고 판단합니다. 반면 상태 좋다고 판단하는 스위치는 뚜렷하고 시원한 청음만 들리고요. 이러한 스위치의 차이는 한 키보드내에서도 다 다를 수 있습니다.(심지어 신품에서도 가끔 이런 소리가 납니다.;;;) NIB일수록 그 차이는 줄어들죠. 좀 많이 사용한 스위치는 클릭음도 죽고 플라스틱 굴러가는 소리가 또렸하게 들립니다. 그래서 저는 왠만하면 청축키보드는 직접 보고 거래합니다.
키보드를 만들 때 운이 좋으면 키보드 하나를 분해해서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겠지만 재수없으면 여러 대의 키보드를 분해해야 합니다. 그 점은 빈티지 일수록 심한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하나의 키보드를 만드는데 10대 가까이를 뜯으신다 들었습니다. 빈티지 키보드라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같은 키보드라고 같은게 아닌거죠.
<이러한 점 때문에 장터에서 키보드의 가격을 한정해 놓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판매자분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해를 보면서까지 판매하지 않을실 것이고 사는 사람입장에서는 넓은 키보드의 바다에서 진정한 보석을 받을 기회를 잃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클릭음은 스텝스가 달라지면서 미묘하게 다른 소리가 나기 때문에 최대한 모든 스위치 상태를 동일하게 해야 타이핑 할때 이질감이 없고 물 흘러가는 듯한 경쾌함을 줍니다. 저는 특별히 소장용, 실사용이 없기 때문에 왠만하면 이렇게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살림이라서..;;;
2) 지금까지 청축을 구형, 신형으로 2종류라고 판단했었는데 구형에서 신형으로 가는 단계에 꽤 많은 종류의 청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본 구형도 3종류였는데 그냥 신형과 구형으로 가겠습니다. 고수 분들은 더 많이 알고 계시겠죠?
아무튼 저는 최근까지만 해도 신형청축을 오래 타이핑하면 구형청축처럼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왜 그랬냐면 예전에 평소에 7시간이상 타이핑을 하는 형의 청축소리가 완전 구형Feel이 나는 거였습니다. ;;;(다시 한번 확인하려 안산으로...ㄱㄱ)
하지만 지금은 구형과 신형은 다르긴 다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제가 구형스프링을 신형에 넣는, 판스프링을 조절하고 슬라이더교환 등의 개조를 해봤는데 완벽한 구형이 안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하우징,슬라이더등의 재질차이라고 밖에 생각을 못하겠습니다. 신형을 오래써서 구형이 되었다면 키보드 전체가 균일하게 구형화 되었다는 것도 의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구형이라고 다 좋은 청음에 키감을 주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신형보다 더 나쁜 키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확실히 구형은 오래된 스위치이고 균일한 스위치를 찾기는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저의 경우에 스위치 전체가 매우 균일하고 청음이 제대로 살아있는 구형청축을 발견한다면 저의 비자금을 모두 거기에 쏟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구형청축은 신형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가장 큰 매력은 부드러운 청음이죠.
3) 체리스위치에는 스티커 작업을 해야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청축의 경우 스위치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같이 스티커 작업을 합니다. 저는 "하면 좋아질 것이 분명하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스티커 작업을 할 때 눈썹테이프를 2겹으로 해서 작업을 합니다. 스티커작업의 목적을 "상부와 하부 하우징이 흔들리지 않고 고정하는 것"으로 볼 때 그 기능을 충분히 해주기 때문입니다. 꾸락님의 스티커가 보다 완벽히 잡아주겠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게 없어서 그냥 그렇게 해줍니다. 그 부분에서도 분명 키감이 차이가 나며 뭐가 좋다는 말은 못 드릴 것 같습니다.
스티커 작업의 Before and After는 다른 스위치에서도 꽤나 차이가 있지만 청축에서는 더욱 정갈한 키감으로 그 동안 투자한 시간을 보상해 줍니다.
윤활에 경우에 다른 스위치들은 컵을 이용해 윤활하지만 청축은 접점부와 스위치 봉에만 붓으로 발라주는 것으로 한정합니다. 슬라이더면에다 해주면 클릭음이 죽는 느낌이 들더군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해 주는지 궁금하네요.
4) 스위치를 바꿀 때 슬라이더만 교환한다던가 슬라이더와 상부하우징만을 교환하는 것은 조금(솔직히 많이) 위험한 것 같습니다. 특히 청축이 그런 것 같습니다. 청축은 슬라이더와 하우징, 스프링등이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청축의 맛을 살려주지 못하는데 하우징만 교환한다던가 하면 유격이 맞지 않아서 아까 말한 "두둑? 도독?.."하는 플라스틱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게 됩니다. 판 스프링을 조절하면 어느정도 해결은 되겠지만 완벽한 방법은 아닌것 같네요. 슬라이더와 하우징은 형제처럼 따라다녀야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끔 좋은 결과가 나오기도 하더군요. 분명 무슨 노하우가 있긴 있을것 같습니다.
암튼 저의 경우는 청축의 개조는 약간의 윤활과 스티커작업으로 한정 지으려고 합니다.
괜히 멀쩡한 놈 버리게 되더라구요.
꽤나 긴 글 읽으시느라 고행하셨습니다. 어제가 여자친구랑 2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술도 먹고 기분 좋아서 조금은 욕먹어도 좋을 것 같아 이렇게 부족한 글을 써 보았습니다. 키보드에 취미를 가진지 꽤 됬습니다만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은 키보드의 세계입니다. 앞으로도 키보드 열심히 사랑하겠습니다.^^ 오늘도 복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