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히긴스의 피아노 연주가 촉촉하게 흐릅니다.
넓은 책상의 한켠에 잔잔히 빛을 발하는 작은 촛불이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그 빛 주위로 차분함이 감돕니다.
몇 일 전 지인의 도움으로 여러가지 키보드를 만져보았던 생각이 납니다.
아주 융숭한 대접을 받은 고마움이 아직도 가시지 않네요.
소머리 국밥으로 저녁을 함께 하고 집으로 가서 여러 키보드를 눌러보았습니다.
제대로 윤활되어 변흑의 느낌이 나는 마제 갈축, 1800hau 변흑, 컴팩 1800 갈축, RGB, 와이즈 닙, 356L, 알프스 핑크, 알프스 댐퍼 백축 등등 평소에는 보기 힘든 진귀한 키보드들을 만져볼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몇개가 있었습니다만 자세히 기억이 안나네요.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와이즈 였습니다.
박스에서 비닐도 뜯지 않은 상태의 것을 열어보는 순간 신물을 열어보는 듯한 광채가 낫다고 한다면 과장된 표현일까요?
마치 화면에서만 보던 연예인을 실물로 보고 실물이 훨씬 낫더라고 좋아하듯
와이즈는 저에게 그런 느낌을 주었습니다.
지인께서는 본인도 아직 만져보지 못했다고 하면서
제가 직접 뜯어서 만져볼 수 있게 까지 해주셨습니다.
순정의 박력에 감탄했습니다.
알프스 핑크의 키감에도 반했고, 356의 완성도에 감탄하고, 컴팩과 1800hau 변흑의 느낌도 참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튜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같은 스위치도 많은 차이가 난다는 점을 배웠네요.
덕분에 키보드에 대한 많은 궁금증이 해결되었고 이해도가 좀 올라간 듯 합니다.
키보드라는 것을 왜 좋아하게 되었나 다시금 생각해보았습니다.
한명의 작가에게 키보드는 도구 이상도 이하도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욕망 앞에서는 어떤 키보드도 고유한 가치가 훼손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문을 던집니다.
내 앞에 있는 해피만으로도 충분히 평생을 함께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데도
나는 왜 조금 더를 외치며 달려왔는가를 돌이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건 키보드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키보드를 모두 만져볼 수 없을뿐더러,
같은 모델의 키보드도 모두 제각각의 느낌을 선사하고 있다는 사실 앞에서
'만족'만이 구원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쨌든 키보드매니아가 따뜻한 사이트라는 것 만은 부정할 수 없네요. ^^
지인과 세상사는 이야기, 키보드 이야기로 시간이 무척 짧게 느껴졌던 한때를 보냈습니다.
눈을 뜨고 바라보면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고마움을 느끼기며 살기에도 바쁜 하루를 보낸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옥수수 수염차로 마무리 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
차창 밖으로 무수한 별처럼 충만감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어느 키보드 만지기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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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저도 마음이 따뜻해졌네요; 그분이 누구신지 저도 영접좀;;;
^^b
넓은책상님 글은 언제 읽어도 항상 기분좋아지게 하는 마력이 있는것 같습니다. ^^
갓건님 와이즈 이야기를 꺼내며 제가 괜시리 죄송스러웠습니다. (__) 마음이 따뜻해지셨다니 저로서는 다행일 뿐입니다.
모닥불커피님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감사합니다.
vecton님 저에게 최고의 찬사를 주시는 군요. 영광입니다. (__) 건강관리 잘 하세요.
미소를 머금게 되는 글이네요! :D
아참 덕분에 UFC 아침부터 일어나서 재밌게 보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훈훈해요 글이 ^^
^^ 넓은책상님 잘 읽었습니다.
잘읽었습니다~^^
ㅎㅎ항상 즐겁고 보기좋게 글쓰시는 ~_~ 책상님
부럽습니다 그 능력 저주세요 ..
전 짤방이 없으면 글이.. 휑
제목에서 나비부인이 느껴지는 군요.
만족만이 구원이라.
비단 키보드 뿐만이 아니라 사람의 모든 욕심에 해당이 되는 이야기겠네요.
패배코알라님 감사합니다 :D 유엪씨 저도 재미나게 봤습니다. 아주 화끈한 경기였죠.
메리님 훈훈하셨다니 기쁘네요. ^^
쪼꼬마님 ㅎㅡㅎ; 감사합니다.
Ejiah¸♡님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까망님 까망님의 짤방이 저의 글보다 훨씬 잘 들어옵니다. ㅋㅋ 감사합니다.
라파엘님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ㅎ 그러고 보니 제목이 비슷하네요. 의도한 바는 아닙니다만. ^^
koolblue님 부족한 저의 식견일 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이 좋은 날씨에 사무실까지 훈훈하게 만드시는군요.^^
육수닦으면서 댓글답니다.ㅋ 좋은하루되세요~ㅋㅋ
Topdawg님 오늘 점심때는 무척 덥더군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의 마무리 잘 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