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
지금으로부터 약 10개월전으로 거슬러올라갑니다.
1. 가지고 있는 PC는 노트북 하나뿐. 처갓집에 갈 때에도 데리고 가는 중요한 재산목록
2. 하려는 게임은 워크래프트3
3. 워크래프트3은 키보드 사양을 꽤나 따지는 게임인데.. 이유가
* 펑션키의 잦은 사용 (영웅선택에 펑션키를 사용함)
* ESC, 틸트(숫자 1 왼쪽에 있는 물결무늬 키)도 아주 자주 사용함. ESC는 명령을 취소하는 키고, 틸트키의 경우 놀고있는 일꾼을 선택하는 키이기 때문에 둘 다 꼭 제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 시점조절때문에 편집키 6형제도 제 위치에 있어야 함
* 텐키도 존재해야 함 (아이템사용에 텐키를 사용함) -> 다만 요것은 유틸리티를 짜서 키패드를 누르지 않고도 키패드를 누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조치해 두었습니다.
* 결국 워크래프트3은 표준 레이아웃을 가진 키보드 외에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한 게임입니다. 비표준 레이아웃 키보드에 아예 적응해버리면 모를까 피씨방이랑 회사에서는 표준레이아웃을 사용하고 있으니 그러기도 어려운 일이죠. 다만 유틸리티를 짜서 키패드는 안 써도 되게끔 조치한 터라 표준 레이아웃의 세이버키보드까지는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즉, 노트북만으로는 워크래프트3을 제대로 즐길 수 없고 반드시 외장 키보드가 있어야 함
* 집에 있는 MS 인터넷키보드 PRO USB버전은 위 조건을 만족하나, 너무 덩치가 커서 이동용으로 사용하기 부적합하고, 고정이 안돼서 컨트롤하다보면 키보드 위치가 제멋대로 이동해버려서 탈락
* 집에 또 하나 있던 DT-35는 아쉽게도 PS/2버전이라서 연결도 못해봄
<전개>
5. 그래서 일단 저렴한 PS2->USB 컨버터를 구매해서 테스트해 보기로 함... 워낙 헐값이라 부담이 없더군요.
* https://www.kbdmania.net/board/zboard.php?id=freeboard&page=1&sn1=&divpage=4&sn=off&ss=on&sc=on&keyword=%C1%D6%BF%C1%BC%B1&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2250 링크 참조 (결론은 탈락;;; 싼 컨버터는 안사는게 낫다는 격언 재확인)
6. 따라서 사실상 결론은 USB형태의 세이버 키보드를 새로 구하는 것이더군요
* 비싼 컨버터를 사자니 그런거 사서 DT-35를 연결하면 주객전도
* 미니키보드는 ESC, 펑션키, 틸트키 위치 및 크기가 대부분 비표준이라 적응불가
* 노트북과 함께 쌍으로 들고다녀야 하므로 이왕이면 크기도 작았으면 좋겠음
<위기>
7. 그런데 USB세이버중에 저렴한것을 고집하다보니 선택의 폭이 무척 좁아지더군요. IBM제품은 USB를 구하기가 무척 어려운데다 아주 가끔 나오는것도 5만원이상의 고가. 워3할때만 쓸건데 그정도의 고가제품을 쓰기는 어려웠습니다. 결국 HP 분리형키보드( https://www.kbdmania.net/board/zboard.php?id=user_review&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name&desc=asc&no=744 )만이 제가 원하는 조건에 맞는 The One 이었는데 문제는 매물이 없더군요 ㅋ
8.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제가 불쌍해보였는지 키매냐의 어떤 천사분께서 선뜻 The One을 제게 기증해주셨습니다 ㅠ.ㅠ 손수 사용하시던 물건이라 엄청 정겹게 느껴지는 녀석이더군요.. 이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9. 이걸 연결하고 테스트하다가 우연히 집에 마이크로소프트 휠 구형 볼마우스(일명 마구, http://www.betanews.net/imagedb/thumb/2008/0116/567fce5d.jpg )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습니다. 성능이야 나무랄데가 없는녀석이지만 볼 청소의 귀차니즘과 PS2의 압박으로 못쓰던 놈이죠. 근데 5번에서 실패작이라고 생각했던 그 PS2컨버터에 이놈을 꽂아본결과 훌륭한 USB마우스가 되는게 아니겠습니까. 저가형 컨버터는 커서 이동속도를 괴상하게 뽑아줬던 기억이 있는데 저놈은 괜찮게 뽑아주네요. 마구 전용 USB컨버터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성능과 가격입니다. 저 마구 마우스는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몰래 꽁쳐놓은건데 이렇게 쓰게 되네요 ㅋ
<절정>
10. 이렇게 HP USB 분리형 세이버키보드와 마구 마우스 조합으로 놋북에서 워3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조합을 갖추었습니다. 피씨방에 들고갔더니 옆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보네요 ㅋㅋ 키보드도 듣도보도 못한 형태지, 마우스도 누렇게 때가 낀데다 괴상한 컨버터까지 끼워놨지...
11. 그런데 복병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피씨방에서야 상관이 없는데, 집에선 컴퓨터책상이 없어서 식탁이나 바닥에 내려놓고 즐기다보니 키보드가 자꾸 미끄러지는 겁니다. 일반 텍스트작업때는 그럴 일이 없는데 워크래프트3은 워낙 급박한 게임이다보니 정신없이 컨트롤하다보면 쭉 밀려버립니다. 영웅이 포탈 못타서 잡히고 이러니까 이대로는 안되겠더군요.
12. 그래서 회사 근처 다이소에 가서 천원짜리 미끄럼방지 패드를 샀습니다. 마데 인 차이나라 그런지 손으로 만지면 고무가 묻어나는 듯한 느낌이 나는 저질이지만 성능하나는 죽여주네요. 유리판 위에 올려놔도 밀리지 않습니다. 현재는 대충 접어놓고 사용하고 있지만 시간이 나면 키보드 크기보다 좀 더 크게 오려서 전용 깔개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13. 마침내 워크래프트3 게임기의 완전체 조합은 이렇게 정리되었습니다.
* DELL 인스피론 6400 노트북
* HP USB 분리형 키보드
* 마이크로소프트 구형 마우스
* 주옥선표 싸구려 USB컨버터
* 미끄럼방지 패드
* 팀플레이 보이스채팅용 헤드셋
이 모든 것이 제 백팩속에 쏙 들어갑니다. 이제 집은 물론이고 어딜 가도 워크래프트3을 즐길수있습니다.
The Warcraft III Suite 랄까요 ㅎㅎㅎ
14. 근데 한가지 잊고 있던 게 생각이 나더라고요.
...아... 나 마눌님때문에 오락 못하지.... ......
..........
..........
<결말>
인생이란 이런 건가 봅니다.
The Warcraft III Suite
이전 댓글 10
토닥토닥..
인생이 다 그런거죠 뭐... -_-
토닭토닭...... ^^
처제가 작은방에서 컴퓨터 게임할때 의자 뒤에 숨어서 PSP게임 합니다.
이번엔 태어난지 한달 안된 딸래미 때문에 그 재미도 느끼지 못할 듯 하지만요. ㅎㅎㅎ
마지막 마눌님때문에....
저두 골방에 처박혀서 겜임 한다고 매일 꾸사리 듣고 있습니다....
마눌님하가 골방에 처박혀서 음악듣는건 좋은거고 제가 게임하는건 나쁜거라고 하는군요 ㅡㅡ;;
토닥토닥..
인생이 다 그런거죠 뭐... -_- (2)
결혼하면 게임을 못하는군요.. 심각한데...(넌 여자도 없으면서 퍽.._)
영웅선택이나 숫자키 사용은 지금 처음 알았네요;;;
워크래프트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좋아합니다. ㅎㅎ 요즘은 카오스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레더도 꽤 달렸었는데 말이죠.
글쵸. 워3는 정말 표준 배열이 참 좋다는...
더불어 펑션키가 숫자키와 가까우면 더 좋아요. 간격만 가까울때 좋고 위치가 옆으로 밀리거나 하면 힘들죠.
아이템 칸 단축키 사용하려면 숫자키도 제자리에 있는게 좋구요.
체리 1800 시리즈의 경우 펑션키는 좀더 위로 멀고 숫자키와 기능키들도 배열이 다닥다닥 달라서 힘들었어요.
그냥 윈도 키 없는 103 표준 배열 키보드가 가장 좋았다는...
워3 플레이어로서 참 공감하지 않을수 없는 글이군요 ㅠ_-
뭐 아이템사용같은경우는 텐키를 사용하지 않는 버릇을 들여놔서 그렇다 치지만
ESC와 틸트키 그리고 펑션키들과 편집키들은 어쩔수없습니다;
예전에 예전 83~84키배열들을 가지고 좀 해볼려고 했었으나...
이걸 적응하느니 차라리 세이버류를 한대 구하고 말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_-
참고로 말씀드리면 밀리게임을 많이 하신다 하면
적어도 4키정도의 마우스를 사용하시면 좋습니다.
엄지 버튼을 백스페이스로 지정하면
웹페이지에서도 기본키인 뒤로가기로 사용가능하고
워3에선 백스페이스가 본진 바로가기 키이기 때문에
백스페이스를 누르는 동선이 아예 없어집니다.
글읽은김에 밀리나 오랬만에 한겜 해봐야겠습니다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