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이기 보다는 넋두리라서, 자게에 올립니다 (__)
FC200R 라이트로 입문후,
그 호기심때문에 2개월간 흑축 3종류, 백축 1종류, 청축 2종류, 갈축 2종류, 적축 1종류(10개네요)를 쓰면서, 결국 내게 맞는 것은 PBT키캡과 흑축임을 깨달았습니다. 컨디션이 안좋은 날에는 흑축이 좀 버겁게 느껴져 어느날에는 변흑은 어떨까 상상도 해보고, 리얼포스의 후기를 보면서 리얼포스의 균등도 궁금해 졌습니다.
갑자기 어제부터 리얼포스 균등이 너무나 궁금하게 느껴져 10주년을 지르느냐, 화이트를 지르느냐 고민을 하던차에, 마침 장터에 화이트가 매물로 올라온 걸 보고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마눌님의 눈치(-_-+)에도 불구하고 잠실에서 안양까지 왕복 70km를 날라 갔다 왔습니다.
리얼포스를 타건하면서 오감적인 차원에서 느낀바를 간략히 말하면,
후각 : 아무 냄새 없습니다 -_-
미각 : 아무 맛 없습니다-_-
시각 : 약간은 두리뭉실하게 simple합니다. 마제처럼 엣지있는 스탈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키캡의 각인은 승화각인이라 선명한게 좋네요. 그냥 나는 키보드야 라는 느낌이고, 관심이 없는 사람이 보면 "아! 키보드구나"라는 느낌입니다.
청각 : 소리를 글로써 굳이 표한하자면 '도각도각'거리는 소리를 내네요. 뭐랄까, 이건 흑축을 타건할떄의 보강판을 살살 때리는 소리도 아니고, 날이 선 소리는 아닌데 뭔가 뭉특하면서도 체리축과는 다른 아이덴티티를 가진 소린데요. 청축처럼 고주파의 쨍쨍거리는(*주관적인 청축의 소리입니다. 청축좋아하시는 분들은 청아한 소리로 느끼시지만 저는;;)는 전혀 거리감이 있구요.
촉각 : 키캡의 느낌이 상당히 좋습니다. 마치 딱딱한 고무를 만지는 편안하게 감싸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요? 타건의 느낌은 흑축처럼 일관된 반발력은 아닙니다. 처음에 반발이 시작되는 듯하다가 뭔가 풍덩하거 들어가는 느낌이 여실히 느껴지네요. 갈축의 미약한 구분감과는 확연히 틀립니다. 갈축이 0.01초에 느껴지는 점의 구분감이라면 리얼포스는 구분감이 조금 더 지속된다는 느낌입니다. 즉,0.03~0.05초 정도되는 짧은 선의 구분감, 즉 갈축은 구분감에 가깝고, 이것은 일정시점을 지나면 그냥 스스로 작은 힘으로도 손가락을 바닥으로 안내하는 듯한 느낌?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관점에서 써봤는데, 정말 오감을 글로 옮긴다는건 쉽지 않네요. 확실하게 리얼이의 키감은 체리의 각 축들에 비해서 중립적인 느낌이 강한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심심하지 않구요. 소리도 완벽하게 도각도각하는 완벽한 중저음은 아니고, 타건 끝단계에서 약간 높은 음색도 느껴집니다.
(지금 밤에 혼자 거실에서 노트북 치고 있어서, 낮에 치면 또 어떨지 궁금하네요. 확실하게 밤에 조용하게 칠때랑 사무실에서 칠때랑 느낌이 완전 다른 것을 기계식 쓰면서 느껴서요)
확실히 매니악한 느낌이 있습니다. 즉, 청/갈/백/흑의 체리 대표축들이 나름 다른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것 처럼, 이 놈도 이것을 좋아하는 부류를 생성할 만큼의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보유하고 있다는 말씀이지요.
흑축을 좋아하는 저로써는 리얼유저 중 몇몇분들이 균등(55g)의 경우 반발력이 쌔서 손가락이 힘들다고 하셧는데요, 저는 반발력은 이정도면 적당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표준치의 가정에서 적축과 흑축의 중간에서 타협한 느낌 정도의 라고 보시면 될꺼 같아요.
애초 생각과 달랐던 부분은 구분감이 있는거 같고, 저 밑까지 보강판까지 확실히 댕겨주는 느낌인데, 보강판을 때리는 느낌이 부드럽다는 느낌입니다. (오 지금 리얼이 균등으로 치고 있는데 처음과 또 느낌이 달라지네요. 손가락이 적응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ㅎㅎ)
최초에 생각했던것과 조금 차이가 있어서, 내일 사무실 가지고 가서 하루 더 쳐보고 이놈과 같이 갈 것인지를 결정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기계식으로 입문하여, 리얼이로 졸업하신 분이 얼마나 될까요? 제 생각에는 지름신은 결국 호기심 병인거 같습니다. 특히, 꼭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분들의 경우에는 더 하죠. 키보드를 하나씩 사올때 마다 와이프가 말합니다.
"오빠 키보드 그거 아무것도 아니야, 큰 범주에서 보면 키보드는 키보드일 뿐이야!" <- 맞는 말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어느새 또 장터에 기웃기웃거리고 있습니다. 구형흑축의 Wyse는 어떤 느낌일까? 커스텀은 어떤느낌일까? 뭐 이런 상상을 또 하고 있습니다. 지름신을 물리치고 나면, 좀 더 쎈 놈이 찾아와 결국에는 사고 맙니다. 제 생각에는 그냥 지르는게 시간을 절약하고 쓸데 없는 고민을 줄이는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합니다.
제가 예전에 애기 놓기 전에는 차에 미쳐서 차를 지금 키보드 바꾸듯이 바꾼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사랑하는 딸이 생기고는 도저히 그 짓은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관심사를 여기 저기 별로 돈 안드는 쪽으로 간 보다가 지금 단계는 키보드입니다. 키보드도 한 2~3달 했으니 이제 졸압하자는 마음에 가정의 평화를 위해 그냥 큰 맘 먹고 리얼이로 왔는데, 커스텀을 어떨까? 알프스는 어떨까? 다시 상상이 시작되려 하네요.
조만간 인두기를 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변흑 작업을 직접 해보고 싶은 욕구도 들구요.
그런데, 얼마전에 딸이 부셔버린 아이폰 3g 액정과 강화유리, 밧데리를 직접 갈아보겠다고, 2번째 시도하다가 날려 먹어버리기도 했는데요. 첫번쨰는 잘했는데, 두번째는 방심이 되더군요. 예전엔 차도 직접 고쳤었는데 -_-)
여러분도 마찬가지시죠? 가정이 있으신분, 여러분들의 가정은 평화로우신가요^^?
간단하게 쓸려고 했는데 말이 길어졌네요.
새해복 마니 받으세요! ㅋㅋ
아직 저를 이해해주는 우리 집안의 유일한 아무것도 모르는 15개월된 제 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