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장지갑을 하나 품에 넣어가지고 다니고, 교통카드-신용카드 등을 카드지갑에 넣어서 별도로 들고 다닙니다. 사용은 후자가 절대적으로 많고, 전자의 경우에는 신분증을 넣어가지고 다니는 정도의 용도 밖에 없네요. 현금을 거의 소지하지 않고 생활하는 버릇도 있고요.
그날따라 위스키 셔틀을 할 일이 생겨서 회사 분에게서 현금을 받아 지갑에 넣어놨더랬죠. 매장에서 실제 결재는 카드로 했지만요. 그리고 나서 지하철 역 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먹기 위해 잠깐 지갑에서 현금을 꺼낸 것이 마지막 기억입니다. 이것을 알아챈 것은 다음날 출근해서였고요. 품안에 잘 갈무리 했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주의관심을 끊어버렸었지요. 그래서 어디에서 잃어버렸는지도 확실하지가 않네요.
그래도 회사에 있을 때에는 '점퍼를 아무렇게나 벗어서 내던져놔서 빠져나갔을지도 몰라. 집에 가면 지갑이 분명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하고 생각하며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귀가해서 보니 흔적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아, 분실 확정'
속이 좀 쓰립니다. 위스키 대금으로 받은 금액이 그 안에 있었고, 면허증과 신분증을 재발급 받을 생각을 하니 짜증이 급 밀려오고요. 신권 지폐가 나오기 전에 나름대로 기념으로 간직하기 위해 구권 지폐를 종류별로 빳빳하게 넣어뒀는데(뭐, 품안에서 썩다 보니 빳빳함은 없어졌지만) 이것도 싹 사라졌습니다.
자잘한 일이더라도 안 좋은 일이 한꺼번에 밀려와서 그러는지 아침부터 시작해서 저녁 퇴근도 늦고, 잡혀 있던 약속도 그로 인해 캔슬되고 기타 등등의 일에도 불구하고 '이걸 액땜으로 하고 집에 가서 지갑을 만날 수 있을 거야' 하고 위로로 삼았는데, '좋은 일 따윈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어'가 되어 버리니 우울함이 밀려 오네요.
불금을 보내시고 즐거운 휴일을 맞이할 생각을 맞으실 회원님들에게 이런 우울함을 토로하는 게 죄송하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