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았던 옥션 9,900원짜리 기계식 키보드입니다.
처음 도착했을땐 역시나 다른분들처럼 꾀죄죄하고 꼬질꼬질했습니다. 더군다나 키압은 일정하지
가 않아서 몇몇키가 눌러도 잘 안들어가길래 분해해 보니 기판과 키캡, 스위치 사이사이에 호치
키스 알이 엄청 끼었더군요. (20~30개정도, 박스안에 있던거까지 합치면 대략 60여개)
경악을 금치 못하고 호치키스 알을 구석구석 찾아내서 모두 없애고 키캡을 마저 뽑는 도중 또
한번 경악했습니다. 키압, 키감, 외관, 노후 이런문제가 아니라 엔터키 스위치에 키캡뿌리가
꽂혀있더군요. 더군다나 스테빌라이져 가이드라고 하나요. 스테빌라이저를 보조해주는, 키캡에
조그마한 하얀 플라스틱도 2개중에 하나가 없구요.
싸니깐 하면서 다른것들도 꾹꾹 참으면서 봐 나가다가 엔터키 부러진것에 완전히 포기를 하고
버릴까 말까를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렇게 실망에 실망을 하던차에 사고팔고 게시판에 박대원님이
구세주였습니다. 1082를 무료로 분양해주신다는 글이 있었습니다. (1082가 1080과 키캡이 호환된
다는것도 그때 처음 알았죠.) 뽑기운과 장터링 예약신공이 아주 없는 저로서는 엄청난 행운으로
예약 리플을 달았고 며칠뒤 도착한 1082의 키캡은 정말이지 지문하나 없는 신동품 수준이더군요.
여기서 힘을 엄청 얻고 한국컴퓨터 하우징을 열나게 닦았습니다. (치약+수세미, 일명 미싱하우스
신공) 그러고 나니깐 사진처럼 좀 볼만한 놈으로 거듭나고 뻑뻑한 키감도 주말을 이용해서 많이
쳐주니깐 거의 원래 후타바 스위치의 기능을 가진 부드러운놈이 된거 같습니다. (키캡은 신동급
이라 물로만 헹궈줌)
쓰레기통에 던질라고 했던놈이 박대원님 덕분에 훌륭한 키보드가 되었습니다.
다시한번 박대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