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키보드의 슬픈 전설 (그 쓸쓸한 독백에 관하여..) **
내이야기에서는 늘 그래왔던 것 과는 다르게.........
키보드가 하나 있었읍니다.
치코니 키보드라 불리웠읍니다. 자판이 101 키 였읍니다.
키보드 중에는 알프스 키보드라는 녀석과 더불어
키보드라면 알아주는 명문가에서 나는 태어났읍니다.
나는 자체 정전기 방지 장치가 되어있고 메카니칼 타입으로
사용자의 오타를 막아주며 키 감도가 부드러워 미국에서는
대부분 치코니 키보드 일가나 알프스 키보드 일가를
채택 하고 있었읍니다.
나는 1990년 어느날 대만의 공장에서 수많은 형제들과
함게 태어난후 일부는 미주 지역으로 입양 되어갔고
일부는 유럽 지역으로 갔고 일부는 한국으로 입양되어 왔읍니다.
한국으로 오게된 치코니 키보드 형제중엔 나도 포함 되어있었
읍니다.
보세창고에서 몇개월 긴잠을 잔끝에 나는 컴퓨터 숍으로 정식
으로 배정되어 들어갔고 며칠후 나는 어떤 예쁜 여대생의
시스템 구입해 딸려서 그 여대생의 컴퓨터 공부에
최전선의 입력기 정보전달 사명을 띠고 들어갔읍니다.
나의 비극은 여기에서 시작 되었읍니다.
겉으로는 아주 요조 숙녀이며 엘리트 같아보이는 그 여대생은
실은 아주 내숭쟁이 였읍니다.
외출할때는 그토록 멋지고 우아하던 그녀의 방은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읍니다.
나는 여자발에서도 고랑내가 난다는 뜻깊은 진리를
그대 처음알았읍니다. 여자의 발냄새는 무언가
인생의 문제를 깊이 생각하게 해주더군요.
(내가 사람이라면 이냄새를 맡고 사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하
는...)
맨 처음에 그녀가 컴퓨터 구입시에 프린터, 모뎀, 마우스 하드디
스크, 등 주변기기 형제들을 모두 구입했기 때문에 나의 할일은
너무 많았읍니다.
처음에 그녀의 부드러운손이 나의 온몸을 눌러댈때는 짜릿한
기분까지 느낄 정도 였읍니다. 섹시한 예쁜 손으로 나의 몸을
눌러대니 기분이 아주 좋았읍니다. 그러나....
그녀는 처음에는 도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척하더니 그다음에는
게임에 빠졌읍니다. 모든 나의 키보드 형제들이 그렇듯이 게임시
에 가장 큰 고통을 겪었읍니다.
이 한심한 여대생은 래리 (LARRY)나
폴리스퀘스트 (POLICE QUEST) 같은 영어를 바탕으로한 논리적
인 게임은 금방 때려치우고 더블 드래곤(DDOUBBLE DRAGON)이나
테트리스 나 제논 (XENON) 보블보블 같은 두드려 부시는 게임
만 해댔읍니다. 그러니 내몸은 견뎌내기 어려울 정도 였읍니다.
특히 아스키 코드 32번(스페이스바) 과 스켄코드 72,75,77,80번
(좌우상하 커서)는 아주 죽을 맛이었읍니다.
밤낮으로 시간을 가리지 않고 오락게임을 하면서 두들겨 대는데
나중에 참다못한 나는 이렇게 외쳤읍니다.
"이 개같은 x 아 ! 맨날 오락만 하냐? 이젠 공부좀 해라 !!!"
물론 인간과 나는 언어인지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그소리가
전달될리는 없었지만 나는 무척 화가 났읍니다.
결국은 게임에서도 흥미를 잃더니 컴퓨터 통신을 시작 했읍니다.
이제껏 잠자고 있던 모뎀은 아주 바빠졌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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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 내숭쟁이 여대생의 잠자는 방을 이야기 해야겠군요.
불문학을 전공하는 그녀는 지성인 답게 온 방안이
수준높은 서적들로 꽉찼읍니다.
"주간 경향" 썬데이 서울""만화광장" " 등 저널리즘 분야와
"유체역학을 이용한 신혼밤 체위 1.2.3 "
"지하철 NATM 공법을 응용한 부부생활"
등등 인체 생리학 분야의 서적들과
컴퓨터 관계 서적들로서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고구마의 상호영향분석 "
"오토 캐드로 그려본 남성의 심볼구조 "
"한글 오토마타와 변진섭의 역학 관계 "
" 미래의 랩탑 사이즈는 빤쓰 사이즈 만큼 작아질수 있는가?"
등등 이었읍니다.
그녀는 너무나 열심히 공부하는 학구적인 불문학도 였읍니다.
그녀가 얼마나 불문학에 심취하고자 노력했는지는 그녀의
주변을 약간만 살펴보면 알 정도입니다.
그녀는 ms-dos 에서 하드디스크를 분할하는 명령인
파티션 (fdisk) 을 수준 낮은 동두천 방언으로 부르지 않고
불란서 식으로 " 빠티숑 " 이라고 불렀읍니다.
유명한 가죽 패션 "구찌"도 남들과는 달리 프랑스식 발음으로
"거지 " 라고 불렀읍니다. 훌륭한 표현이지요.
(그래서 요즘 이상한 옷이나 장신구를 달고 다니는 사람보고
"거지 같다 !" 라고 하는지도 모르겠읍니다)
그런데 한가지 어처구니 없는것은 그녀의 친구중의 하나는
자기도 특이하게 보일려고 고심하다가 "구찌"를 "거렁뱅이" 라고
부르는 친구도 있었읍니다.
이에 영향을 받아 국문학과에 재학하는 어느 여대생은
시게이트 (seagate ) 에서 만든 하드디스크를
어원분석을 해서 SEAGATE -->(영어를 직역하면 "항구" 란 뜻)
를 비슷한 한국말로 고친다 해서
"""연안부두"""" 하드디스크 라고부르는 친구도 있었읍니다.
이렇게 저렇게 할일없이 세월은 흘러 그녀의 컴퓨터 실력도
초보자 수준을 넘어 중급자 수준까지 도달하게 되었읍니다.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 할것이 있군요.
여자는 겉보기는 우아하고 아름답고 해도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녀의 방 책상에서 모든것을 보는 저는 알게되었읍니다.
처음에 아름다운 그녀의 손가락이 나의 몸인 키보드 자판을 두드
릴적에는 너무나 황홀하여 아찔아찔할 정도 였읍니다.
(인간들은 이렇게 황홀한 순간을 "똥이 마렵다 "라고 표현하더
군요 )
그러나 얼마후에는 아무리 그녀의 손가락이 나의 몸을 두드려도
전혀 짜릿하지 않았읍니다.
그것은 그녀가 언제나 키보드를 치다가 콧구멍을 후빈다는 사실
때문이었읍니다. 때로는 한쪽 손가락도 모자라 쌍권총 콧구멍 후
비기를 하더군요.
아름답고 신비하게만 보이는 여성이 양손가락으로 콧구멍을 후
빌땐 돼지의 관점에서는 얼마나 에로틱해보이는줄 아십니까 ?
(마치 동족 을 만난것 같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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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컴퓨터 통신에 입문하고 케텔에 가입하면서 부터 아주
적극적으로 변하기시작 했읍니다.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 케텔의 "팝니다" 란에다가
프랑스나 독일의 벼룩시장을 본따 자기가 쓰던
줄나간 스타킹 ,삼각팬티 (3년입은것... 그것도 빨간색은 섹시해
보인다고 해서 500원씩 더받았음 ), 치솔(운동화 닦던것),
5년 묵은 립스틱 .. 앗싸 구리모.. (조선시대 화장품..) 등등을
팔아 짭짤하니 수입을 챙길정도 였읍니다.
어느정도 케텔통신을 이용하는데 요령이 붙자 대화실에서 채팅으
로 살게 되었는데 어떤 큰 기회를 잡게 되었읍니다.
케텔에는 별별 사람이 다 접속을 하므로 그중에는 의사,판사,검
사 등등 "사"자가 들어가는 소위 알아주는 신랑감들이 접속을
한다는 사실이었읍니다. 그래서 골치아픈 공부에 매달리느니 근
사한것 하나 물어서 시집이나 가야 겠다는 계획을 밤잠을 안자며
연구한끝에 세웠읍니다. 맨처음에는 마이크로 소프트 사장인
"빌게이트 "나 " 넥스트의 "스티븐 잡스" 를 꼬시려고 했으나
미국 에 전자 통신비가 너무 비용이 들어 포기를 하고
아쉬운대로 케텔의 시솝님인 "김형태"님을 꼬시려고 했으나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김형태 시솝님은 "고자" 라고 하는 소문
이 있어 포기를 하였읍니다.
6개월을 이방 저방 을 돌아다니며 "사" 자 들어가는 사람을
찾다가 드디어 하늘도 감동하였는지 어느날 만나게 되었읍니다.
그 남자의 이름은 "최병태"님이란 분이었고 직업은 "약사"님이었
읍니다. 앞길이 전두환 대머리 처럼 창창하게 빛나는 유망한
청년이었읍니다.
이분은 살벌하던 5공화국 시절 약학의 명문대학인 j 대학재학중
"약은 약사에게 !!진료도 약사에게 !! 사고나면 개값은 의사에게
!!
라는 슬로건을 외치다 뒈지게 맞은적이 있는 의식있는 약사님이
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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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저의 쓸쓸한 독백도 마지막이 다가오는군요
그렇게 하여 그 약사님과 여대생은 가까워지게 되었읍니다
그들의 최고 학문을 배운 사람들 답게 내용이 아주 수준 높았
읍니다.
약사님은 문학을 좋아하였으며 철학을 연구하고 유전공학을 이
용하여 돼지에게서 계란을 낳게하는 실험에 몰두하고 더나아가
금붕어로 금을 추출하는 실험을 연구하는 중이었읍니다.
상당히 과학적 인 근거가 있는 연구 였읍니다.
전에는 피조개로 피를 추출하여 헌혈하여 얻는 피를 대신하려고
연구하였으며 바퀴벌레를 이용하여 자동차 바퀴를 만들고
무당벌레를 분석하여 우리나라 토속 굿을 연구하려는 적이 있던
정열적인 젊은이였읍니다.
더욱 탄복할만한 일은 제 3의 자원을 이용한다는
취지아래 개똥에서 " 치즈" 를 뽑아낸다는 계획이었읍니다.
그의 집안은 대단한 집안 이었읍니다. 아버님은 토목 사업에 종
사하시고 어머니는 식품영양학교수 였읍니다.
(그의 아버님이 하시는 토목 사업은 "이쑤시게" 제조업 이었으며
어머님은 연구하여 파는 식품영양학은 "뻔데기 "를 노상에서
파는 사업이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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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최후를 맞았던 날은 아주 추운 겨울 이었읍니다.
그날 여대생은 아침부터 이놈 저놈 만나며 쏘다니다가
어디서 술을 마셨는지 곤드레 만드레 해가지고 들어와서
컴퓨터를 켜고 케텔에 접속을 하였읍니다.
(웬 여대생이 그렇게 소주을 잘마시는지 모르겠더군요.
한달을 꼬박 하루에 소주 세병씩 마신적도 있었읍니다)
그리고 자기가 결혼 상대로 찍어 두었던 약사님을 대화실로
불러냈읍니다.
불쌍한 그의 전자통신 애인인 약사님은 그녀가 낮에 다른 남자들
과 쏘다니면서 술을 마신줄도 모르고 열심히 사랑을 이야기 했
읍니다.
....
"사랑합니다 비록 얼굴모습은 모르지만 당신을 향한 저의 열정
은 어느누구보다도 강렬합니다..."
"저도 당신을 사랑해요 .. 저 ~~ 오늘밤 집에들어가기 싫어요."
(하도 어이가 없어 나를 두드리는 그여대생을 보고 이렇개 소리
쳤읍니다. "멍청한 년 !! 지금 집에 있으면서 집에 들어가기 싫
다는건 또 무슨말이야 ??)
" 나는 당신을 어서 뵙고 우리 인생을 결정하고 있읍니다.
나는 가진거라곤 돈과 명예 밖에 없는 불쌍한 사람입니다.
어서 저를 만나주세요 !! 그리운 나의 사랑 !! "
"저는 병태씨의 돈에는 전혀 관심이 없읍니다. 다만 저는
문학속에서 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
저는 병태씨와 이문열문학의 "추락하는것은 비행기이다 "같은
사랑을 원해요
( 야 !! 이 년아 속보인다 속보여 !! )
잔득 술을 마셔 취기가 머리끝가지 오른 그녀는 횡설수설 했읍니
다.
그러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읍니다.
한참을 채팅을 하던 그녀의 얼굴이 가끔 일그러지는 것이었읍니
다 .. 인간의 생리구조를 모르는 키보드인 나는 무심히 그녀가
두드리는 키를 분석해서 cpu에 전달하기 바빴는데
갑자기 그녀가 ~~우웩 ~~ 우욱 ~~ 하더니
나의 키보드 자판위에다가 마음것 토하는것이었읍니다.
웜매 ~~ 세상에나 !!!!
신당동 떡뽁이 조각 , 신촌 순대 나부래기 , 라면 줄기..
(역시 라면은 토해 놓으면 예술작품이더군요 )
,양곱창,닭 똥집,돼지족발, 오징어 등등 어디서 그렇게 많이 먹
고 들어 왔는지 하루종일 먹은 음식및 안주거리를 칼라풀한
색으로 다 쏟아 내었는데 얼마나 다양한 색으로 먹었는지 따져보
니 1024 *768 해상도에 256 칼라를 표현하는 정도 였읍니다..
..
...
....
.....
그리고 나서 저의 컴퓨터 부품으로서의 목숨은 합선이 되어서
수명을 다하고 말았읍니다.
그리고 이리저리 뒤굴다가 결국 쓰레기 통에 쳐박히고 말았읍니
다.
누구든지 저를 사용하시는 컴퓨터 사용자 여러분게 마지막 말씀
을 드리고 싶읍니다.
불쌍한 키보드를 구박하지 마십시오......
키보드위에서 담배를 피우지마시고 커피같은것을 엎지르지
말아주세요 .... 게임을 한다고 너무 세게 두드리지 마세요.
가끔식 저를 발가 벗기고 세제물에 담가주세요.
당신의 한순간의 키보드 구박으로 애지중지하는 시스템이 잘못
될수도 있읍니다.
부디 키보드를 아끼십시오 ......
*** 키보드의 전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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